['오겜2'가 온다②] 황동혁 감독 "나아지지 않은 세상…희망이 있는가"
박정선 2024. 11. 13. 17:30
'오징어 게임' 돌풍이 다시 한번 전 세계인의 마음을 휩쓸어버릴 수 있을까. 기대와 우려를 안고 연출자 황동혁 감독과 제작자 퍼스트맨 스튜디오 김지연 대표가 두 번째 '오징어 게임'의 비밀을 직접 밝혔다.
지난 8월 1일 서울 종로구 포시즌스호텔 서울에서 진행됐던 넷플릭스 시리즈 '오징어 게임' 시즌2 기자간담회가 진행됐다. 작품 공개 네 달 전에 진행된 간담회임에도, 행사장은 발 디딜 틈 없이 취재진으로 가득찼다. 과연 '오징어 게임'다운 광경이었다.
전 세계인이 기다려온 '오징어 게임' 시즌2는 복수를 다짐하고 다시 돌아와 게임에 참가하는 이정재(기훈)와 그를 맞이하는 프론트맨 이병헌의 치열한 대결, 그리고 다시 시작되는 진짜 게임을 담은 이야기를 그린다.
한국은 물론 전 세계인의 이목이 집중되는 곳에 황동혁 감독과 김지연 대표가 있었다. 마약 혐의로 물의를 빚었던 탑(최승현) 캐스팅 논란부터 시즌1과의 차별점, 각본까지 맡은 황동혁 감독이 시즌2에 담고 싶었던 메시지, 아직 깨지지 않은 전 시즌의 흥행 기록을 향한 도전 등에 관해 가감없이 털어놓았다.
'오징어 게임' 시즌2는 오는 12월 26일 공개된다.
지난 8월 1일 서울 종로구 포시즌스호텔 서울에서 진행됐던 넷플릭스 시리즈 '오징어 게임' 시즌2 기자간담회가 진행됐다. 작품 공개 네 달 전에 진행된 간담회임에도, 행사장은 발 디딜 틈 없이 취재진으로 가득찼다. 과연 '오징어 게임'다운 광경이었다.
전 세계인이 기다려온 '오징어 게임' 시즌2는 복수를 다짐하고 다시 돌아와 게임에 참가하는 이정재(기훈)와 그를 맞이하는 프론트맨 이병헌의 치열한 대결, 그리고 다시 시작되는 진짜 게임을 담은 이야기를 그린다.
한국은 물론 전 세계인의 이목이 집중되는 곳에 황동혁 감독과 김지연 대표가 있었다. 마약 혐의로 물의를 빚었던 탑(최승현) 캐스팅 논란부터 시즌1과의 차별점, 각본까지 맡은 황동혁 감독이 시즌2에 담고 싶었던 메시지, 아직 깨지지 않은 전 시즌의 흥행 기록을 향한 도전 등에 관해 가감없이 털어놓았다.
'오징어 게임' 시즌2는 오는 12월 26일 공개된다.
-글로벌 시청자가 기다리는 작품인데, 한국과 해외 시청자 사이에서의 고민이 있었나.
황동혁 감독(이하 황) "시즌 1을 만들 때도 넷플릭스라는 플랫폼을 통해서 전 세계 시청자들을 만날 수 있는 가능성에 대한 생각을 많이 했다. 그래서 영화로 대본으로 썼을 때보다 훨씬 글로벌 시청자들에 대한 배려와 생각을 많이 하고 각본 작업을 했었다. 게임도 좀 더 단순화시키고, 동그라미, 세모, 네모 같은 그런 기호를 이용한 마스크도 어느 나라에서나 직관적으로 이해하기 쉬운 심볼들을 사용하는 것이 유리하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만든 거다. 사실은 가장 한국적인 이야기이긴 하지만, 또 동시에 이 작품을 전 세계에 소개하고 싶은 계획이 좀 들어가 있던 작품이었다. 그래서 시즌 2를 함에 있어서 거기서 변화된 것은 없다. 평생을 한국에서 살면서 한국에서 겪은 모든 저의 경험들이 이 작품에 녹아있기 때문에, 당연히 이 작품은 굉장히 한국적인 이야기다. 한국에서 탄생한 이야기지만 똑같이 이 작품을 사랑해 주신 전 세계 많은 팬들이 있기 때문에. 그런 것들도 당연히 어느 정도는 고려했다. 그래서 조금은 직관적인 요소들이 많은, 많은 말과 설명이 필요 없는 그런 작품으로 만들려고 신경을 썼다."
-특정 소속사 배우들을 기용했다는 논란이 있기도 했다.
황 "억울하다. 많이 억울했다. 저만큼 그런 것을 받아주지 않는 사람이 없다고 생각한다. 한 번 그래본 적이 있는데 반드시 후회를 한다. 그런 배우를 쓰면 너무너무 후회를 하게 되기 때문에, 그런 것을 절대 하지 않는다는 게 저의 가장 중요한 원칙이고 철학이다. '오징어 게임'도 마찬가지로 친분 때문에 배우를 쓰지는 않는다. 그 역에 가장 적합하다고 판단되는 배우를 캐스팅하고, 또는 오디션을 통해서 발굴했다. 이번 작품에도 예외 없이 그런 원칙으로 배우를 뽑았다."
-'오징어 게임' 관련 다양한 콘텐트들도 많이 만들어졌다.
김지연 대표(이하 김) "서바이벌 예능 쇼를 빡빡한 스케줄 때문에 보지 못했다. 전혀 다른 분야고, 드라마가 아닌 예능은 또 그분들이 하시는 전문 영역이라고 생각해서 어떤 식의 평가를 내리기도 조심스럽다. 한편으로는 '미국 쇼에 그런 게 그대로 등장하는 게 너무 놀랍고 좋았다', 쉽게 말해 '너무 국뽕이 차올랐다' 이런 이야기를 들었을 때 기분이 좋기는 했었다."
-실망스러운 시즌2가 많았는데, '오징어 게임'은 어떨까.
황 "시즌 1이 그만큼 재미있고 좋았다는 의미이기 때문에 그것을 뛰어넘는 시즌 2를 만든다는 게 어느 나라의 크리에이터한테도 쉬운 일은 아닐 거라는 생각이 든다. 대부분 다른 해외 작품을 봐도 시즌 1을 넘는 시즌 2나 3가 많이 안 나오고 있기도 하다. 저도 사실 시즌 2를 만드는 게 쉬운 일은 아니었다. 기대치들이 너무 높기 때문에 그걸 뛰어넘는 작품을 만들어야 된다는 부담감도 심했다. 하지만 제 인생에서 어떤 작품에 바칠 수 있는 노력이라고 생각한다면 이 작품에 다, 제일 많이 쏟은 것 같다. 후반 작업을 하면서 확인하는 결과물로는 충분히 그 노력이 스크린에 보인다. 저만의 노력뿐만이 아니라 많은 스태프와 배우들의 노력도 제대로 나오고 있다고 생각한다. 개인적으로는 만족스러운 시즌 2가 나오고 있다고 생각하고 있다. 여러분들의 냉정한 평가를 나중에 받게 되겠지만, 최선을 다한 결과물을 여러분들 앞에 내놓겠다는 약속과 다짐을 다시 한 번 드린다."
-시즌 1의 끝에는 생존을 넘어선 인류애가 있었다면, 시즌 2는 어떤 점이 마침표에 맞닿아 있나.
황 "시즌 2, 3를 사실 통틀어서 얘기해야 이 작품의 주제를 얘기할 수 있기는 하다. 시즌 1이 나왔을 때도 '왜 이렇게 이게 인기가 많냐'고 물어보시면 '세상이 '오징어 게임' 속 세상만큼 살기가 힘들어져서가 아닐까요? 그래서 더 공감이 가는 게 아닐까요?'라는 말씀을 드렸다. 그로부터 또 3년이 지났는데 세상이 나아지고 있다는 생각은 별로 안 드는 것 같다. 기후 위기는 더 심해지고 있고, 빈곤의 문제나 양극화의 문제도 그런 것 같고. 전 세계적으로 갈등과 전쟁도 훨씬 더 격화되고 있다. '과연 우리가 이 나빠지고 있는 세상을 뒤바꿀 힘이 있는가. 우리에겐 그럴 능력이 있는가. 우리가 그럴 수 있는 존재인가'에 대한 질문을 던져보는 이야기를 만들어보고 싶었다. 우리에게 희망이 있는가라는 얘기를 진지하게 해보고 싶었다. 협동을 요구하는 게임들이 꽤 나온다. 서로가 서로에 대해서 뭔가를 할 수 있는 게임들이 더 많아서, 아마 그런 문제들과 더 드라마틱한 이야기들이 더 게임 안에서 펼쳐질 수 있을 것 같다."
-시청자들이 기대하는 윤리성, 다양성의 요구도 점점 커지고 있다.
황 "사실 '오징어 게임' 속에서 이제 표현되는 그 폭력들, 살인들, 탈락한 자에게 주어지는 가혹한 사형이라는 벌칙들이 사실 다른 콘텐트보다는 좀 은유적이고 상징적인 폭력이다. 되게 리얼한 방식의 폭력은 아니라고 생각했다. 사회의 경쟁에서 낙오된 자들에게 가해지는, 시스템이 주는 형벌들이 있지 않나. 그들에게 주는 폭력이 있고, 그들을 방치함으로써 그들이 받는 고통이 있다. 그런 것들을 일리미네이트(eliminate)라는 어떤 제거, 탈락이라는 느낌으로 상징적으로 표현하고자 한 폭력이었다. 무슨 연쇄살인범이 나와서 누군가를 살해하는 그런 류의 리얼한 폭력보다는 어떻게 보면 덜 폭력적이라고는 생각을 했었다. 그래서 시즌 2에도 마찬가지로 그 시스템은 여전히 유지가 되고 있다. 윤리적인 측면이라고 한다면, 인간성이라는 것, 인간의 윤리성이라는 것, 도덕성이라는 것이 이런 경쟁 사회에서 그것이 존재할 수 있는가. 그것이 여전히 지속 가능한가, 유효한가라는 질문을 던지고 있다. 시즌 2에서는 그것에 대한 더 많은 도전과 인간의 윤리성을 시험에 들게 하는 장면들이 나온다."
박정선 엔터뉴스팀 기자 park.jungsun@jtbc.co.kr (콘텐트비즈니스본부)
황 "사실 '오징어 게임' 속에서 이제 표현되는 그 폭력들, 살인들, 탈락한 자에게 주어지는 가혹한 사형이라는 벌칙들이 사실 다른 콘텐트보다는 좀 은유적이고 상징적인 폭력이다. 되게 리얼한 방식의 폭력은 아니라고 생각했다. 사회의 경쟁에서 낙오된 자들에게 가해지는, 시스템이 주는 형벌들이 있지 않나. 그들에게 주는 폭력이 있고, 그들을 방치함으로써 그들이 받는 고통이 있다. 그런 것들을 일리미네이트(eliminate)라는 어떤 제거, 탈락이라는 느낌으로 상징적으로 표현하고자 한 폭력이었다. 무슨 연쇄살인범이 나와서 누군가를 살해하는 그런 류의 리얼한 폭력보다는 어떻게 보면 덜 폭력적이라고는 생각을 했었다. 그래서 시즌 2에도 마찬가지로 그 시스템은 여전히 유지가 되고 있다. 윤리적인 측면이라고 한다면, 인간성이라는 것, 인간의 윤리성이라는 것, 도덕성이라는 것이 이런 경쟁 사회에서 그것이 존재할 수 있는가. 그것이 여전히 지속 가능한가, 유효한가라는 질문을 던지고 있다. 시즌 2에서는 그것에 대한 더 많은 도전과 인간의 윤리성을 시험에 들게 하는 장면들이 나온다."
박정선 엔터뉴스팀 기자 park.jungsun@jtbc.co.kr (콘텐트비즈니스본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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