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윤범 고려아연 회장 “유상증자 안해도 주총서 안 진다 확신”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은 13일 유상증자 결정을 철회한 데 대해 “유상증자를 하지 않고도 주주총회에서 (MBK·영풍 측에) 지지 않을 거란 확신이 있다”고 말했다. MBK·영풍과 경영권 분쟁 중인 고려아연은 지난달 30일 발표한 2조5000억원 규모의 일반공모 유상증자를 이날 오전 철회했다. MBK는 장내 매수를 통해 고려아연 지분 1.36%를 추가 확보해 최 회장 측과의 지분 격차를 더 벌렸다.
최 회장은 이날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필패가 예상됐다면 조금 무리하더라도 유상증자를 더 추진했을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다음은 최 회장과의 일문일답.
─MBK·영풍의 지분 추가 확보에 대한 대처 계획과 임시주총 대응 전략은.
“저희를 지지하는 주주의 신뢰를 다시 되찾을 수 있다면 임시주총과 정기주총에서 절대로 지지 않을 것이란 확신이 생긴다. MBK·영풍이 1.36% 정도 추가 지분을 매입했다고 공시했다. (MBK·영풍 측의) 추가 지분 매입에 대해선 그냥 하나의 사실로 받아들이고 있고, 크게 요동하고 있지는 않다.”
─소액주주의 경영 참여를 강화하기 위한 MOM(Majority of Minority Voting) 제도의 도입 배경과 기대 효과는.
“소액주주는 세력화가 되지 않고, 개개인이 가지고 있는 지분 크기가 크지 않기 때문에 상당히 많은 경우에 그분들의 의견이 잘 경청되지 않거나 회사 경영에 반영되지 않는 현상이 있다. 이번에 소액주주들의 의견을 무겁게 받아들여야 한다는 생각을 하고 MOM 정책을 생각하게 됐다. 이를 정확하게 정관에 반영하고 적극적으로 추진하도록 하겠다.”
─추후 유상증자를 다시 진행할 계획은.
“고려아연 유통물량이 급속도로 줄어 비정상적인 주가 흐름이 이어져 (유상증자를) 도모한 것이다. 다만 방법론, 절차에 대해서 상당 부분 우려를 표한 분들이 많아서 철회를 결정하게 됐다. 유통물량에 대한 이슈는 아직까지 존재한다. 여러가지 방법을 감안하고 있다. 액면분할을 통해 부분적인 설루션(해결책) 제공을 하지 않겠느냐는 의견도 있는데 지금 당장 어떻게 해결하겠다고 답변하긴 어렵다.”
─이사회 의장직 정관변경은 특별결의인데 영풍의 설득이 필요한 사항 아닌가.
“빠른 시일 내 이사회 의장직을 내려놓고 회사 경영자, 이사회의 평이사로만 역할하려고 한다. 조금 더 이사회 독립성을 강화하고 이사회가 조금 더 효율적이고, 독립적으로 모든 일에 대해서 건강한 감독 기능을 수행하게 하기 위해서 내린 결정이다. 정관 변경상 특별결의가 필요한 사항이다. 이사회 의장을 내려놓고 회장으로서만 고려아연에서 일하겠다고 하는 건 영풍·MBK도 동의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최대한 적극적으로 추진해볼 생각이다.”
─자사주 1.4%의 활용 계획은.
“당시 공시한 바로는 임직원 평가보상 및 소각 등을 위해 매입했다. 현재 자사주 1.4%를 어떻게, 어떤 식으로 사용할지에 대해선 전혀 결정한 바가 없다.”
─MBK·영풍과 지분 차이가 5%포인트 이상으로 벌어졌다.
“MBK가 추가로 지분 1.3%를 더 샀다고 하는 게 유효한 정보인 건 사실이다. 그러나 임시주총에서 소위 캐스팅보트, 고려아연의 방향과 경영권에 대해서 최종적으로 결정할 분들의 규모나 독립성을 생각하면 크게 판을 흔들 상황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경쟁을 해야 하는 대상이 MBK·영풍이라면 저는 충분히 이길 수 있는 싸움이라고 생각한다.
과연 영풍·MBK가 고려아연을 경영해서 그것이 우리 주주, 직원, 대한민국 경제에 득이 될 수 있느냐, 우리보다 잘할 수 있느냐 질문하면 저는 확고하게 아니라고 생각한다. MBK가 아무리 거대한 사모펀드이고 그사람들이 못하는 게 없다고 자타공인한다고 하더라도, 대한민국 국민, 주주들의 결정은 절대 이길 수 없다고 생각한다.”
─온산제련소에서 연이어 사상사고가 발생했다.
“사과드린다. 굉장히 안타깝게 생각한다. 특히 사망사고가 발생한 것에 대해선 유족들에게, 사고를 당하신 분들에게, 사고를 같이 겪으신 동료분들에게 죄송스럽게 생각하고 무겁게 생각한다. 사고 원인, 재발 방지에 대한 모든 노력을 아낌없이 하고 있다. 구체적인 방안이 나오면 이후에 자세히 말씀드리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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