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금 노출·정사신 압도한 조여정 신들린 연기…반전의 '히든페이스'(종합)
조연경 2024. 11. 13. 17:13
캐릭터 설정도 연기도 다 미쳤다. 특히 상상 이상으로 돌아버린 캐릭터를 더 신들리게 연기해낸 조여정의 호연이 필모그래피 사상 가장 빛을 발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촘촘한 서사를 바탕으로 얽히고설킨 욕망과 복수, 반전에 반전을 더하는 세 남녀의 관계성은 오프닝부터 엔딩까지 1%의 긴장감도 놓지 못하게 만든다. 욕망하지만 누구 하나 파멸하지는 않는, 독특한 작품이 완성됐다.
오랜만에 스크린에 걸리는 '19금 청불' 영화 '히든페이스(김대우 감독)'가 13일 서울 강남구 메가박스 코엑스에서 열린 언론시사회를 통해 그 베일을 벗었다. '히든페이스'는 실종된 약혼녀 수연(조여정)의 행방을 쫓던 성진(송승헌) 앞에 수연'의 후배 미주(박지현)가 나타나고, 사라진 줄 알았던 수연이 그들과 가장 가까운 비밀의 공간에 갇힌 채 벗겨진 민낯을 목격하며 벌어지는 색(色)다른 밀실 스릴러 영화.
메가폰을 잡은 김대우 감독과 주연 배우 송승헌 조여정 박지현은 언론시사회 후 간담회에 참석해 영화를 최초 공개하고 관람한 소감과 함께 다양한 비하인드 스토리를 전했다. 특히 김대우 감독과 송승헌 조여정은 '인간중독'(2014) 이후 10년 만에 비슷한 장르로 다시 만나 주목도를 높인다.
사회적 통념을 뒤흔드는 인간의 억압 된 욕망과 금기 된 관계를 스타일리시하게 연출해 '고품격 에로티시즘'의 장인으로 거듭난 김대우 감독은 오랜만에 내놓는 '히든페이스'로 전작들과는 전혀 다른 색채를 확인 시킨다. 무엇보다 '히든페이스'는 동명의 콜롬비아·스페인 합작 영화를 원작으로 하는 바, 김대우 감독은 "각자의 욕망에 의한 의도를 조금 더 담아내고 싶었다"고 말했다.
'인간중독'을 통해 파격적인 변신을 꾀하며 연기 인생 터닝포인트를 알렸던 송승헌은 이번 작품에서 오케스트라 지휘자 성진으로 분해 또 한 번 숨겨진 욕망과 관능적 매력을 분출 시킨다. 성진은 하루 아침에 결혼을 앞둔 애인 수연이 영상 편지만 남기고 갑자기 사라져 혼란스러워하지만, 수연을 대신해 오케스트라에 합류한 첼리스트 미주에게 본능적으로 끌리게 되는 인물이다.
"'인간중독'이라는 영화는 제 연기 인생에서 빼놓을 수 없는 작품이다"라고 운을 뗀 송승헌은 "인터뷰 때마다 배우로서 전환점이 된 중요하고 소중한 작품으로 빼놓지 않고 이야기 하는데, 실제로 감독님과 작품을 하면서 너무나 즐거웠고, 이번 작품도 감독님에 대한 신뢰가 가장 컸다. '작품 이야기를 좀 하고 싶다'고 하시길래 어떤 작품인지 듣기도 전에 '무슨 제안을 하시든 감독님 작품이라면 OK 한다'는 마음이었다"며 "기존에 제가 선보였던 캐릭터와는 전혀 다른, 아예 해본 적이 없는 캐릭터라 감독님의 의도대로 본능의 이면을 보여주고자 노력했다"고 밝혔다.
송승헌은 김대우 감독 뿐만 아니라 조여정과도 '인간중독'에 이어 10년 만에 재회했다. "10년 전 여정 씨와 사랑이 없는, 권태로운 결혼 생활을 하다가 제가 임지연 씨를 만나면서 가슴을 아프게 했는데, 이번에도 또 약혼녀의 후배와 넘지 말아야 할 선을 넘게 돼 여정 씨에게 죄송한 마음이 있다"고 귀띔해 웃음을 자아낸 송승헌은 "배우 조여정은 모두가 아시다시피 너무나 훌륭한 배우다. 상대를 든든하게 만들어주고, 자기가 맡은 역할을 누구보다 훌륭하게 해낸다. 나 역시 동료나 선후배들에게 이런 멋진 동료가 되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만든다"며 "기회가 된다면 다음에는 힘들지 않게 하는 역할로 만났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송승헌은 김대우 감독 뿐만 아니라 조여정과도 '인간중독'에 이어 10년 만에 재회했다. "10년 전 여정 씨와 사랑이 없는, 권태로운 결혼 생활을 하다가 제가 임지연 씨를 만나면서 가슴을 아프게 했는데, 이번에도 또 약혼녀의 후배와 넘지 말아야 할 선을 넘게 돼 여정 씨에게 죄송한 마음이 있다"고 귀띔해 웃음을 자아낸 송승헌은 "배우 조여정은 모두가 아시다시피 너무나 훌륭한 배우다. 상대를 든든하게 만들어주고, 자기가 맡은 역할을 누구보다 훌륭하게 해낸다. 나 역시 동료나 선후배들에게 이런 멋진 동료가 되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만든다"며 "기회가 된다면 다음에는 힘들지 않게 하는 역할로 만났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방자전' '인간중독'에 이어 '히든페이스'까지 참여하며 김대우 감독의 진정한 페르소나로 거듭난 조여정은 오케스트라 첼리스트 수연으로 명불허전 농익은 열연을 펼친다. 어느 날 흔적도 없이 사라져 실종 된 줄 알았던 수연은 어느 곳보다 가까운 집 안 밀실에 갇힌 채 성진과 미주의 도발적인 모습을 지켜보며 분노와 복수의 칼날을 간다. 밀실에 갇힌 후 펼치는 원맨쇼와 시간의 흐름에 따른 변화는 관객들에게 놀라움을 넘어 소름 끼치는 감정을 안긴다.
조여정은 "밀실 장면은 당연히 힘이 들었고 어려웠지만 그래야만 하는 신이었고, 장면과 연기가 필요한 영화였기 때문에 즐겁게 힘들게 임했다. 시나리오를 읽었을 때부터 각오를 하고 들어갔던 터라, 그 연기가 힘들었다고 말하기에는 사실 좀 부끄럽지만 그 힘듦이 영화에 충분히, 영화적으로 잘 담겨진 것 같아 기분 좋다"며 "어느 때보다 내 앞의 파트너들이 중요한 작품이었다. 오로지 두 사람에게만 집중하면서 반응하는 리액션이 중요한 캐릭터라 나 역시 실제로 현장에 가면 두 사람에게 굉장한 집중을 하려고 했다"고 회상했다.
이와 함께 조여정은 박지현에 대한 칭찬을 아끼지 않으면서 "수현은 보자마자 바로 '하고 싶다'는 생각 들었던 인물이었는데, (박지현이 연기한) 미주는 정말 어렵더라. '나라면 미주 못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 만큼 쉽지 않은 캐릭터였다. 수현이 쉽다는 건 아니지만 미주는 또 다르게 어렵더라"며 "근데 박지현 배우와 만나 연기를 하다 보니 지현 씨가 그냥 미주였다. '어떻게 이렇게 잘하지?' 싶었다. 미주를 박지현 배우가 연기했기 때문에 수현이 나올 수 있었다. 처음부터 가장 고마워 한 부분이다"라고 호평했다.
익숙한 팀워크 속 신선한 등장을 알리는 박지현은 사라진 첼리스트 수연의 자리를 대신하며 수연이 사라진 틈을 타 수연의 애인인 성진에게 접근하는 미주로 과감한 도전을 감행했다. 성진에게 점점 빠져들어 아찔한 관계를 이어가는 미주를 통해 첼리스트의 고혹적인 분위기와 매혹적인 이미지를 동시에 발산하는 박지현은 전작들에서는 볼 수 없었던 반전 매력으로 놀라움을 선사한다. 파격 노출과 정사신은 예상보다 수위가 훨씬 더 강하지만 캐릭터로서 설득 가능한 이유는 있다.
"도전이라고 하면 굉장한 도전이었다고 할 수 있다"고 고개를 끄덕인 박지현은 "다만 저는 배우로서 항상 작품을 보고 시나리오를 읽을 때 '내가 이 캐릭터가 된다면 잘 소화할 수 있을까, 내 옷으로 잘 만들어낼 수 있을까'를 생각하는데, 노출이나 그런 부분을 계산하지는 않았다"고 단언하며 "물론 부담이 없었다면 거짓말이겠지만, 제가 가졌던 부담은 그런 방향의 부담 보다는 현장에서, 그리고 화면에서 미주라는 캐릭터로 맡겨진 신을 잘 표현할 수 있을지에 대한 확신이 부족했던 것의 부담이었다. 막힐 때마다 감독님, 선배님들의 도움을 받아 소통했고 많은 걸 배웠다"고 인사했다.
마지막으로 배우들은 스포일러를 넘지 않는 선에서 다양한 해석의 여지를 남길 법한 엔딩에 대해 언급했다. 송승헌은 "성진도 자기 욕망이 있는 친구다. 수연이 실종 된 이후부터 욕망을 나타내고 결국 반전이 나온다"며 "성진을 연기한 제 입장에서는 약간 좀 샘통이라는 생각도 들었다"고 읊조려 또 한 번 현장을 폭소케 했다.
조여정은 "저는 세 사람의 욕망이 격렬하게 오고 가고 엔딩즈음에 이르렀을 땐 본인들이 가장 원하는 것 하나, 포기할 수 없는 것 하나만 남겨뒀다는 생각이 들더라. '이거 저거 다 포기해도 이걸 유지하는 게 좋아' 하는 결말이 아니었을까 생각된다"고 덧붙였다.
박지현은 "미주는 당장의 욕망에 압도되는 친구라고 생각했다. 영화에 결말 나오기는 하지만, 그것이 미주 인생의 결말은 아니라고 본다. 그 부분에 있어서는 저도 상상을 많이 해봤지만, 단정 지어 결론 내리지는 못했다"며 "이후에 미주가 또 어떤 욕망을 품고 어떤 행동을 할지는 관객들의 상상에 따라 다양하게 해석될 수 있지 않을까 싶다"고 여지를 남겼다.
단순 19금 청불 장르를 넘어 어디가 끝일지 감히 예측할 수 없는 스토리와 배우들의 열연이 빛나는 '히든페이스'가 관객들에게 어떤 평가를 받을지 주목된다. 러닝타임 116분. 20일 개봉.
조연경 엔터뉴스팀 기자 cho.yeongyeong@jtbc.co.kr (콘텐트비즈니스본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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