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스턴의 빛과 소금, 최강 3옵션 화이트
디펜딩 챔피언 보스턴 셀틱스는 올시즌 역시 강력한 우승후보다. 시즌초 클리블랜드 캐벌리어스가 개막 12연승이라는 말도 안되는 폭주행보를 보이며 스포트라이트를 받고있어서 그렇지 보스턴 또한 9승 2패(승률 0.818)로 충분히 잘나가고 있다. 클리블랜드를 제외하고는 오클라호마시티 썬더와 함께 전체 2위의 성적이다.
클리블랜드와 오클라호마시티는 좋은 성적으로 인해 적지 않은 화제를 받고 있다. 반면 함께 선두그룹을 형성 중인 보스턴은 그런가보다 하는 분위기다. 어찌보면 바로 이런 점이 현재 보스턴의 위엄이다. 앞선 두팀 같은 경우 기대 이상으로 치고 나가는지라 눈길을 끌고있지만 보스턴은 다르다.
최근 몇시즌간 꾸준하게 좋은 성적을 올렸고 지난 시즌 플레이오프를 지배했던 임팩트가 워낙 강력했다. 때문에 현재 보스턴의 이정도 승률은 당연하게 느껴진다. 팬들에게는 새삼스러울 것 없이 받아들여진다. 그만큼 보스턴이 강한 팀이다는 반증이다.
보스턴은 대대로 왕조를 이룰 때마다 빌 러셀, 래리 버드 등 리그를 지배하는 강력한 슈퍼스타가 존재했다. 하지만 현재의 보스턴은 조금 다르다. 니콜라 요키치(29‧211cm), 루카 돈치치(25‧201cm)급의 대형 에이스는 없다. 하지만 새로운 왕조 구축에 대해서는 많은 이들이 ‘충분히 가능하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팀자강, 팀 자체가 강한 보스턴
보스턴은 이른바 S급 플레이어는 없지만 주전 전원이 A급이다고해도 무방할 정도로 팀으로서의 완성도가 높다. 어찌보면 그러하기에 더욱 까다롭다. 지난 플레이오프에서 미네소타 팀버울브스가 덴버 너게츠 요키치를 상대하던 인해전술 등 특정 선수 봉쇄 전략은 통하지 않는다.
그날 그날 터지는 선수가 달라지고 특정 선수를 집중해서 막다보면 다른 쪽에서 터져버리는지라 수비의 방향을 잡기가 쉽지않다. 거기에 핵심 식스맨 포함 주축 선수 대부분이 공수겸장인지라 팀 밸런스 자체가 아주 좋다. 현재는 약간의 차이로 클리블랜드가 가장 앞서가지만 시즌이 지날수록 기본 전력이 두터운 보스턴이 승률 1위를 찍을 수도 있을 것으로 예상되는 이유다.
지난 파이널에서 댈러스 매버릭스는 보스턴에게 공수 모두에서 압도당하며 완패를 당한바 있다. 댈러스에는 리그 최고의 선수중 한명인 돈치치에 더해 어지간한 1옵션 못지않은 존재감을 갖춘 최강 2옵션 카이리 어빙(32‧187.2cm)이 원투펀치를 이루고 있었지만 보스턴의 집중적인 수비를 견디지 못했다.
부상으로 몸상태가 좋지않았던 돈치치는 자신을 돌아가면서 막는 보스턴 수비에 고전을 면치못했다. 이를 도와줘야할 어빙같은 경우 보스턴과의 이런저런 악연으로 멘탈이 흔들린 듯 이전까지의 상승곡선이 이어지지 않았다. 대부분의 공격이 둘을 중심으로 세팅된 댈러스 입장에서는 새로운 해법을 찾아낼 수가 없었고 결국 보스턴에 우승을 내어주고 만다.
만약 돈치치, 어빙을 도와줄 수 있는 준수한 3옵션이 있었다면 승부의 추는 달라졌을지도 모를 일이다. 이번 시즌을 앞두고 댈러스가 베테랑 슈터 클레이 탐슨(34·201cm)을 영입한 이유다. 반면 보스턴은 달랐다. 제일런 브라운(28‧196.2cm), 제이슨 테이텀(26‧203cm), 크리스탑스 포르징기스(29‧221cm), 즈루 할러데이(34‧191cm), 데릭 화이트(29‧193cm) 등 그야말로 지뢰밭 화력을 자랑한다.
그런 보스턴이 전력누수없이 온전히 새시즌에 임하니 당연히 우승후보로 거론될 수 밖에 없다. 선수층이 두터운만큼 장기레이스 정규 시즌에서도 든든하고 탄탄한 조직력은 플레이오프 등 큰 무대에서 더욱 빛을 발한다. 팀자강, 말 그대로 팀자체가 강하다.
보스턴의 빛과 소금, 데릭 화이트
보스턴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은 원투펀치 테이텀과 브라운이다. 이름값에서는 테이텀이 조금 더 높다. 하지만 지난 시즌 파이널 MVP를 브라운이 차지한 것에서도 알 수 있듯이 다른팀에 비해 원투펀치간 격차는 거의 없는 편이다. 둘중 누구라도 경기에서 에이스로서의 영향력을 발휘하는게 가능하다.
리그 최고의 수비수중 한명으로 불리는 할러데이는 지난 시즌 플레이오프를 통해 주가가 더욱 올랐다. 엄청난 활동량과 수비센스를 통해 매치업 상대를 락다운 시키는 것을 비롯 슛감이 좋은 날은 공격에서도 펄펄난다. 큰 경기에서 변수로 작용하는 경우가 종종있어 무서움이 큰 선수다.
더불어 빠질 수 없는 선수가 있으니 바로 화이트다. 테이텀, 브라운처럼 원투펀치로 언급되지도, 할러데이처럼 수비 에이스도 아니지만 팀 공헌도는 위 셋 못지않다. 수비 등 궂은 일에 집중하면서도 공격 생산성 또한 나쁘지않고 벤치에서 어떤 역할을 맡겨도 잘 소화해내는 그야말로 전천후 플레이어다. 팀 보스턴의 끈끈한 연결고리라 할 수 있다.
2024 파리 올림픽 미국 국가대표팀에 카와이 레너드가 부상으로 아웃되면서 대체 선수가 필요했을때 0순위로 픽업됐던 것이 이를 입증한다. 그야말로 팀 플레이에 최적화된 선수다.
공헌도에 비해 덜 부각되는 것이 억울했던(?) 탓일까? 올시즌 화이트는 더더욱 물오른 경기력을 보여주고 있다. 12경기에서 평균 19.8득점, 4.4어시스트, 4.7리바운드, 1스틸, 1.1블록슛으로 펄펄나는 중이다. 3옵션으로는 차고 넘치는 기록이 아닐 수 없다. 궂은 일이나 팀 플레이에 먼저 집중하는 플레이 스타일을 고려했을 때 더더욱 그렇다.
특히 돋보이는 것은 3점슛이다. 경기당 3.9개(7위)를 42.7%의 성공률로 적중시키고 있다. 리그 최상급 슈터중 한명인 버디 힐드와 비교해도 손색이 없다. 현재의 상승세가 언제까지 이어질지는 모르겠지만 상대적으로 아쉽게 평가받았던 '공격의 꾸준함'에서 한층 발전했음을 알 수 있다.
화이트의 최대 장점은 간결함과 영리함이다. 성향 자체가 에이스 욕심이 없는 선수인지라 철저하게 팀에 도움이 되는 쪽으로 플레이한다. 볼을 끄는 경우도 적고 동료들의 움직임을 살피면서 움직이는 등 매상황 공수에서 자신이 뭘해야 되는지를 잘 안다. 욕심적은 육각형 스타일이라고 할 수 있다. 최강 3옵션 화이트가 있기에 올시즌 보스턴의 행보도 밝아보인다.
#글_김종수 칼럼니스트
#사진_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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