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만에 '미쉐린 1스타' 딴 빈호, 컬리와 만났다

김아름 2024. 11. 13. 16: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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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소생] 컬리X빈호 '더 다이닝 위크'
'Only Kurly' 런치 메뉴 선보여
2024 미쉐린 가이드 1스타 레스토랑 '빈호'/사진=김아름 기자 armijjang@

파인다이닝의 생존전략

최근 몇 년간 파인다이닝 시장은 고전을 면치 못했다. 코로나19가 전세계를 휩쓸면서 돈 쓸 곳이 없어 고급 외식을 찾았던 소비자들은 거리두기 해제와 함께 다시 자기 자리를 찾아 돌아갔다. 그간 낙수효과를 누렸던 '고급 식문화 3인방' 스시야·오마카세·파인다이닝의 인기도 거품처럼 사그라들었다. 곳곳에서 폐업 소식이 들려왔다.

최근 넷플릭스 요리 서바이벌 '흑백요리사'에 심사위원으로 출연한 안성재 셰프가 운영하던 '국내 유일의 미쉐린 3스타 레스토랑' 모수가 폐업한 건 상징적인 이야기였다. 대기업인 CJ가 손을 떼면 운영을 할 수 없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다른 3스타 레스토랑이었던 가온도 2022년 문을 닫았다. 가온은 증류식 소주 '화요'를 만드는 광주요 그룹이 운영하던 파인다이닝 레스토랑으로, 미쉐린 가이드 서울이 공개된 2016년부터 3스타를 이어왔던 곳이다.

컬리는 스타 셰프들의 간편식을 모아 행사를 진행하기도 했다/사진제공=컬리

불황이 이어지면서 최근엔 다른 파인다이닝들도 '맛있는 음식을 내면 된다'는 생각에서 벗어나 기업과 연계한 다양한 마케팅을 시도하고 있다. 흑백요리사에 출연한 수많은 '미쉐린 스타 셰프'들이 대표적이다. 해당 프로에서 주목받았던 셰프들의 레스토랑은 예약 전쟁이 벌어지고 있다. 스포트라이트를 받지 못했던 셰프들도 '흑백요리사 출연 셰프'라는 타이틀만으로 인지도가 급상승했다. 편의점·대형마트와 손잡고 제품을 내놓는 셰프들도 많다.

셰프·레스토랑과의 협업에 가장 적극적인 기업 중 하나는 컬리다. 다른 이커머스나 대형마트보다 '정제된 큐레이션'을 강조하는 컬리는 파인다이닝과 추구하는 가치가 비슷하다. 함께 일을 도모하기가 쉽다. 실제로 컬리는 이미 '윤서울'의 김도윤 셰프와 손잡고 다양한 밀키트를 단독으로 선보이고 있다. 최현석 셰프의 '쵸이닷' 브랜드 밀키트도 '컬리 온리'를 달고 판매된다. 

올해엔 VVIP 고객을 대상으로 '컬리 다이닝' 행사를 진행 중이다. 전체 회원 중 상위 999명뿐인 VVIP고객에게 유명 레스토랑의 코스 요리를 반값에 즐길 수 있도록 한 행사다. 예약이 쉽지 않은 7개 레스토랑을 엄선했다. [슬기로운 소비 생활]이 이 중 오픈 1년 만에 미쉐린 1스타를 받은 '빈호(VINHO)'를 방문해 '컬리 다이닝'을 즐겨봤다. 

빈호가 선보인 '컬리 다이닝'

빈호는 밍글스 출신의 전성빈 셰프와 김진호 소믈리에가 손잡고 연 '다이닝 바'다. 다소 딱딱한 분위기라고 느낄 수 있는 파인다이닝의 느낌을 덜기 위해 캐주얼한 분위기를 강조해 부담이 덜하다. 빈호는 원래 저녁에만 영업하는 매장이다. 컬리를 위해 특별히 런치 코스를 준비했다는 설명이다. 

가장 먼저 제공되는 메뉴는 굴이다. 첫 메뉴가 굴이라는 설명에 식상하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접시를 받아들자마자 편견이 사라졌다. 그냥 굴이 아니라 '굴 아이스크림'이기 때문이다. 굴을 갈아 셔벗처럼 만들어 굴 껍질 위에 올리는데, 굴의 비린 맛과 물컹한 식감은 사라지는 대신 풍미는 살아 있어 굴을 싫어하는 사람도 즐겁게 먹을 수 있는 메뉴다. 

빈호의 굴 아이스크림과 방어 타르타르/사진=김아름 기자 armijjang@

뒤이어 버터레터스로 감싼 방어 타르타르와 새우살로 속을 채운 가지 요리가 제공된다. 방어에는 사워도우 크럼블을 올려 방어의 다소 질긴 식감을 바삭바삭하게 바꿔줬다. '불호'가 있기 어려운 '새우+가지' 조합은 질긴 가지 껍질을 미리 벗겨낸 뒤 제공하는 섬세함이 돋보였다. 가지 요리엔 컬리의 테마인 사과가 사용된다. 튀김의 무거운 맛을 산뜻한 시나노골드 사과가 중화시켜준다는 설명이다. 

다음 코스인 전복과 제철생선(덕자)은 이날 코스의 하이라이트였다. 잘 쪄낸 전복은 튀긴 유바로 감싸 바삭함과 쫄깃함이 공존했고 청양고추 소스를 곁들인 덕자는 파인다이닝에서만 가능한 '익힘 정도'를 구현했다. 이런 '한 입'을 위해 파인다이닝을 방문하는 게 아닐까 싶은 생각이 들 정도다. 

이날 코스의 하이라이트였던 전복과 덕자/사진=김아름 기자 armijjang@

메인요리로는 한우 스테이크가 나왔다. 빈호는 원래 양과 오리 스테이크가 주력이지만 이날 컬리 코스를 위해 대중적인 선호도가 높은 소고기 스테이크를 준비했다. 스테이크 뒤엔 갈비양념에 볶은 뒤 트러플을 듬뿍 올린 '갈비밥'이 나온다. 이 역시 빈호에서 판매하지 않고 있는 메뉴를 '컬리 맞춤'으로 준비했다.

식사를 마치면 디저트로 수정과 아이스크림과 사과 파이가 제공된다. 감홍 품종을 사용한 사과 파이엔 일반적으로 사용되는 바닐라 아이스크림 대신 쌀 아이스크림을 곁들여 섬세한 단맛을 살렸다.

올해 컬리 다이닝 위크는 '사과'를 주제로 진행됐다/사진=김아름 기자 armijjang@

누구나 추구하는 가치가 있다. 컬리를 찾는 고객들은 '돈을 낼 가치'가 있는 브랜드를 발굴해 주기를 원한다. '컬리 다이닝'은 컬리와 고객, 파인다이닝이 추구하는 가치에 모두 부합하는 기획이다. 컬리는 VVIP에게 차별화된 혜택을 제공하고 고객은 미쉐린 스타 셰프의 요리를 저렴하게 맛볼 수 있다. 이 경험이 재방문으로 이어지고, 레스토랑은 새 고객을 얻는다. 이것이 컬리가 추구하는 '큐레이션'의 가치다.

김아름 (armijjang@bizwatch.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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