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성호 침몰사고 해역…‘고요 속 분주’ 심해잠수사 투입도 초읽기
13일 오전 11시 제주해경의 500t급 경비함인 525함을 타고 제주항에서 50여분을 달려 도착한 제주 한림읍 비양도 북서쪽 약 22㎞ 해상. 이 곳에서 부산 선적 129t급 선망 어선인 금성호가 지난 8일 오전 4시31분쯤 침몰했다.
사고 해역에는 구조 수색을 총괄하는 지휘함인 해경의 5000t급 함정 5002함이 떠 있었다. 주변에는 주황색 고속단정들이 빠른 속도로 물을 가르며 실종자를 수색했다. 5002함 이외에도 해경의 또 다른 경비함과 어업지도선, 군합 등 10여척이 각각 맡은 수색 구역을 살펴보고 있었다.
각 경비함에는 망원경을 든 해경 대원들이 선수와 좌·우측 갑판에 서 바다 위를 수색했다. 525함 관계자는 “갑판 위에서 망원경으로 수색하는 견시요원들은 30분에서 1시간 간격으로 교대하면서 임무를 수행한다”면서 “525함은 일반적으로 한번 나오면 3박4일, 4박5일 정도 머물다가 교대하는데 지금은 비상 상황이라서 계속 수색에 참여하고 있다”고 말했다.
심해잠수사를 태운 민간구난업체 소속의 바지선은 5002함과 멀지 않은 곳에 자리하고 있었다. 이 바지선 바로 아래 90여m 깊이 해저에 금성호가 잠겨있다. 바지선은 이날 오전 9시부터 해저에 닻을 내려 고정하는 작업을 4시간여에 걸쳐 진행해 오후 1시44분쯤 마무리 했다.
심해 잠수에 필요한 감압용 챔버와 수중엘리베이터 등을 갖춘 바지선이 금성호 위 해상에 고정 작업을 한다는 것은 심해잠수사 투입이 초읽기에 들어갔다는 것을 의미한다.
해군 광양함과 청해진함의 원격조종 수중무인탐사기(ROV)가 전날인 12일 10시간에 걸쳐 선체 주변 동서남북 100m 지점을 수색했으나 추가 실종자를 발견하지 못했다. 충돌 위험 등으로 바지선과 수중무인탐사기가 동시에 들어갈 수 없는 만큼 이날 군함은 바지선과 자리를 교체하고 사고 해역 주변으로 물러나 대기 중이다.
현재 심해잠수사는 모두 9명이다. 2명이 짝을 이뤄 입수해야 해 하루 2~3팀만이 수색에 참여할 수 있다. 조류의 세기와 기상조건 등이 시시각각 변하는 바다의 상황을 봐야 하는 만큼 투입 시점은 여전히 유동적이다. 이날 오전 사고 해역은 초속 6∼8m의 바람, 1.5m 물결 높이로 나쁘지 않은 날씨였지만 실제 배에서 느끼는 흔들림은 거셌다. 해경은 이날 오후 이보다 더 기상이 나빠질 것으로 봤다.
심해잠수사는 바닷속에 들어간 후 침몰한 어선의 상태를 직접 눈으로 확인한 후 선체에 얽혀 부유 중인 그물 제거 작업을 할 예정이다. 이 과정만 일주일 이상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해경 관계자는 “비교적 물의 흐름이 느린 정조 시간대 입수를 고민하고 있다”면서 “오늘 오후부터 날씨가 나빠지기 시작해 다음주 화요일인 19일까지는 기상상황이 안좋을 것으로 보여 순간마다 상황을 보면서 잠수사 투입 시점을 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해경은 실종자 수색 엿새째인 이날 동서 81㎞, 남북 37㎞로 수색 범위를 확대하고, 함선 40척과 항공기 10대를 동원해 해상 수색을 했다. 해경과 소방 등 500여명은 해안가 육상 수색에 참여했다.
이번 침몰 사고로 금성호 승선원 27명(한국인 16명·인도네시아인 11명) 중 한국인 2명이 당일 사망했다. 실종자 12명(한국인 10명·인도네시아인 2명) 중 한국인 2명은 9일과 10일 잇따라 선체 주변에서 시신으로 발견됐다. 이후 실종자 추가 발견이 이뤄지지 않으면서 사망자는 모두 4명, 남은 실종자는 10명이다.
박미라 기자 mrpark@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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