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단의 영향력?…의협 비대위 구성 놓고 '잡음' 분출

김잔디 2024. 11. 13. 16: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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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의사협회(의협)가 임현택 전 회장 탄핵으로 촉발된 비상대책위원장 선거를 둘러싸고 내부 잡음을 표출하고 있다.

13일 의료계에 따르면 임 전 회장은 전날 밤 SNS에 "의협 대의원회 비대위원장과 의협 회장 선거가 더 이상 왜 필요하냐"며 "'박단'이 의협 회장 겸 비대위원장을 맡아서 모든 권한과 책임하에 의료농단을 해결하면 된다"고 적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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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핵된 임현택 前회장 "선거 왜 필요하냐, 박단이 해결하라" 저격
박단 전공의대표, 특정후보 공개 지지…의협 대의원회 '경고장'
'탄핵 가결' 떠나는 임현택 의협 회장 (서울=연합뉴스) 김성민 기자 [연합뉴스 자료사진]

(서울=연합뉴스) 김잔디 오진송 기자 = 대한의사협회(의협)가 임현택 전 회장 탄핵으로 촉발된 비상대책위원장 선거를 둘러싸고 내부 잡음을 표출하고 있다.

13일 의료계에 따르면 임 전 회장은 전날 밤 SNS에 "의협 대의원회 비대위원장과 의협 회장 선거가 더 이상 왜 필요하냐"며 "'박단'이 의협 회장 겸 비대위원장을 맡아서 모든 권한과 책임하에 의료농단을 해결하면 된다"고 적었다.

그는 "분명한 건 본인(박단)이 누누이 얘기해 왔던 '2025년 의대 정원 원점 재검토'까지 분명히 달성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막말 논란에 휩싸여 불신임안 투표 대상이 되자 지난달 말 페이스북 계정을 비공개로 전환했다가 탄핵안 가결 이틀 만에 SNS 활동을 재개한 것이다.

이날 언급은 의협 회장 당시 의정 갈등 상황에서 일일이 갈등을 빚고 불신임 투표 과정에서도 자신의 탄핵안 가결을 공개적으로 밝혔던 박단 대한전공의협의회(대전협) 비대위원장을 겨냥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임 전 회장은 같은 글에서 댓글로 "그동안 박단과 그 뒤에서 박단을 배후 조종해왔던 자들이 무슨 일을 해왔는지 전 의사 회원들한테 아주 상세히 밝히겠다"며 '폭로전'을 예고하기도 했다.

그는 또 다른 글에서 "근본적인 개혁의 첫걸음으로 '의협 대의원회 폐지 등'을 내용으로 하는 민법상의 사원총회를 개최할 계획"이라고도 밝혔다.

의협 대의원회는 지난 10일 임시 대의원총회를 열어 임 전 회장의 탄핵안을 압도적인 찬성으로 가결했다.

당시 탄핵안 가결에는 박 위원장 등 전공의들의 영향이 컸다. 박 위원장은 자신을 포함한 전공의 90명의 이름으로 의협 대의원들에게 탄핵을 공식 요청했었다.

발언하는 박단 대전협 비상대책위원장 (서울=연합뉴스) 서대연 기자 [연합뉴스 자료사진]

박 위원장은 의협 회장 탄핵에 이어 비대위원장 선거를 앞두고도 특정 후보를 지지하며 존재감을 드러냈는데, 이를 두고도 의료계 내부에서 뒷말이 나오고 있다.

그는 전날 의협 대의원들에게 "(의협) 비대위원장으로 박형욱 교수를 추천한다. 각 병원 전공의 대표 72명이 해당 의견에 동의한다는 의사를 표했다"는 메시지를 보냈다. 대한의학회 부회장인 박 교수는 4명의 비대위원장 후보자 중 한 명이다.

박 위원장과 전공의 대표들이 비대위원장 선거를 앞두고 박 교수를 지지한다는 소식이 확산하자 의협 대의원회에서도 우려를 표했다.

의협 대의원회 의장단은 박 위원장에게 경고문을 발송하고 "귀하가 의료계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위치에 있음에도, 특정 후보를 유리하거나 불리하게 할 수 있는 글을 공개적으로 올려 선거에 영향을 준 사실에 대해 엄중히 경고하며, 차후 재발하지 않도록 주의할 것을 당부한다"고 했다.

경고문은 박 위원장의 행보에 대한 우려와 함께 박 교수를 제외한 다른 비대위원장 후보들의 항의와 징계 요구에 따른 것으로 알려졌다.

박 위원장이 의협 회장 탄핵에 이어 비대위원장 선거 판세에까지 영향력을 미치는 구도가 형성되는 모양새를 띠자 의료계 내부에서도 불편한 기색이 적지 않다.

익명을 요구한 한 의료계 관계자는 "박 위원장이 지금 누가 비대위원장이 되느냐에 따라 협조하거나, 하지 않을 수 있다는 식의 뉘앙스를 풍기는 건 위험해 보인다"고 말했다.

jandi@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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