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업 '트럼프발 훈풍' 기대감 커지지만… '노사 갈등' 암초 우려

송주용 2024. 11. 13. 16: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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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자가 한국과 조선 분야 협력을 강조하면서 국내 조선업계에 훈풍이 불 거란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다만 HD현대중공업, 한화오션(구 대우조선해양) 등 주요 조선사들이 노조와 갈등을 겪고 있어 자칫 호황 기회를 놓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이어 "조선업 초호황에 원청 조선소는 수천억 원 흑자를 내는데 하청노동자는 임금체불로 고통받고 하청업체는 적자로 폐업하고 있다"며 원청인 한화오션에 대책을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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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D현대중공업, 임단협 난항 장기화
경비대가 파업 노조원 폭행 사건도
한화오션 하청노조 "체불임금 해결을"
김동관(앞줄 오른쪽 첫 번째) 한화그룹 부회장과 스티븐 쾰러(앞줄 오른쪽 두 번째) 미국 해군 태평양함대 사령관이 지난달 24일 경남 거제시 한화오션 거제사업장에서 '월리 쉬라'함 정비 현장을 둘러보고 있다. 한화그룹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자가 한국과 조선 분야 협력을 강조하면서 국내 조선업계에 훈풍이 불 거란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다만 HD현대중공업, 한화오션(구 대우조선해양) 등 주요 조선사들이 노조와 갈등을 겪고 있어 자칫 호황 기회를 놓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노사 갈등이 기업 이미지에 타격을 입힐 수 있고 노조가 파업, 태업 등 쟁의에 돌입할 경우 작업 일정에 차질이 생길 수 있어서다.

13일 민주노총 금속노조에 따르면 HD현대중공업은 올해 임금 및 단체협약 교섭(임단협)을 아직 마무리하지 못했다. 노사는 △기본급 12만9,000원 인상 △격려금 450만 원(상품권 50만 원 포함) 지급을 포함한 잠정합의안을 만들었지만 노조 찬반투표에서 부결됐다. 노조는 8월 이후로만 20여 차례 파업을 진행하며 사측과 줄다리기를 하고 있다.

지난달 30일 이 회사 울산조선소에선 사측 경비대가 파업에 참여한 노조 조합원들을 폭행하면서 노조원이 코뼈가 부러지는 사건도 있었다. 12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김태선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김민석 고용노동부 차관에게 엄정한 진상조사와 처벌을 촉구했다. 사측은 상호 폭행이 발생했다는 입장이다.

한화오션(구 대우조선해양)은 '명태균 게이트'와 엮여 곤혹스러운 분위기다. 윤석열 대통령 부부 공천개입 의혹 핵심 당사자인 명태균씨가 2022년 대우조선해양 하청노조 파업 당시 민간인 신분으로 파업 현장을 둘러보고 윤 대통령에게 대응 방법을 조언했다는 의혹이 불거지면서 야당을 중심으로 국정조사 요구까지 나오고 있다. 다만 한화오션 관계자는 "명태균씨 관련 사안은 (대우조선해양이) 한화오션이 되기 전 일이고 당시 관여했던 인사들은 전부 퇴사했다"며 "현재 상황에서 회사에 문제가 될 내용은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하청노동자들의 임금체불 불만도 높아지고 있다. 금속노조 거제통영고성조선하청지회는 "한화오션 하청업체에서 2월 15일 처음으로 5억 원 임금체불이 발생했고, 5월 15일에는 임금체불 규모가 15억 원으로 늘어났다"며 "노동자들은 11월 15일 더 큰 임금체불을 걱정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조선업 초호황에 원청 조선소는 수천억 원 흑자를 내는데 하청노동자는 임금체불로 고통받고 하청업체는 적자로 폐업하고 있다"며 원청인 한화오션에 대책을 요구했다.

한화오션은 최근 미 해군 7함대에 배속된 급유함인 '유콘함(USNS YUKON)'의 유지·보수·정비(MRO) 사업을 따냈다. 지난 8월 회사가 국내 조선소로는 처음으로 미 해군 군수지원함 '월리쉬라함(Wally Schirra)'의 MRO 사업을 따낸 데 이은 두 번째 성과다. HD현대중공업도 내년부터 본격적인 MRO 수주 경쟁에 뛰어들 것으로 알려졌다.

시장조사업체 모도 인텔리전스는 전 세계 해군 함정 MRO 시장 규모가 올해 78조 원에서 2029년 88조 원으로 성장할 것으로 예측했다. 이 가운데 미국 시장이 20조 원 규모를 차지하는 만큼 국내 조선사들이 미 해군 MRO 사업을 대거 수주한다면 세계 시장에서 입지가 튼튼해질 전망이다. 트럼프 당선자는 대선 승리 직후 윤석열 대통령과 통화에서 "한국의 (선박) 건조 능력을 알고 있다. 보수와 수리, 정비 분야도 한국과 협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송주용 기자 juyo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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