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석우 두나무 대표 "국경 없는 가상자산, 우리도 글로벌 무대 바라봐야"

가상자산 학술 행사 'D-CON'
글로벌 경쟁력 강화 방안 논의

이석우 두나무 대표가 13일 서울 중구 신라호텔에서 열린 '디콘 2024'에서 개회사를 하고 있다. [두나무 제공]

이석우 두나무 대표가 "하나의 기술기업이 세계 시장을 장악하는 일이 흔해졌다"며 "세계 시장을 누비는 국내 가상자산 기업을 육성해야 하는 이유"라고 말했다.

이 대표는 13일 서울 중구 신라호텔에서 두나무 주최로 열린 가상자산 학술 행사 'D-CON(디콘) 2024'에서 가상자산이 국경의 구애를 받지 않듯 우리도 시야를 넓혀 산업을 바라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주요국 가상자산 정책 움직임에 따라 우리 제도도 함께 변화해야 한다"며 "글로벌 가상자산 기업과 경쟁할 수 있게 국내 가상자산 산업도 키워야 한다"고 말했다.

가상자산 관련 제도에 대해서는 "전 세계적으로 가상자산을 활용한 새로운 시도들이 늘어나는 동시에 가상자산 관련 제도가 점차 고도화되고 있다"며 "글로벌한 흐름은 환영할 소식이지만, 동시에 우리에게 많은 고민과 숙제를 안겨준다"고 평가했다.

이 대표의 개회사로 문을 연 이번 행사에는 가상자산 업계와 학계 관계자 400여명이 참석했다. 참석자들은 가상자산 활용 사례와 경제적 효과, 가상자산 산업 글로벌 경쟁력 강화 방안, 법적 쟁점 등을 논의했다.

첫 번째 세션 발표자로 나선 임병화 성균관대 교수는 "가상자산이 가장 널리 활용되는 분야는 지급결제 분야"라며 "직접결제, 스테이블 코인, 크립토 카드 등 다양한 방식의 시장이 글로벌 기업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바탕으로 더 확대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미국 최대 전자 상거래 기업 쇼피파이가 '솔라나페이'를 정식 결제 수단으로 허용하고, 전자결제 기업 스트라이프가 스테이블코인 USDC의 결제를 지원한 것을 예로 들었다.

임 교수는 "실물자산과 연계된 가상자산 서비스의 성장 잠재력도 높다"며 "블록체인 기반 채권 발행, 대체불가능토큰 등 토큰화된 금융자산의 발행 사례가 늘고 있고, 토큰 시장이 2030년 16조달러 규모로 성장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고 말했다.

국내 가상자산 산업의 글로벌 경쟁력 강화 방안의 발제는 한서희 법무법인 바른 변호사가 맡았다. 그는 미국 가상자산 거래소 코인베이스가 38개 국가에 진출한 것처럼 장기적 관점에서 해외 이용자를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로 유입하도록 허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주장했다.

한 변호사는 "해외 이용자와 외국 기관투자자의 국내 진입이 허용되면 김치 프리미엄과 같은 가격 괴리 현상이 해소되고 외화 창출이 가능해질 수 있다"며 "해외와 같이 국내도 법인과 기관 투자자가 가상자산 시장에 참여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것도 필요하다"고 짚었다.

마지막 세션은 가상자산의 법적 성격에 관한 쟁점과 과제에 대해 토의하는 자리로 마련됐다.

신지혜 한국외대 교수는 "국제 거래에서 예측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 사법통일국제연구소는 디지털자산과 사법 원칙을 채택했다"며 "가상자산을 법적으로 규율하고 가상자산의 재산적 가치를 인정하고자 한 점에서 높게 평가되는 원칙"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우리나라는 이미 가상자산 이용자보호법이 시행 중이지만, 가상자산의 본질을 규율하는 입법은 쉽지 않은 현실"이라며 "가상자산 거래소를 통한 거래를 중심으로 강제집행 절차를 정비하고, 파산 시 기준을 마련하는데 힘을 쏟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김남석기자 kns@d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