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쏙쏙] 자장면·칼국수 가격 또 올라…이어지는 '면플레이션'
[앵커]
경제쏙쏙 시간입니다.
오늘도 경제부 강은나래 기자와 함께합니다.
안녕하세요.
요즘 외식 물가 너무 올랐죠.
대표적인 '서민 음식' 자장면값이 또 올랐어요?
[기자]
네, 이렇게 자꾸 오르다가는 서민 음식이라고 부르기 어려워질 것 같습니다.
한국소비자원이 소비자가 많이 찾는 대표 외식 품목들의 평균 가격을 조사했는데요.
서울지역 기준으로 지난달 자장면 한 그릇 가격이 7,385원입니다.
지난 9월보다 77원 비싸졌습니다.
자장면값은 5년 전인 2019년만 해도 5천원대였는데 지난해 7천원대로 올라선 이후 꾸준히 상승세입니다.
지난달 칼국수도 77원 인상됐습니다.
자장면과 칼국수 외에 김밥이나 삼겹살, 삼계탕, 비빔밥 등 다른 외식 품목들은 한 달 전과 비교해 가격 변동이 없었습니다.
다만, 이는 평균 가격이기 때문에 소비자들이 체감하는 외식 물가는 조금 더 높은 수준이라고 볼 수 있겠습니다.
[앵커]
외식 품목 중에서도 유독 자장면과 칼국수만 값이 오른 이유가 뭔가요?
[기자]
요즘 전기·수도요금이 오르고 가게 임대료, 인건비도 꾸준히 올라서 자영업자분들이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소식 여러 번 전해드렸습니다.
특히, 재룟값이 문제인데요.
자장면과 칼국수, 두 요리 모두 밀가루가 들어간 요리죠.
지난달 세계식량가격지수가 한 달 전보다 2% 상승했고, 국제 밀 가격은 2개월 연속 올랐습니다.
밀 주요 생산국인 유럽 연합, 러시아, 미국 쪽 날씨 여건이 좋지 않아서인데요.
겨울 작물 파종이 힘겨울 것이라는 우려가 밀 가격을 밀어 올리고 있습니다.
이 때문에 면 요리 물가가 줄줄이 상승하는, 이른바 '면플레이션' 현상도 나타나고 있는 겁니다.
당분간 이런 면플레이션 흐름이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옵니다.
주요 밀 생산국들 기후 여건이 개선되지 않는 한 근시일 내에 국제 밀 가격이 내려가기는 어렵기 때문입니다.
[앵커]
1만원으로는 점심 먹기가 쉽지 않다는 말이 나올 수밖에 없네요.
다음 소식 보겠습니다.
'장 안 먹는 한국인'. 요즘 한류 열풍에 외국에서는 우리 고추장, 된장 인기가 그 어느 때보다 높다고 하던데요?
[기자]
네, '한국의 장 담그기 문화'가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으로 등재될 것으로 보인다는 소식 저희가 뉴스로 전해드린 바 있는데요.
해외에서 고추장은 예전에는 '코리안 칠리소스'라고 불렸지만, 지금은 우리 발음 그대로 '고추장'이라고 부를 정도로 해외에서 우리 전통 '장'에 대한 인지도가 높아졌죠.
장류 수출도 몇 년 새 크게 늘어서 2010년 3,900만달러에서 2021년 1억300만달러로 껑충 뛰었습니다.
연평균 9.3% 수출액이 증가한 셈입니다.
특히 코로나19를 계기로 면역력 향상에 도움을 주는 발효 식품이 전 세계적으로 주목받으면서 2020~2021년에는 장류 수출액이 전년 대비 30% 넘게 늘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정작 국내에서는 이만한 대접을 못 받고 있는 게 현실입니다.
국내 장류 제조업 시장 규모는 1조원을 겨우 웃도는 수준입니다.
장류 제조업 국내 판매액을 보면, 2020년 기준 1조1,600억원 정도입니다.
2012년 1조원 수준에서 연평균 1.5% 미미하게 증가해왔는데요.
같은 기간 전체 식품 관련업의 국내 판매액이 연평균 4.2% 늘어난 것과 비교하면 성장세가 아주 느립니다.
전체 식품 관련업에서 장류 제조업이 차지하는 비중도 2∼4%밖에 되지 않고, 재래식 장을 만들어 파는 업체 대부분이 연간 판매액이 1억원 정도로 영세한 상황입니다.
[앵커]
국내 장 제조업 성장세가 이렇게 정체된 이유는 그만큼 안 팔리기 때문이라고 봐야 하는 건가요?
[기자]
맞습니다.
우리 국민들이 장을 얼마나 먹는지 조사한 자료가 있는데요.
국민 1인당 간장 섭취량은 10년 새 18% 감소했습니다.
같은 기간 된장 섭취량은 37% 더 크게 줄었습니다.
고추장은 10년 전보다 12% 덜 먹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장 섭취량이 줄어든 이유는 1∼2인 가구 증가 등 인구 구조 변화와 서구화된 식생활 등 영향으로 분석됩니다.
최근에는 외식하거나 배달 음식, 가정 간편식을 먹는 경우가 많아지기도 했고요.
과거에 집집마다 장을 직접 담그다가, 이후엔 공장에서 만들어진 장을 사 먹는 시대로 넘어오고, 이제는 요리 종류에 따라서 이미 양념화된 장을 소스로 소비하는 경향이 짙어지면서 전통 장류 소비량은 감소하고 있습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장 관련 업체들도 내국인을 대상으로 하기보다는 외국인을 타깃으로 장류와 장류를 활용한 소스 수출을 늘리는 데 박차를 가하고 있습니다.
[앵커]
우리 장 담그기 문화가 인류무형문화유산에 등재되는 건 기쁜 일인데, 정작 우리 안에서 전통 장 문화가 사라지는 것 같아서 좀 안타깝네요.
다음 소식 보겠습니다.
결혼을 망설이는 이유, 금전적인 이유가 가장 크다는 거군요.
씁쓸하네요.
[기자]
네, 일단 결혼과 관련된 요즘 우리 사회 인식을 엿볼 수 있는 최신 설문조사 내용부터 소개해드립니다.
"결혼은 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국민 비중이 최근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통계청의 '2024년 사회조사' 결과인데요.
결혼이 필수라고 답한 응답자가 52.5%로 2년 전 조사와 비교해 2.5%포인트(p) 늘었습니다.
2014년 이후 10년 만에 최고치입니다.
저출생 위기감이 커지고, 정부 지원 정책이 확대되면서 결혼에 대한 긍정적 인식이 늘어난 것으로 전문가들은 분석했습니다.
그럼에도 여전히 국민 절반은 결혼이 필수가 아니라는 의견인데요.
결혼하지 않는 이유에 대해 '결혼자금이 부족해서'가 가장 많았고, '출산과 양육이 부담된다', '고용상태가 불안정하다'는 이유가 그 뒤를 이었습니다.
응답자 10명 중 7명 이상은 '한국 사회의 결혼식 문화가 과도하다'고 지적했습니다.
[앵커]
일부 결혼 준비 업체들의 이른바 '갑질'도 종종 도마 위에 오르잖아요.
불필요한 선택 사항을 강요하다 보니 결혼 준비 비용이 점점 더 많이 들고요.
[기자]
네, 방금 말씀하신 게 이른바 '스드메'와 관련된 부분인데요.
스튜디오 촬영, 드레스 대여, 메이크업, '스드메'입니다.
대부분의 예비부부가 이용하는 서비스죠.
결혼 준비 업체들이 당연히 제공해야 할 서비스를 '선택사항'으로 걸어놓고 추가금을 받아서 예비부부들의 불만이 많았는데요.
스튜디오 촬영이나 드레스 대여 비용 외에 사진 원본 파일 구입비를 따로 받고, 드레스 입어보는 값을 별도로 요구하는 겁니다.
점심 시간대에 식을 올리는 경우 아침 일찍 미용실에서 화장을 받아야 하는데, 이걸 추가 비용을 또 받습니다.
이렇게 해서 신혼부부들이 애초 업체에 낸 비용에서 추가로 건네게 되는 비용이 평균 144만원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공정거래위원회가 이런 갑질을 시정하도록 했는데요.
사진 파일 구입비나 드레스 입어보는 값, 메이크업 일찍 받는 비용 등은 사실상 필수적인 서비스인 만큼 별도 요금을 부과하는 것은 부당한 만큼 기본 서비스로 약관을 고치라고 했습니다.
과도한 위약금이나 파혼 시 계약자 지위를 다른 사람에게 넘기지 못하게 한 조항 등도 시정하도록 했습니다.
[앵커]
예비신혼부부들을 울리는 불공정한 관행들이 이번 기회에 뿌리뽑히면 좋겠습니다.
마지막 소식은 '차이나 뷰티'.
우리나라 K-뷰티를 중국에 많이 수출해왔는데, 점점 상황이 달라지고 있다고요?
[기자]
네, 작년 중국 화장품의 수출 규모가 37억달러로, 1년 새 30% 넘게 껑충 뛰었습니다.
실제로 중국 화장품 직구 현황을 봤더니, 올해 1~3분기 우리 국민이 온라인으로 직접 구매한 중국 현지 화장품 규모가 1년 만에 60% 넘게 늘었습니다.
지난해부터 많이 증가한 것 한눈에 보이실 겁니다.
중국은 우리나라가 연간 3조원 넘게 화장품을 수출하는 주요 시장이었는데, 그야말로 '역습'이라는 말이 나옵니다.
중국 현지 화장품은 우리나라 10대, 20대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인기인데요.
고물가 시대 '짠물 소비' 영향에다 중국 화장품들이 저렴한 가격과 화려한 포장으로 최근 SNS 등에서 관심을 크게 받다 보니 호기심에 사보는 경향도 있다고 합니다.
[앵커]
우리나라 화장품 기업들이 크게 긴장해야겠는데요?
[기자]
사실 앞서 직구 규모 그래프에서 보셨지만, 절대적인 수치로만 본다면 아직은 우리나라 기업에 큰 위협은 아니라고 업계에서는 분석합니다.
하지만, 그 증가 속도와 더불어서 중국 화장품들이 점점 기술력까지 보완해가고 있다는 점은 주목해야 할 것 같습니다.
중국 현지 제품 가운데 일부는 우리 국내 화장품 'ODM' 업체들, 제조자개발생산업체들이 맡아서 생산하고 있습니다.
중국 화장품 업체들은 연구 개발에 공격적인 투자를 하면서, 현재 우리나라뿐 아니라 유럽, 미국 등으로 수출 판로를 넓혀가고 있어서 지금보다 앞으로 점점 더 우리 K-뷰티에 위협 요인에 될 수 있다, 이렇게 봐야 할 것 같습니다.
[앵커]
값싸고 화려한 중국 화장품과의 경쟁에서 살아남으려면 우리 기업들의 전략도 다변화해야 할 것 같네요.
오늘도 흥미로운 경제 이야기 잘 들었습니다.
지금까지 경제부 강은나래 기자와 함께했습니다.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강은나래 기자 (ra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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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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