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현수막 남발 국회의원...'옥외광고물법' 위반 지적

의정부시갑 박지혜 국회의원 같은 동(洞)에 현수막 4개 게시...법은 2개 이내로 제한

의정부 흥선광장교차로(위)와 경민광장교차로 인근(아래)에 게시된 박지혜 국회의원의 정치현수막./사진=김동영 기자

입법 기관인 국회의원이 정당 현수막을 법이 정한 개수를 초과 게시해 도시미관 훼손뿐만 아니라 옥외광고물법을 위반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최근 차량 통행이 빈번한 의정부시 소재 흥선광장교차로와 경민광장교차로 인근 대로변에 '김건희 윤석열 국정농단 규탄·특검 촉구 천만인 서명운동'과 '대입수능생들의 꿈을 응원합니다'란 글귀가 들어간 현수막 4장이 내걸렸다.

현수막에는 문구와 함께 박지혜 국회의원(더불어민주당, 의정부시갑)의 얼굴과 이름이 함께 인쇄되어 있다.

옥외광고물법에 따르면 각 정당이 걸 수 있는 현수막의 개수는 읍·면·동별 2개 이내로 제한하고 있다. 단 면적이 100㎢ 이상인 읍·면·동은 1개를 추가해 설치가 가능하다.

13일 의정부시는 박지혜 의원의 이름이 들어간 정당 현수막이 걸린 두 곳은 행정구역상 흥선동에 속해 관련법 위반 여지가 있다고 전했다.

지난 2022년 12월 통상적인 정당 활동을 폭넓게 보장하기 위해 옥외광고물법이 개정된 이후 여러 정당이 마구잡이로 현수막을 내거는 부작용이 나타나자 올해 1월 9일 정당 현수막의 개수와 설치장소 등 제한을 강화하는 내용의 옥외광고물법 공포안과 시행령 개정안이 국무회의에서 의결돼 같은 달 12일부터 시행되고 있다.

주요 내용은 △각 정당이 걸 수 있는 현수막 개수 제한 △어린이·노인·장애인 보호구역 내 설치 금지 △교통 신호기·도로 표지 가림 금지 △보행자 통행 및 차량 운전자 시야 방해 장소 2.5m 이상 설치 △전봇대·가로등 기둥별 현수막 2개 이하 설치 등이다.

또한 현수막 규격은 공직선거법에 따른 선거 현수막과 동일하게 10㎡ 이내로 하고 현수막 글자는 표시기간(시작일과 종료일 병기), 연락처(정당 및 설치업체) 등을 명확하게 알아볼 수 있도록 최소 5cm 이상(세로 크기)으로 표시해야 한다.

이처럼 표시방법이나 설치방법을 위반한 정당 현수막에 대해서는 해당 지방자치단체에서 철거할 수 있다

박지혜 의원실은 "업체에서 잘 모르고 부착한 것 같다"면서 "즉시 떼겠다"라고 해명했다.

의정부=김동영 기자 moneys0504@m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