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 D-1] "공부한 거 다 나오고, 쓰면 정답이길"…수험생들 예비소집

김도윤 2024. 11. 13. 1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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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실·체육관·강당에서 수험표 받아 들고 내일 수능 실감
레드카펫·격려문 등으로 수험생 응원…출정식서 교사와 맞절도

(전국종합=연합뉴스) "공부한 거 다 나오고 적는 대로 정답이었으면 좋겠습니다."

2025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을 하루 앞둔 13일 전국 고등학교에서 차분한 분위기 속에 수험표가 배부됐다.

올해 수험생은 52만2천670명이다. 의대 정원 증가로 반수생과 재수생 등 이른바 'N수생'이 늘면서 지난해보다 많아졌다.

수험생들은 떨리는 마음으로 자기 사진이 붙은 수험표를 받고 나서야 하루 앞으로 다가온 '결전의 날'을 실감했다.

레드카펫과 풍선, 격려문과 피켓 등으로 선배들을 응원하는 모습도 눈에 띄었다.

수능 파이팅 (인천=연합뉴스) 임순석 기자 = 2025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예비 소집일인 13일 오전 인천 미추홀구 인화여고에서 수험생들이 수험표를 들고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2024.11.13 soonseok02@yna.co.kr

수험표 받고 내일 수능 실감

울산중앙여고는 이날 오전 9시부터 3학년 각 반에서 수험표를 나눠줬다.

수험표를 받아 든 학생들은 친구에게 "나 심장이 뛰고 있어"라며 코앞으로 다가온 수능에 대한 긴장감을 표현하기도 했다.

이 학교 3학년 이영서(18)양은 "이번 수능은 재수생이 많아 등급이 생각하는 것보다 잘 나오지 않을까 걱정된다"며 "고난도 문제에 대비해 공부했는데 고1 때부터 지금까지 노력한 만큼 결과가 나오지 않을까 기대도 되고 욕심도 난다"고 말했다.

정연택 교사는 "1교시에 시험을 잘 못 치면 포기하는 경우가 많은데 끝까지 최선을 다했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경기 의정부시 영석고는 체육관에서 수험표를 나눠줬다.

수험생들이 체육관에 들어가려고 계단을 오르자 1∼2학년 후배들이 북을 치고 구호를 외치며 선배들을 응원했다.

대구광역시 경북여고 강당에서는 긴장된 표정의 학생들이 반별로 줄지어 앉아 수험표를 받았고, 교장이 "잘 쳐!"라며 짧게 덕담하자 분위기가 풀어지기도 했다.

인천에서는 섬에서 나와 호텔에서 수능을 준비하는 백령·연평·대청·덕적고 학생 35명이 예비 소집에 따로 참여하지 않고 수험표만 전달받았다.

'잘 풀고 잘 찍자' (수원=연합뉴스) 홍기원 기자 = 2025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을 하루 앞둔 13일 오전 경기도 수원시 장안구 조원고등학교에서 후배들이 선배들을 응원하고 있다. 2024.11.13 xanadu@yna.co.kr

각 학교 수능 출정식…어르신들 응원에 뭉클

학교와 후배, 지역사회 응원도 뜨거웠다.

경기 수원시 수성고에는 본관 입구부터 교문까지 약 200m에 교사들과 학생회가 마련한 레드카펫이 깔렸다.

1∼2학년 전체 학생은 파란색 풍선과 '찍어라, 그것이 정답이다' 등의 문구가 적힌 피켓을 들고 레드카펫 양옆에 나란히 서 3학년 선배들을 힘껏 응원했다.

광주광역시 설월여고에서는 수험생들이 '수능 대박종'을 치고 레드카펫을 밟았으며 후배들의 응원 속에 교문을 나섰다.

경남 창원시 성지여고는 수능 출정식에서 1년간 고생한 교사와 제자가 맞절하는 행사를 열기도 했다.

인천광역시 인화여고와 울산 중앙여고에서는 후배들이 수능 대박 기원 영상을 틀고 고득점 기원문을 낭독하며 선배들을 응원했다.

부산광역시 동여고 담장에는 인근 요양병원 어르신들이 만든 응원 문구가 부착돼 수험생들을 뭉클하게 했다.

한 수험생은 "수험표를 받아 드니 내일이 수능이라는 게 실감이 나서 너무 긴장된다"며 "요양병원 어르신들이 만든 응원 문구를 보니 할머니 생각이 나서 뭉클하고 긴장된 마음이 좀 풀렸다"고 감사를 전했다.

시험실 확인 (부산=연합뉴스) 강선배 기자 = 2025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예비 소집일인 13일 부산 금정구 동래여자고등학교에서 수험생들이 시험실 배치도를 확인하고 있다. 2024.11.13 sbkang@yna.co.kr

수험표·게시판 번갈아 보며 시험실 확인

올해 수능은 전국 85개 지구 1천282개 시험장에서 치러진다.

수험생들은 수험표에 표시된 시험장을 찾아 배치도 등을 꼼꼼히 살폈다.

대전광역시 충남고 운동장에는 각 학교에서 온 수험생들이 게시판 등에 붙어 있는 수험번호별 시험실을 수험표와 번갈아보며 확인했다.

충북 청주시 서원고 운동장에서는 교사가 마이크를 잡고 예비 소집 시작을 알리자 수험생들의 표정이 곧바로 진지해지기도 했다.

먼발치에서 수험생 자녀를 지켜보던 학부모들은 눈시울을 붉혔다.

맏아들이 수능을 치른다는 백제순(43)씨는 "6월, 9월 모의평가 난이도가 들쑥날쑥해 아이들이 모두 조금씩 우왕좌왕했는데, 내일 시험은 어떻게 나올지 걱정"이라며 "1년간 지켜보며 짠했는데 제가 감당해줄 수 있는 부분이 없어 더 속상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

'N수생'을 대상으로 한 예비 소집 창구에도 졸업생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경기지역에서 수능을 치르는 노연우 씨는 수험표를 받아 들고선 "시험 준비하면서 가장 힘들었던 때는 성적이 오르다가 정체기에 접어들었을 때인데 지금은 열심히 준비한 만큼 결과가 잘 나오길 바란다"고 기대했다.

(여운창 김도윤 이주형 최종호 전지혜 손형주 김용태 이성민 윤관식 심민규 김동민 황정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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