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 38% '뚝뚝'…시총 10조 증발한 카카오, 탈출구도 안 보인다
카카오가 끝없는 추락이 이어가고 있다. 또다시 52주 최저가를 경신하며 연중 하락률이 40%에 근접했다. 전사적인 사법 리스크가 지속되는 가운데 실적 악화 우려와 인공지능(AI) 신사업에 대한 실망감까지 반영된 결과다. 올해 들어 시가총액이 10조원 증발할 정도로 주가가 빠졌지만, 반등을 가져올 요인이 보이지 않는다는 분석이 나온다.
13일 코스피에서 카카오는 전거래일보다 0.45%(150원) 오른 3만34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장 중 3만2850원까지 내려가며 2개월 만에 52주 최저가를 경신했다. 기존 최저가는 9월9일에 기록한 3만2900원이다.
이날 종가 기준 카카오의 올해 하락률은 38%에 달한다. 사실상 회복 국면 없이 10개월 동안 지속해서 떨어졌다. 이달 들어 투자자별 거래실적을 보면 기관과 외국인이 각각 193억원, 131억원 순매도를 기록했다. 개인은 325억원 순매수했으나 반등을 이끌어내진 못했다.
에프앤가이드 컨센서스 매출 2조311억원, 영업이익 1260억원과 비교하면 매출은 예상치를 밑돌았고, 영업이익은 소폭 높았다. 콘텐츠 부문의 부진이 매출 감소를 가져왔다. 콘텐츠 매출은 9779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14% 감소했다. 전 분기와 비교해도 7% 줄었다. 시세조종 의혹 속에서도 단행한 SM엔터테인먼트(에스엠) 인수 효과는 나타나지 않았다. 이날 SM엔터 종가는 7만1500원으로 지난해 3월 카카오·카카오엔터테인먼트의 공개매수가 15만원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한다.
김현용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음악이 8% 역성장을 기록한 점이 실적 부진의 결정적 원인이다. 음반이 절반으로 감소했던 SM엔터테인먼트뿐 아니라 카카오 부문도 7.4% 감소했다"며 "4분기도 게임, 음악 부문의 즉각적 반등을 기대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사법 리스크는 해소될 기미조차 보이지 않는다. 검찰(서울남부지검 금융조사2부)은 지난 11일 경기 성남 판교에 위치한 카카오 본사와 카카오모빌리티 사무실 등 3곳에 대한 압수수색을 단행했다. 공정거래위원회가 적발한 카카오T 택시호출 알고리즘 조작 사건에 따른 것으로, 이번이 5번째 압수수색이다. 카카오모빌리티는 자사 가맹택시에 콜을 몰아주기 위해 택시호출 알고리즘을 조작했다는 혐의를 받는다.
SM엔터 시세조종 의혹에 연루돼 구속됐던 김범수 카카오 경영쇄신위원장은 지난달 31일 구속 3개월 만에 보석으로 풀려났다. 서울남부지검 금융조사2부는 "증거인멸과 도망 염려가 있고, 증인 신문이 전혀 실시되지 않았다"며 보석 허가 결정 취소 항고를 제기했다. 카카오톡 오픈채팅의 개인정보 유출 사건은 법원으로 넘어갔다. 최근 카카오는 올해 5월 개인정보보호위원회가 과징금 151억원과 시정명령을 부과한 처분에 불복하는 행정소송을 제기했다.
지난달 공개한 AI 서비스 '카나나(Kanana)'는 기대에 미치지 못한다는 평가를 받는다. 카카오는 카나나 브랜드를 앞세워 대화형으로 제공하는 AI 에이전트 서비스부터 선보일 예정이다. 카나나는 카카오톡에 탑재되는 방식이 아니라 별도 앱으로 출시된다. 증권가에서는 기존 대화형 AI 서비스와 차별점이 분명하지 않고, 카카오톡 외부에서 서비스 기반을 구축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는 냉담한 평가를 내놨다. 카나나를 공개한 10월22일 주가가 5% 넘게 빠졌다.
그럼에도 전사적 위기 속에서 기대를 걸 만한 요소는 AI뿐이다. 이준호 하나증권 연구원은 "주가 회복은 AI 성과에 달려 있다. 아직까지 AI 앱 시장에서 메인 앱은 없고 카나나에 대응되는 서비스는 없기에 초기 트래픽 확보는 용이할 전망"이라며 "다만 카나나의 차별성은 앱 내에서 많은 대화가 축적돼야 발현되는 시스템으로 파악되기에 실제 사용자 경험 개선까지는 출시 이후에도 시간이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초기 유입 이후 리텐션(재방문율)을 위해 공개된 카나와 나나의 기능 외에 추가적인 AI 서비스를 기대한다"고 했다.
서진욱 기자 sjw@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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