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에 추월당한 코스피…환율 뛰는데 증시만 '패닉'

이한림 2024. 11. 13. 1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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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율은 1400원대까지 치솟았고, 코스피는 지난 8월 '블랙먼데이' 이후 또다시 시가총액(시총) 2000조 밑으로 떨어졌다.

코스피 시가총액도 2000조원 밑으로 추락했다.

코스피에 코스닥과 코넥스의 시총을 더해도 2300조원 수준으로 국내 증시가 비트코인 하나만도 못한 결과가 됐다.

시장에서는 국내 증시 수급이 빠지고 비트코인 등 가상자산, 원·달러 환율 등이 오르는 배경에는 글로벌 시장에서 트럼프 당선 이후 빠른 매도세와 현금화가 이뤄진 결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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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 코스피 2000조 밑으로 추락
환율 1400원↑…삼성전자 4%↓

1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는 전날보다 2.64% 내린 2417.08에 거래를 마치면서 시총 2000조원 밑으로 추락했다. /더팩트 DB

[더팩트ㅣ이한림 기자] 환율은 1400원대까지 치솟았고, 코스피는 지난 8월 '블랙먼데이' 이후 또다시 시가총액(시총) 2000조 밑으로 떨어졌다. 비트코인 시총보다 낮은 수치다. 국내 증시 시총 1위 종목 삼성전자는 하루 만에 4%대 급락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 이후 외인의 연이은 수급 이탈로 '패닉 셀링(공황 매도)'이 이어지고 있다.

1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2.64% 내린 2417.08에 장을 마감했다. 개인과 기관이 각각 6493억원, 189억원을 순매수했으나 외인이 홀로 7103억원어치를 팔아치우면서 지수를 끌어냈다.

코스피 시가총액도 2000조원 밑으로 추락했다. 이는 지난 8월 5일 하루 만에 8%대 급락한 블랙먼데이 이후 처음이다. 또 가상화폐 강세로 1조7500억달러까지 치솟은 비트코인의 시가총액(약 2450조원)보다 낮은 수치다. 코스피에 코스닥과 코넥스의 시총을 더해도 2300조원 수준으로 국내 증시가 비트코인 하나만도 못한 결과가 됐다.

종목별 약세도 뚜렷하다. 시총 상위 10개 종목은 △NAVER(0.44%)를 제외하면 모두 파란불을 켰다. 특히 삼성전자는 이날 4.53% 내린 5만600원에 장을 마감하면서 4년 중 최저가를 다시 썼다. 시총 300조원(302조710억원)선도 위태로운 상황이다.

아울러 52주 신저가 명단에 이날 코스피에서만 189개 종목이 이름을 올렸다. 업종과 종목을 가리지 않는 추세다. △SK하이닉스(-1.56%) △LG에너지솔루션(-3.51%) △삼성바이오로직스(-3.75%) △현대차(-3.43%) △기아(-1.20%) △셀트리온(-1.20%) △KB금융(-1.83%) △삼성전자우(-4.69%) △POSCO홀딩스(-5.25%) 등 상위 종목들의 낙폭도 컸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미국 대통령 당선 이후 글로벌 경제 시장이 요동치고 있다. /더팩트 DB

◆ 또 오른 환율, '1400원=경제 위기' 옛말?…韓 증시는 왜

반면 환율은 또 오르고 있다. 이날 오후 3시 30분 기준 서울외환시장에 따르면 환율은 1410원대에 거래를 시작했다. 전날에도 8.8원 오른 1403.5원에 거래를 마쳐 2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한 추이가 꺾이지 않은 모습이다.

시장에서는 국내 증시 수급이 빠지고 비트코인 등 가상자산, 원·달러 환율 등이 오르는 배경에는 글로벌 시장에서 트럼프 당선 이후 빠른 매도세와 현금화가 이뤄진 결과로 보고 있다. 내년 1월 20일 트럼프 대통령이 임기를 시작해 본격적으로 정책을 펼치기 전까지 투자자들의 심리가 증시에 선반영되면서 매도 버튼을 자극하고 있다는 해석이다. 가상자산이 오르는 배경 역시 친 가상자산 정책을 펼칠 것으로 전망되는 트럼프 대통령의 당선 영향이 지배적이다.

일각에서는 1400원대 환율을 두고 과거와 같은 글로벌 위기 상황으로 해석하지 않는 '뉴노멀'로 봐야한다는 시각도 나온다. 국내 경제 상황이 악화하면 환율이 올랐던 과거와 달리 미국의 상황에 따른 환율 변동성이 높아졌다는 해석에서다.

그러나 국내 증시에 대한 우려는 깊어지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 당선 이후 무역분쟁과 국채발행 우려가 늘어났고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금리 인하 정책이 지연될 것으로 감지하는 심리가 공포 수준으로 물들어가는 형국이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삼성전자 등 상징적인 종목들의 수급이 급격히 감소하면서 시장에 실망 매물이 쏟아진다는 해석도 나온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트럼프 정책 불확실성, 실적 실망감, 달러·원 환율 급등, 차트 붕괴 등 전날과 동일한 재료로 빠지고 있다. 장 초반부터 유의미한 반등세가 나오지 않다 보니 많은 투자자로 하여금 실망 매물을 넘어 투매하게 만드는 분위기"라며 "현재와 같은 비이성적인 주가 급락을 초래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2kuns@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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