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신동 신속통합기획 확정…6400가구 주거단지 들어선다

지난 2021년 1월 25일 찾은 도시재생 선도지역 1호 종로구 창신동의 모습. 서울시장 후보들이 찾았던 일부 지역과 달리 신축 건물 및 집수리가 이뤄진 개축 주택이 적지 않은 모습이었다. 한겨레 자료사진

봉제공장이 많은 서울시 창신동 일대에 신속통합기획으로 아파트 6400가구가 들어선다.

서울시는 창신동 23-606(옛 창신 9구역)과 창신동 629(옛 창신 10구역) 일대를 신통기획 신규 대상지로 확정하고, 지난해 확정된 창신동 23-2와 숭인동 56-4일대를 포함한 4개 구역(약 34만㎡)의 통합개발 계획을 13일 발표했다. 서울시는 이 구역에 6400가구 규모의 아파트를 만들 계획이다.

서울시는 대상지 일대를 남북으로 관통하는 창신길의 폭을 넓혀 남쪽 종로와 북쪽 낙산길로의 진·출입을 도울 계획이다. 또 교통량을 분산하기 위해 동쪽 지붕로와 서쪽 율곡로를 잇는 동서 연결도로도 확충한다.

한양도성-대상지(창신 9구역, 10구역)-채석장전망대(창신23-2)-창신역(지봉로)-숭인근린공원을 연결하는 900m 동서 입체 보행로를 설치해 보행환경을 개선하고, 최대 높이 차이가 70m에 달하는 구릉지로 인해 단절된 지역은 보행 육교, 엘리베이터 등을 배치한다.

한양도성 낙산 등 역사 유적 자연과 조화를 이루기 위해 영역별 높이 계획으 유연하게 수립할 계획이다. 전체 높이는 낙산(125m) 이하로 정했고 한양도성·낙산능선변은 중저층, 종로·창신길변은 고층 건물을 배치하는 방식이다.

통합 조감도. 서울시 제공

다만 이번에 통합개발 계획에 포함된 창신 9구역과 10구역은 기존에 계획이 발표됐던 창신동 23-2와 숭인동 56-4일대보다 재개발에 반대하는 주민들이 비율이 높은 편이다. 실제 창신 23-2일대는 현재 76%, 숭인동 56-4일대는 70%의 주민 동의율을 기록하고 있는 데 반해 창신 9구역은 42.3%, 창신 10구역은 38.1% 정도다. 이곳에는 뉴타운 사업 때부터 활동해온 창신동 재개발 반대 비대위원회가 여전히 활동하고 있기도 하다. 재개발을 시작하기 위한 첫 단추인 구역 지정을 위해서는 50%의 주민 동의를, 재개발 조합 설립을 위해서는 75%의 주민 동의를 받아야 한다. 손경주 창신숭인 도시재생협동조합 상임이사는 이날 한겨레와 한 통화에서 “창신동 23-2는 원래 정비사업을 하고 싶었던 주민들이 많았고 숭인동 56-4는 주민들이 바뀌면서 정비사업 찬성 여론이 높다”며 “다만 창신 9구역과 10구역은 주민들 간 갈등이 예상된다. 실제 50% 이상의 주민 동의를 받을 수 있을지 미지수”라고 말했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지난해 7월 신속통합기획안이 확정된 서울 종로구 창신동 일대를 둘러보고 있다. 연합뉴스

창신 9구역과 10구역의 사업성이 떨어지는 것도 악조건이다. 이들 구역은 창신동 23-2와 숭인동 56-4일대보다 문화유산인 한양도성과 밀접해 고층 개발이 어렵다. 또 구릉지에 속하고 대로변과 떨어져 있다. 과거 뉴타운 사업을 시행할 때도 낮은 사업성이 발목을 잡기도 했다. 이후 박원순 전 시장은 2013년 창신 9구역과 10구역의 뉴타운 지정 해제를 발표했고, 서울시의 1호 도시재생 선도지구로 지정해 보존을 중심으로 개발방식을 수정했다.

이와 관련 서울시 신속통합기획과 쪽은 “창신 9구역과 10구역에 대한 주민 설명회와 주민참여단 회의를 했을 때 호응이 좋았다. 긍정적인 결과가 기대된다”며 “각각 구역에 대해 따로 개발계획을 수립하지 않고 4개 구역 전체에 대한 통합 계획을 수립해 시너지를 높였다. 다양한 방법으로 뉴타운 사업 때보다 사업성을 높였다”고 했다.

이승욱 기자 seugwookl@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