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당선 후 성차별적 표현 증가하자··· 미국 여성들 “MATGA” 맞대응 [플랫]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재선 이후 온라인에서 여성혐오적 표현이 늘어났다고 파악됐다. 여성들은 트럼프 당선인의 ‘마가(MAGA·Make America Great Again)’를 풍자한 ‘마트가(MATGA·Make Agua Tofana Great Again)’로 맞서고 있다.
11일(현지시간) CNN에 따르면,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재선이 확정된 이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당신의 몸, 내 선택’과 ‘주방으로 돌아가’와 같은 반여성적이고 성차별적인 공격이 급증했다.
트럼프 당선인의 지지자이자 백인 우월주의자인 닉 푸엔테스는 지난 5일 ‘당신의 몸, 내 선택. 영원히’라는 문구를 엑스(옛 트위터)에 올렸다. 이는 임신중지권을 옹호하는 대표적 구호인 ‘나의 몸, 내 선택’을 비꼰 것이다. 이 게시물은 9000만회 이상 조회됐으며 3만5000번 이상 재공유됐다.
미 싱크탱크 전략대화연구소(ISD)에 따르면, 미 대선 직후 ‘당신의 몸, 내 선택’이 언급된 횟수는 4600% 급증했다. 엑스뿐만 아니라 틱톡과 같은 플랫폼에서도 이 문구는 널리 퍼졌다. 또한 여성에게 투표권을 부여한 수정헌법 제19조를 폐지해야 한다는 게시물도 대선 전과 비교해 633% 늘어났다.
ISD는 “이미 어린 여성과 부모들은 ‘당신의 몸, 내 선택’ 문구와 관련된 오프라인 괴롭힘 사례를 SNS에서 공유하고 있다”며 “여기에는 학교에서 남성들이 여성들을 향해서, 수업시간에 외치는 문구가 포함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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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N은 “이러한 괴롭힘의 증가는 온라인 극우와 극단주의자들이 여성의 생식권이 달렸던 이번 대선의 결과에 고무됐다는 신호”라고 진단했다. 트럼프 당선인과 JD 밴스 부통령 당선인은 “자녀 없는 고양이 아줌마”, “여성들이 원하든 원치 않든 보호하겠다” 등의 발언으로 비판을 받았다.
한편 여성들은 이러한 혐오 발언에 대항하기 위해 ‘마트가’를 만들어냈다. 마트가(MATGA)는 ‘아쿠아 토파나를 다시 위대하게’(Make Agua Tofana Great Again)의 준말로, 트럼프 당선인의 대표 구호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MAGA·Make America Great Again)를 바꾼 것이다. 아쿠아 토파나는 17세기 이탈리아 시칠리아에서 여성들이 폭력적인 남편을 살해하기 위해 썼던 독극물이다. 이를 만들었던 줄리아 토파나의 이름을 땄다.
여성들은 알 수 없는 액체를 음료수에 붓는 영상과 마트가 문구를 함께 적는 식으로 SNS에 게시글을 올렸다. 미 시사주간지 뉴스위크는 “정치적 문제에 대한 좌절감을 풍자적으로 표현한 것으로 보인다. 주로 트럼프와 보수적 정책을 지지하는 남성을 대상으로 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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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마트가 영상에 반발하는 이들은 미연방수사국(FBI)에 ‘공공 살해 위협’을 수사하라고 촉구했다. 이에 대해 FBI 대변인은 “FBI는 연방 범죄와 국가 안보 위협을 수사한다. 우리는 수정헌법 1조(표현의 자유를 규정)에 근거한 활동에 대해선 수사를 개시하지 않는다”고 뉴스위크에 답했다.
앞서 미국 여성들이 대선 결과에 좌절해 한국의 ‘4B 운동’에 동참한다는 보도가 나온 바 있다. 4B는 비혼, 비출산, 비연애, 비섹스를 뜻한다.
▼ 김서영 기자 westzero@khan.kr
플랫팀 기자 flat@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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