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담대 막힌 카카오뱅크, ‘제휴’에 꽂히다

정윤성 기자 2024. 11. 13. 1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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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랫폼 수익 극대화…제휴 서비스 늘리는 ‘카뱅’
주담대 기반 이자수익 비중 여전…내년 성장 둔화 우려

(시사저널=정윤성 기자)

카카오뱅크 ⓒ카카오뱅크 제공

최근 카카오뱅크가 다양한 기업과 제휴 서비스를 잇달아 출시하고 있다. 금융사부터 아파트 서비스 기업, 이커머스, 여행사 등 분야를 가리지 않는다. 카카오뱅크의 성장 동력으로 점 찍은 플랫폼 수익을 더 확대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일각에선 주택담보대출을 기반으로 한 이자수익 의존도를 낮추긴 부족하다는 평가도 나온다.

13일 금융권에 따르면, 카카오뱅크는 이날 iM뱅크와 대출 비교 서비스 모델 구축 등을 위한 전략적 사업 제휴 협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향후 카카오뱅크가 출시를 앞두고 있는 주택담보대출 비교 서비스를 위한 준비 작업이다.

카카오뱅크는 기존 신용대출 비교 서비스를 주택담보대출(이하 주담대) 비교까지 확대하려 한다. 3분기 신용대출 비교하기를 통한 대출 실행 건수와 거래액이 급증하면서 플랫폼 활성화 효과를 톡톡히 봤기 때문이다. 이를 극대화하기 위해선 다양한 금융사와의 제휴와 입점 상품 확대가 필수적이다. 더 다양한 조건에서 상품을 비교·선택할 수 있게 되는 만큼 고객의 플랫폼 유입에 도움이 되는 것이다.

최근 카카오뱅크의 제휴는 대출 비교 서비스에 그치지 않는다. 분야를 막론하고 다양한 기업과 협업을 늘리는 흐름이다. 지난 11일엔 아파트 커뮤니티 서비스 전문기업과의 제휴를 통해 '아파트 관리비 납부 서비스'를 출시했다. 아파트아이 제휴 은행 중 관리비 내역 조회, 알림 설정, 납부 등을 한 곳에서 모두 이용할 수 있는 유일한 은행이라는 것이 카카오뱅크의 설명이다.

카카오뱅크의 26주 적금, 한달 적금, 저금통 등은 브랜드 제휴를 주기적으로 진행하는 금융 상품으로 자리 잡았다. 올해 상반기에만 G마켓, 홈플러스, 하나투어, 현대백화점그룹, 하나증권, 맥도날드, 메가박스 등 다양한 기업과 연계된 금융 상품을 내놨다. 주로 카카오뱅크 앱을 통해 꾸준히 저축을 하는 등 조건을 충족하면 제휴 기업의 할인이나 각종 혜택을 제공하는 방식이다.

이렇게 카카오뱅크가 기업과 제휴를 늘리는 이유론 플랫폼 수익 확대가 꼽힌다. 카카오뱅크는 비이자 사업을 견인할 동력으로 플랫폼 수익 확대를 내세우고 있다. 플랫폼의 광고 등 트래픽 기반 사업의 수익을 늘리기 위해선 MAU(월간활성이용자수)와 WAU(주간활성이용자수) 고객수 등 고객 활동성을 강화하는 것이 핵심이다. 대출 비교 서비스를 비롯해 제휴를 확대하는 것도 이처럼 고객 활동성을 늘리겠다는 판단에서다. 제휴사들 역시 카카오뱅크가 쌓아온 이 트래픽의 효과를 보겠다는 판단에서 손을 맞잡는 것으로 전해졌다.

금융권 관계자는 "카카오뱅크의 강력한 트래픽 때문에 제휴를 원하는 기업에게도 매력적인 선택지일 것"이라며 "결국 다양한 고객층이 유입되면 서로 이익이 될 수 있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카카오뱅크 신용대출 비교하기 ⓓ카카오뱅크 홈페이지 캡쳐

아직은 짭짤한 주담대 이자장사

실제 카카오뱅크의 올해 3분기 누적 플랫폼·수수료 수익은 220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9.2% 증가했다. 플랫폼 수익만 놓고 보면 전년 대비 증가율이 19.1%다. 잇따른 제휴 서비스 확대와 플랫폼 활성화 노력이 수치로 나타난 셈이다.

하지만 여전히 실적에 기여하는 비중이 미미한 탓에 성장 동력이 되기엔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전체 영업수익 대비 기여도를 따져보면 올해 3분기 플랫폼·수수료 수익은 10.6%에 불과하다. 반면 이자수익은 81.8%로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3분기 최대 실적을 기록하긴 했지만 여전히 '이자장사'가 실적을 견인한 셈이다.

특히 올해 대환대출을 통해 시중은행의 주담대를 쓸어모은 데 따른 효과로 호실적적이 이어지고 있다는 평가다. 카카오뱅크는 연초 '주담대 갈아타기 서비스'가 시행되자 타 은행 대비 낮은 금리를 제공하면서 수요를 흡수한 바 있다. 실제 올해 3분기엔 주담대 잔액은 가계대출 관리 강화에 따라1000억원 증가하는 데 그쳤지만, 누적 잔액으로 보면 전년 동기 대비 4조5000억원 급증한 규모다.

금융당국은 인터넷은행의 주담대 중심 영업에 대해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고 있다. 설립 취지에 부합하지 않는다는 이유에서다. 이로 인해 중·저신용자 대출 비중 규제 변화에 대한 이야기도 오가고 있다. 게다가 가계대출 관리가 장기화 되면서 올해처럼 주담대가 실적을 이끌기도 당장 내년부턴 어려워질 것으로 예상된다.

카카오뱅크 역시 이런 점을 고려해 플랫폼 활성화와 더불어 다른 성장 동력도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김석 카카오뱅크 최고운영책임자는 3분기 기업 설명회에서 "내년에 1억원 초과 개인사업자 신용대출 및 담보대출 등 신규 상품을 출시할 예정으로 대출 잔액 증가가 꾸준히 이어질 것"이라며 "대출비교 서비스는 제휴사 수를 내년 상반기 이후에도 꾸준히 늘릴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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