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고 싶긴 한데 몸이 부대껴서’…성생활엔 정년이 없다

한겨레 2024. 11. 13.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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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외래에서 자주 상담을 받는 것이 중·노년의 성생활 문제다.

젊을 때 활동적이고 격정적인 성생활을 했더라도 중·노년에 접어들면 자신의 의도대로 잘 되지 않는다.

중·노년의 성생활은 빈도를 정할 수는 없지만 가능한 한 규칙적으로 성생활을 하는 것이 좋다.

남녀 모두 독신이라면 나중에 있을 수 있는 성생활과 성감, 성기능 유지를 위해 규칙적으로 자위행위를 하는 것은 매우 중요한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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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고 나면 건강해지는 ‘성’ 이야기
일러스트 김대중

최근 외래에서 자주 상담을 받는 것이 중·노년의 성생활 문제다. ‘아직 발기력에 문제는 없는데 몇 회가 되어야 하는지’ ‘하고 싶긴 한데 몸이 부대껴서’ ‘재혼을 고려하는데 상대가 부정적이라서’….

젊을 때 활동적이고 격정적인 성생활을 했더라도 중·노년에 접어들면 자신의 의도대로 잘 되지 않는다. 50대를 넘어서면 발기가 돼도 강직도가 감소하고 빈도도 줄며, 발기에 시간이 더 걸린다. 또 오르가슴의 강도가 떨어지고 체력적으로도 힘들 수 있다. 성생활의 중요성을 생각한다면, 뭔가 요령이 필요한 시점이 아닐까?

우선 성생활에 대한 개념 전환이 필요하다. 직접적인 삽입을 하지 않더라도 서로의 스킨십과 전희로, 또 사정이나 절정감에 도달하지 않더라도 성적 만족감에 초점을 두는 성행위가 그것이다. 아직도 내게 사랑하는 사람이 있고 그 사람과 피부를 맞닿고 있다는 행복감을 이해하는 지혜다. 물론 그렇다고 절정감을 포기하라는 것이 아니라 직접적인 성행위를 하려고 하는 노력은 얼마든지 시도하되, 상황에 따라서는 전희만으로 성행위가 끝나더라도 자존심 구기는 일이 아니라는 것이다.

한 보호자가 한 말이다. “남편이 발기부전이 왔지만 어색해하지 않고 내게 말하길래 나도 걱정 말라고 했더니 덕분에 성적인 뉘앙스는 담기지 않아도 스킨십이 부쩍 늘어 더 좋아진 것 같아요.” 이게 여성이 원하는 바다.

삽입 성행위를 원한다면 무리하게 시도하기보다는 상대의 동의를 구하며 시도하는 것이 무난하고, 일반적인 애무나 오럴섹스라면 성욕과 관계없이도 빈도가 많을수록 좋다. 나이가 들수록 성감이 둔해지고 발기가 천천히 되므로 시간적 여유를 충분히 두고, 가능한 한 전희에 신경 쓰며 자극을 강하게 오래 하도록 한다. 충분히 발기되면 삽입을 시도하는데, 여성은 폐경기로 인해 질 분비물이 적으므로 질 윤활제를 이용하는 것이 성교통을 줄이고 성감도 높이는 방법이다.

상대가 극치감을 느끼도록 해주고 싶은 마음에 지나치게 감각적인 것을 좇기보다는 서로의 정신적 만족감에 초점을 두는 것이 나도, 상대에게도 부담이 적다. 체위도 신체적으로 무게감을 느낀다면 정상체위보다는 측와위나 후배위를 택하는 다양성이 필요하다. 이미 서로의 취향을 잘 알고 있으므로 적절히 새로운 신체적 표현을 더 자주 하도록 하고, 굳이 남성이 주도해야 한다는 강박보다는 여성이 주도하기도 하면 남성의 부담을 줄일 수 있다.

중·노년의 성생활은 빈도를 정할 수는 없지만 가능한 한 규칙적으로 성생활을 하는 것이 좋다. 남녀 모두 독신이라면 나중에 있을 수 있는 성생활과 성감, 성기능 유지를 위해 규칙적으로 자위행위를 하는 것은 매우 중요한 일이다. 특히 새로운 중·노년 커플은 부끄러워할 것이 아니라 지속적으로 성에 대해 상대 의견을 묻고 함께 결정하며 공감대를 유지해나가야 한다. 적지 않은 남성이 성욕이 없거나 발기가 잘 안 될 수 있고 여성도 성욕 저하, 성교통 등이 있을 수 있는데 전문의와 상의하면 생각보다 쉽게 해결될 수 있다.

인간에게 성생활은 형식과 관계없이 상대와 친밀감과 신뢰감을 느끼고 평생 공감과 배려를 보여줘야 할 중요한 수단이기에 정년이란 게 없다.

민권식 대한성학회회장(부산백병원 비뇨의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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