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후피임약 일단 쟁여”…정관수술 예약 1200% 폭증한 미국

최윤아 기자 2024. 11. 13. 15:55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사후피임약 판매 966% 증가, 자궁 내 피임장치(IUD) 삽입 시술 예약 760% 증가, 정관수술 예약 1200% 증가.'

12일(현지시각) 미국 시비에스(CBS)는 "트럼프 당선 이후 사후피임약 판매가 급증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성 관련 원격 의료업체 '위스프'도 선거 당일과 트럼프 대통령 당선이 확실시된 6일 이틀 동안 사후피임약 판매량이 1000% 증가했다고 밝혔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2019년 5월21일(현지시각) 캘리포니아주 새크라멘토의 주 의사당에서 시민들이 임신중지권을 지지하는 집회를 열고 있다. AP 연합뉴스

‘사후피임약 판매 966% 증가, 자궁 내 피임장치(IUD) 삽입 시술 예약 760% 증가, 정관수술 예약 1200% 증가….’

도널드 트럼프 당선 이후 최근 미국에서 나타나는 현상이다. 여성은 물론 남성까지 트럼프 2기 행정부에서 임신중지권이 상당히 위축될 것에 대비해 자구책을 마련하고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12일(현지시각) 미국 시비에스(CBS)는 “트럼프 당선 이후 사후피임약 판매가 급증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매체에 따르면, 성 관련 건강 기업 ‘윙스헬스’가 판매하는 사후피임약 ‘리스타트’의 8일 판매량은 선거 당일(5일)에 견줘 966% 급증했다. 성 관련 원격 의료업체 ‘위스프’도 선거 당일과 트럼프 대통령 당선이 확실시된 6일 이틀 동안 사후피임약 판매량이 1000% 증가했다고 밝혔다.

사후피임약 판매뿐 아니라 미레나 같은 피임장치를 자궁 안에 삽입하는 시술 예약도 크게 늘고 있다고 시비에스는 전했다. 성·재생산권 관련 서비스와 정보를 제공하는 비영리단체 ‘가족계획연맹’은 6일 접수된 자궁 내 피임장치 삽입 시술 예약이 전날보다 760% 증가했다고 밝혔다. 같은 날 접수된 피임 임플란트 시술(임플라논 등 작은 막대 모양의 장치를 팔 안쪽에 이식해 피임 효과를 내는 시술) 예약은 전날의 350%, 정관수술 예약은 1200% 증가했다고 이 단체는 전했다.

미국인들이 이처럼 자구책 찾기에 혈안이 된 것은 트럼프 당선인이 과거 ‘로 대 웨이드 판결’ 폐기에 주요한 역할을 했던 전례가 있기 때문이다. 미국에서 임신중지권은 1973년 연방대법원의 ‘로 대 웨이드’ 판결에 의해 오랫동안 헌법상 권리로 보장받아 왔으나, 지난 2022년 연방대법원은 이 판결을 폐기하고 각 주가 자체 입법을 통해 임신중지 문제를 결정하도록 했다. 그 뒤 공화당이 집권한 주에선 임신 초기부터 중지를 금지하는 법들을 만들었다.

해당 결정은 조 바이든 행정부 때 나왔지만, 이에 앞서 트럼프 1기 행정부 시절 보수 성향 대법관 3명이 임명되면서 연방대법원 이념 구도가 보수 우위 구도로 재편됐기 때문에 가능했다. 트럼프 당선인은 2022년 폭스뉴스에 출연해 “신이 이 결정을 내렸다”며 지지한다는 취지로 발언한 바 있다.

모니카 세팍 위스프 대표는 “(트럼프 당선이) 불안한 여성들이 (응급피임약을) 쟁이기 시작한 것”이라며 “유사한 양상은 ‘로 대 웨이드 판결’이 폐기됐을 때도 나타났다”고 말했다. 다니카 세베리노 가족계획연맹 부대표는 “미국인들은 자신의 몸을 통제할 자유가 더 제한될 가능성에 대해 당연히 두려움과 걱정을 느끼고 있다”며 “트럼프 당선이 확실시된 직후부터 우리 단체에 도움을 요청하는 사람들이 늘었다”고 말했다고 시비에스는 전했다.

최윤아 기자 ah@hani.co.kr

Copyright © 한겨레신문사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