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식 인기 이정도인줄?…英 명문 요리학교, ‘된장·고추장’으로 경연

영국 요리명문 ‘킹스웨이 칼리지’서 한식 경연
한국 식재료와 장류 등 활용한 요리 선보여
“한식은 런던 음식 트렌드 중 하나”

영국 런던 웨스트민스터 킹스웨이 칼리지 내 레스토랑에서 열린 한식 요리 경연대회 입상자들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연합뉴스

영국 런던에서 일류 요리사를 꿈꾸는 학생들이 한국의 전통 장류와 한식 식재료를 활용해 만든 요리로 경연을 펼쳤다. 한국 음식이 런던에서도 트렌드로 떠오르면서 영국의 요리 명문 ‘웨스트민스터 킹스웨이 칼리지’에서 한식 경연대회를 연 것이다.

주영 한국대사관은 11일(현지시각) 오후 웨스트민스터 킹스웨이가 소속된 런던 최대 공립 직업교육기관 ‘캐피털 시티 칼리지’와 함께 ‘영국 차세대 셰프의 한식요리 경연대회’ 본선을 열었다. 110여년의 전통을 자랑하는 웨스트민스터 킹스웨이 칼리지는 영국의 스타 셰프 제이미 올리브가 다닌 곳으로도 유명하다.  

본선에서는 11명의 학생이 1등 자리를 놓고 경쟁했다. 영국 수도이자 세계적인 대도시로 손꼽히는 런던에서 진행된 경연이었지만 조리대에는 된장, 고추장, 고춧가루, 다진 마늘 등이 있었다.

경연의 주제가 ‘한식’이었기 때문이다. 다만 정통 한국 요리보다는 한국의 식재료와 장류를 활용하되 영국 등 유럽의 현지인들도 쉽게 즐길 수 있는 레시피로 한식 요리의 저변을 넓힌다는 것이 목표였다.  

학생들은 자신만의 한식 레시피를 개발하고 이를 직접 요리로 선보였다. 된장을 입힌 오리고기를 비롯해 뿌리채소와 고추장을 이용한 리소또, 된장과 고추장을 활용한 안심 스테이크 등이 심사위원의 식탁에 올랐다.

1등을 차지한 요리는 ‘생강과 된장을 활용한 대구 요리’였다. 2등과 3등은 각각 ‘고추장을 소스로 한 서양식 튀김 육류 요리인 밀라네제’와 ‘닭육수와 김치를 곁들인 국수’가 뽑혔다. 수상자의 레시피로 만든 요리는 학교에서 일반인을 대상으로 운영하는 레스토랑에서 일주일간 판매된다.

대구 요리로 우승을 차지한 매슈 클리퍼드 학생은 “한국 문화에 관한 유튜브를 즐겨본 경험은 물론이고 한국 도자기에서도 영감을 받았다”며 “한식 레시피 개발에 계속 관심을 두고 탐구하고 싶다”고 말했다.

폴 저비스 킹스웨이 호텔경영요리학부 학장은 이번 행사의 의미에 대해 “영국에서 ‘K-푸드’가 주목받는 추세를 반영한 경연”이라며 “한국 음식이 지금 런던의 최대 음식 트렌드 중 하나이기에 학생들도 이를 받아들이고 살펴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단순히 한국 음식을 따라 하려는 게 아니라 이를 통해 서구의 음식을 향상하고 변화시키려는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