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립토 폭주 기관차 트럼프의 가상자산 공약[엠블록레터]

전성아 엠블록컴퍼니 기자(jeon.seonga@m-block.io) 2024. 11. 13. 1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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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엠블록레터] 트럼프의 효과의 저력을 느끼는 요즘입니다. 자칭 비트코인 대통령을 선언한 트럼프의 당선이 확정된 이후 비트코인의 가격이 무섭게 치솟더니 1억원은 우습다는 듯 매일 사상 최고가를 갱신하고 있죠. 11일 국내 5대 원화거래소의 거래대금은 코스피와 코스닥 거래대금의 합을 넘어서는 19조 7371억원을 기록하기도 했어요. 상상을 초월하는 규모죠? 스탠다드차타드는 올해 말까지 비트코인이 12만 5천달러, 2025년 말까지 20만달러에 이를 수 있다고 예측하고 있고요. 가상자산 시장에 전에 없던 훈풍을 불러 일으키고 있는 트럼프의 가상자산 관련 정책과 발언들을 모아봤어요. 함께 차근차근 살펴보아요.
비트코인 비관론자에서 자칭 가상자산 대통령이 되기까지
트럼프의 공식 홈페이지에서 공개된 2024 공화당 강령 중 가상자산 정책 발췌ㅣ출처: 도널드트럼프 닷컴
비트코인 전고점 갱신의 주역인 트럼프는 아이러니하게도 비트코인 회의론자였습니다. 2019년 트위터를 통해 “비트코인은 스캠”이라며 “가상자산은 가격 변동이 크고 허상에 기반을 두었기 때문에 화폐가 아니며 마약 거래 등 범죄를 조장할 수 있다”고 경고할 정도였어요. 하지만 이번 선거에 출마하며 완전한 비트코인 지지자로 탈바꿈했습니다. 그는 새로운 정치적 무기로 가상자산을 선택했죠.

배경에는 크게 3가지 이유가 꼽혀요. 첫번째, 미국인 5명중 1명은 가상자산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이에요. 특히 유색인종과 젊은 층의 보유율이 높게 나타나고요. 부통령으로 활동했던 만큼 바이든 행정부의 기조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을 것으로 보이는 해리스와 달리 가상자산 부흥 정책을 내놓는다면 이들을 지지자로 흡수할 가능성이 높았죠.

둘째, 바이든 행정부를 비판하기 위함이에요. 바이든 행정부는 증권거래위원회(SEC)를 필두로 투자자 보호를 위해 가상자산 업계를 강하게 규제하고 있었는데요, 증권법 위반 혐의로 수많은 가상자산 사업자와 소송을 이어가며 업계의 불만이 쌓인 상태였어요. 특히 이를 주도하던 게리 겐슬러 SEC 위원장을 공개적으로 비판하며 업계 관계자들이 직접 문제를 제기하기도 했고요. 트럼프가 이 기회를 잡아 친 가상자산 스탠스를 취한 거죠.

셋째, 친가상자산 정치인을 위한 미국 가상자산 업계의 강력한 후원 때문이에요. 코인베이스, 리플, a16z 등 굵직한 가상자산 사업자들은 정치자금 모금단체에 총 2억 달러 이상을 기부하며 엄청난 돈을 제공했어요. 이 자금들은 정당에 관계없이 가상자산 정치인을 돕기 위해 모금되었는데요, 암호화폐 대통령을 선언한 트럼프에게 큰 몫이 할당되었어요. 또한 각 주에서 치뤄진 양원 의원 선거에서도 사용되었고요. 이 덕분인지 미국 대선과 동시에 이뤄진 연방 상하원 선거에서 50개주 중 45곳에서 친 가상자산 정치인이 당선되었죠. 번외로 트럼프 NFT의 성공이 한몫을 했다는 의견도 있고요🤭.

트럼프는 올해 3월 자신이 대통령으로 다시 선출된다면 비트코인 상거래 결제를 허용할 것이라는 발언을 시작으로 대선후보가 되자 2024 공화당 강령에 아래와 같은 내용을 담으며 큰 호응을 얻었어요.

2024 공화당 강령 중 “가상자산” 공화당은 민주당의 불법적이고 비미국적인 가상자산 단속을 끝내고 중앙은행 디지털 화폐(CBDC) 출시에 반대할 것입니다. 우리는 비트코인을 채굴할 권리를 옹호하고 자신의 디지털자산을 직접 보관하고 관리하도록 보장하며 모든 미국인이 정부의 감시 및 통제로부터 자유롭게 거래하도록 보장할 것입니다.

가상자산에 대한 해리스의 입장이 불명확한 것과 확연히 다른 행보였죠. 그러다 가상자산 업계의 지지가 트럼프에게 기울게 되는 이벤트가 발생했어요.

“비트코인을 다시 위대하게”, 폭주기관차 트럼프가 쏟아낸 가상자산 공약
미국 테네시주 내슈빌에서 열린 비트코인 2024 콘퍼런스에서 연설을 하고 있는 도널드 트럼프ㅣ출처: 연합뉴스
가상자산 업계 최대 규모의 행사인 비트코인 컨퍼런스에서 트럼프의 가상자산 공약은 정점을 찍었어요. 큼지막한 발언 6가지를 꼽아 정리해보자면,
❶ 미국을 가상자산 수도로 만들고 가상자산 산업을 적극적으로 육성 ❷ 미국 정부가 이미 보유하고 있거나, 앞으로 획득하게 될 비트코인을 100% 전량 보유하는 게 트럼프 행정부의 정책이 될 것. 이는 사실상 미국의 전략적 비트코인 비축량의 핵심. 모든 미국인이 혜택을 보도록 비트코인을 영구적인 국가 자산으로 만들 계획 ❸ 가상자산 산업은 100여 년 전 철강산업과 같으므로 비트코인을 다른 나라가 아닌 미국에서 채굴해 미국에서 만들것 ❹ 취임 첫날 게리 겐슬러 SEC 위원장을 해고하고 비트코인 및 가상자산에 관한 대통령 자문 위원회를 만들 것. 새로운 SEC 위원장으로는 미래를 건설해야 한다고 믿는 사람을 선임 ❺ 내가 대통령이 된다면 비트코인과 가상자산은 그동안 보지 못했던 수준으로 오를 것. 달러의 가치를 위협하고 있는 것은 비트코인이 아닌 현 정부의 행각. 우리는 안정적인 가상자산 규제안을 통해 미국의 달러 지배력 강화 ❻ 금융당국의 감시가 우려되는 미국 중앙은행의 디지털화폐(CBDC) 창설 반대 등

어안이 벙벙해질 정도로 파격적이었던 그의 발언에 가상자산 업계는 지갑을 활짝 열었어요. 이날 모금된 금액은 약 290억원. 역대 2번째로 많은 모금액을 기록했죠. 이런 트럼프의 발언들이 모여 가상자산 규제 완화의 기대감을 증폭시켰고 현재의 트럼프 효과를 만들어낸거예요.

파격적인 트럼프표 가상자산 정책, 진척 상황은?
지난 11월 5일, 미국의 대선에서 트럼프가 당선되며 전 세계 가상자산 시장은 기대감에 부풀어 있어요. 현재 논의되고 있는 트럼프의 가상자산 정책 관련 내용은 총 두가지예요.

첫째, 트럼프의 가상자산 핵심 정책인 전략적 비트코인 준비에요. 지난 8월 공화당 상원의원인 신시아 루미스는 연준이 비트코인을 준비 자산으로 삼고 5년간 약 100만개를 매입해 20년간 보유한다는 내용을 담은 법안을 발표했어요. 만약 이 법안이 의회에서 통과될 경우 미국은 기존에 보유중이던 20만개의 비트코인을 포함해 비트코인 총 발행량 5% 이상을 손안에 넣게 돼요. 대선과 함께 치러진 양원 의원 선거에서 공화당이 다수당이 되는 ‘레드 스위프’가 가시화되며 법안 통과가 탄력을 받을 것이라 예측되고 있어요.

둘째, SEC 등 주요 경제부처 후보자에 친 가상자산 인물 발탁이에요. 워싱턴 포스트에 따르면 트럼프는 연방 정부가 가상자산에 보다 관대한 입장을 취할 수 있도록 준비하고 가상자산에 우호적인 인물들을 주요 경제부처 후보자로 검토하고 있어요. 특히 취임 첫날에 해고를 예고한 게리 겐슬러의 후임으로 대니얼 갤러거 전 SEC 위원이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죠. SEC 위원장은 정권이 교체되면 스스로 물러난 선례가 많은데요, 개리 겐슬러는 어떤 행보를 보일지도 세간의 관심이 쏠리고 있어요.

트럼프는 오는 2025년 1월 20일 미국의 제 47대 대통령으로 취임하게 돼요. 많은 전문가들은 취임 전까지 큰 이슈가 없다면 비트코인의 가격이 상승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고요. 모쪼록 트럼프의 가상자산 시장 부흥 약속이 변동되지 않고 지켜졌으면 좋겠습니다. 참, 가상자산 가격의 변동폭이 상당하니 투자에 신중을 기하시는 것 잊지 마세요!

전성아 엠블록 연구원(jeon.seonga@m-block.io), 김용영 엠블록 에디터(yykim@m-block.i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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