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속되는 교수·대학생 시국선언…경희대 교수 226명 “윤 대통령, 즉각 퇴진”

이예슬 기자 2024. 11. 13. 15: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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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서대문구 경찰청 앞에서 민주노총 조합원들이 11일 전태일 열사 정신 계승 전국 노동자 대회 및 1차 윤석열 정권 퇴진 총궐기 집회에서 경찰에 연행당한 10여명의 조합원들을 석방하라는 내용의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이준헌 기자

경희대학교 교수들이 13일 시국선언문을 발표하고 윤석열 대통령 퇴진을 요구했다. 성균관대학교에도 정부를 규탄하는 대자보가 붙었다. 지난 7일 대통령의 대국민사과 기자회견에도 불구하고 대학가 시국선언이 계속되고 있다.

경희대학교·경희사이버대학교 교수·연구자 226명은 이날 시국선언문을 내고 “대통령으로서 국민의 생명과 안전에 무관심하며 거짓으로 진실을 가리고 무지와 무책임으로 제멋대로 돌진하는 윤석열은 즉각 퇴진하라”고 밝혔다.

이들은 “매일 수많은 거짓을 목도한다. 거짓에 거짓이 이어지고 이전의 거짓에 대해서는 아무도 책임을 지지 않는다”고 했다. 그러면서 “매일 말의 타락을 보고 있다. 군림하는 말은 한없이 무례하며, 자기를 변명하는 말은 오히려 국어사전을 바꾸자고 고집을 부린다”고 했다. 윤 대통령이 지난 7일 기자회견에서 “대통령 부인이 대통령을 도와 선거를 잘 치르고 국정도 남들에게 욕 안 먹고 원만히 하길 바라는 일을 국정농단이라 한다면 그건 국어사전을 다시 정리해야 할 것 같다”고 말한 것을 비판한 것이다.

이태원 참사·채상병 사망을 두고 책임감 있는 모습을 보이지 못한 정부를 규탄하는 목소리도 냈다. 이들은 “이태원 참사 이후 첫 강의에서 출석을 부르다가 대답 없는 이름 앞에서 어떤 표정을 지을지 알지 못했다”며 “더 이상 강의실에서 학생의 안녕을 즐거움과 기대를 섞어 이야기 하지 못한다”고 했다. 이어 “안타까운 젊은 청년이 나라를 지키다 목숨을 잃어도 어떠한 부조리와 아집이 그를 죽음으로 몰아갔는지 알지 못한다”며 “더 이상 강의실에서 군 휴학을 앞두고 인사하러 온 학생에게 나라를 지켜줘서 고맙고 건강히 잘 다녀오라고 격려하지 못한다”고 했다.

성균관대학교의 학내 게시판에도 이날 윤 대통령의 퇴진을 요구하는 대자보가 붙었다. ‘성균관대학교 졸업을 앞둔 학생’이라 밝힌 대자보 작성자는 “차고 넘치는 논란과 탄핵 사유들을 알맹이 없는 대국민 담화로 입막음하려는 뻔뻔함에 분노를 참을 수 없다”며 “대통령과 영부인이 치외법권을 가진 듯 ‘김건희 특검은 반헌법적 정치 선동’이라 말하며 법치주의를 능멸하지 말라”고 했다. 그러면서 “공천개입이 명백한 윤 대통령 본인의 육성이 담긴 녹취 파일을 부정하며 국민을 우롱하지 말라”며 “김건희 명품백 수수를 무혐의 처리하고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관여에 불기소 처분을 내리는 검찰 독재 정권의 폭주를 멈추라”고 했다.

최근 대학가에서 윤 대통령의 퇴진을 요구하는 시국선언과 대자보가 확산하고 있다. 지난달 28일 가천대를 시작으로 숙명여대·인천대·전남대·충남대·한국외대·한양대·가톨릭대 등에서 교수들의 시국선언이 나왔다. 창원대·서울대·경남·성균관대 등에서는 재학생들을 중심으로 윤 정부를 규탄하는 대자보가 붙었다.

이예슬 기자 brightpearl@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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