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 단숨에 5만→9만달러… `포모` vs `우상향`
9월 5.4만달러서 9만달러 급증
내년 10만달러 도달 의견나와
추가상승 신중·회의론 의견도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미국 대선에서 승리한 뒤 비트코인 가격이 급등하면서 과열 우려도 함께 커지고 있다. 공포와 탐욕 지수는 '극도의 탐욕'을 나타내고 있고, 국내에서도 가상자산 거래 앱이 이용 상위권을 휩쓸면서 소외감에 충동적인 투자에 나서는 '포모'를 주의 해야 한다는 조언도 나온다.
13일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비트코인 가격이 1BTC당 9만달러를 넘었던 이날 공포 및 탐욕 지수는 '극도의 탐욕'을 의미하는 86까지 치솟았다. 지난 9월 7일 26(공포)에서 두 달여 만에 3배 이상 상승했다.
공포탐욕지수는 투자자의 심리상태를 나타내는 지표다. 0에 가까울수록 매도가 많고 100에 가까울수록 투자자들이 공격적으로 매수에 나서고 있음을 의미한다.
미국 대선 변동성이 커지기 시작했던 지난 한 달간 공포탐욕 지수는 탐욕~극단적 탐욕 수준에서 유지되고 있다.
국내 투자자들도 앞다투어 가상자산 투자에 나서고 있다. 국내 증시에서 자금이 빠져나가는 대신, 가상자산 투자는 확대되고 있다.
국내 코인 거래 대금은 29조원에 육박하며 코스피와 코스닥 합산 거래대금을 넘어섰다. iOS 금융 분야 앱 랭킹에서는 가상자산 거래소 앱인 업비트와 빗썸이 각각 1위와 3위를 차지했고, 업비트 실명계좌 서비스를 제공하는 케이뱅크가 2위를 차지했다.
이같은 코인 투자 열풍은 '가상화폐 대통령'을 공언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미국 대선에서 승리하며 본격화됐다. 트럼프 당선인은 가상화폐 규제 완화와 비트코인 전략자산 비축 등을 공약하고 가상화폐 규제에 앞장섰던 게리 겐슬러 증권거래위원회(SEC) 위원장을 해임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지난 9월 5만4000달러선에서 움직이던 비트코인 가격은 지난달 6만7000달러선까지 올랐고, 트럼프의 당선이 확정된 이후 기존 역사적 고점이었던 7만3000달러선을 가뿐히 뛰어넘었다. 급물살을 탄 비트코인 가격은 며칠 사이 9만달러 고지를 밟았다.
시장에서는 비트코인의 우상향 상승세가 계속 이어질 수 있다는 전망과, 조정기 등을 유의하며 투자할 필요가 있다는 신중론이 동시에 나온다.
베팅 플랫폼 '칼시'에서 이용자의 60%는 비트코인 가격이 내년 1월 이전 10만달러에 도달한다고 베팅했고, 이용자의 45%는 이달 중 비트코인이 10만달러에 도달할 수 있다고 봤다.
최윤영 코빗 리서치센터장은 "탐욕지수는 시장의 심리를 반영하지만 단기 지표로서 일시적인 변동성을 나타내기도 한다"며 "단기적 변동성은 커질 수 있지만 트럼프 당선 이후 규제 환경과 통화 정책 변화, 금리 인하 등의 가능성이 시장에 여전히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말했다.
과거 반감기 이후 가상자산이 크게 성장한 것처럼 반감기가 있었던 올해와 내년 큰 폭의 상승이 있을 수 있다는 전망도 내놨다.
그는 "트럼프 호재와 뚜렷한 시장 상승 요인들이 있기 때문에 현재 상황을 섣불리 과열로 판단하기는 어렵다"며 "탐욕지수뿐 아니라 다른 지표와 데이터를 종합적으로 고려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반면 비트코인 가격의 추가 상승 가능성에 대한 신중론과 가치 자체에 대한 회의론도 여전하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BRN의 발렌틴 푸르니에 애널리스트는 상대강도 지수를 근거로 비트코인이 과매수 국면에 진입했다고 해석했다. 고점에 진입한 신규 투자자들 때문에 변동성이 더 커질 수 있다고 봤다.
트럼프 당선인의 공약이 언제 현실화할지 예측하기 어렵고, 트럼프 당선인이 공약한 비트코인의 전략자산 비축이 현실성이 있는지 투자자들이 진지하게 고려하지 않고 있다는 지적도 있다.
웹3 컨설팅 기업 디스프레드의 김동혁 리서처는 "가상자산 시장은 전통 금용시장과 비교해 상당히 높은 변동성을 보유하고 있다"며 "감당할 수 있는 금액만을 투자하고, 일정 비율 현금을 보유하면서 다른 자산이나 섹터에 적절히 분산하는 등 리스크 관리가 동반돼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남석기자 kns@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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