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소 뿜는 플라스틱, 석탄 추월 멀지 않았다 [유레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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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라스틱은 세상에 나온 지 한 세기도 안 돼 현대 문명의 필수 소재로 자리잡았다.
플라스틱은 에너지 전환에 필요한 각종 설비를 만들기 위해서도 계속 필요한데, 이에 따라 증가하는 수요를 나무나 금속 같은 다른 소재로 대체하거나 바이오 원료로 전환하는 데는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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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라스틱은 세상에 나온 지 한 세기도 안 돼 현대 문명의 필수 소재로 자리잡았다. 무슨 형태로든 만들기 쉽다 보니 주변을 둘러보면 안 쓰인 곳을 찾기 어렵다. 가벼우면서도 내구성이 강해 다양한 전기·전자 기기는 물론 자동차와 우주선에까지 들어가고, 투명하면서도 유연한 특성은 주사기와 튜브 등의 의료용 기구에 적합해 많은 생명을 구하기도 했다.
하지만 최근에는 지구를 병들게 하는 대표적 환경 오염원으로 더욱 주목받는 존재가 됐다. 세계적으로 3분의 2가량이 포장용기와 일회용품을 비롯한 평균 수명 5년 미만의 제품으로 만들어져 사용되고 쉽게 버려지기 때문이다. 특히 99%가 석유를 원료로 만들어져 재활용은 물론 최종 폐기 처리되는 과정에서 기후변화를 초래하는 온실가스를 대량 배출하는 것도 문제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지금 추세면 2022년 기준 19억t인 전세계 플라스틱의 전체 수명 주기 온실가스 배출량이 2040년에는 28억t까지 늘어날 것으로 추정한다. 지난 8월 오이시디 환경정책위원회가 승인한 ‘2040년까지 플라스틱 오염을 제거하기 위한 정책 시나리오’ 보고서는 2040년까지 플라스틱 오염을 종식시키는 가장 야심적인 시나리오를 따르더라도 17억t 이하로 줄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반면 국제에너지기구(IEA)가 지난달 공개한 ‘2024 세계 에너지 전망’ 보고서를 보면, 기후변화의 주범으로 꼽히는 석탄화력발전소의 온실가스 배출량은 현재 정책을 기반으로 한 시나리오에서도 2030년이 되기 전 정점을 찍고 줄어든다. 각국이 에너지 전환 공약을 모두 이행하는 시나리오(APS)에서는 지난해 112억7천만t인 배출량이 2040년이면 28억3천만t까지 감소하고, ‘2050년 탄소중립경로(NZE)’ 시나리오를 따르면 1억t 훨씬 아래까지 줄어든다.
두 국제기구의 전망대로면 플라스틱의 전체 수명 주기 온실가스 배출량은 머지않아 석탄발전 온실가스 배출량을 추월하게 된다. 플라스틱은 에너지 전환에 필요한 각종 설비를 만들기 위해서도 계속 필요한데, 이에 따라 증가하는 수요를 나무나 금속 같은 다른 소재로 대체하거나 바이오 원료로 전환하는 데는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국제사회는 오는 25일부터 부산에서 플라스틱 오염에 대응할 협약문을 성안하기 위한 최종 협상회의를 연다. 플라스틱의 바다에 빠진 지구를 구할 단초가 부산에서 마련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김정수 선임기자 jsk21@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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