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만 빼가” 다수당 위태로울라···트럼프 ‘차출’에 공화당 당혹

김희진 기자 2024. 11. 13. 15: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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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크 왈츠·엘리스 스터파닉 하원의원 지명에
“트럼프, 하원에서 더 많은 의원 빼갈 순 없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선거가 치러진 다음 날인 지난 6일(현지시간) 플로리다주 웨스트 팜비치 컨벤션 센터에서 웃고 있다. A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2기 내각과 백악관 인선에 연방 하원의원을 잇달아 차출해가자 공화당 지도부에서 당혹스러운 목소리가 나왔다. 가까스로 과반 의석을 차지할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서 하원의원이 더 빠져나가면 다수당 지위가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트럼프 당선인은 12일(현지시간) 마이크 왈츠 하원의원(플로리다)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으로 공식 지명했다. 전날에는 엘리스 스터파닉 하원의원(뉴욕)을 유엔 주재 대사로 낙점했다. 왈츠 의원과 스터파닉 의원은 지난 5일 치러진 하원 선거에서 넉넉한 표 차로 당선을 확정했는데, 이들이 공식 임명될 경우 해당 지역구는 보궐선거를 치러야 한다.

AP통신 집계에 따르면 이날 기준 하원 전체 435석에서 공화당은 216석을 확보해 민주당(207석)을 앞서고 있다. 218석 이상을 얻어 다수당 지위를 유지하는 게 유력해 보이지만, 의석수 차이는 크지 않으리라고 예상된다. 아직 승패가 결정되지 않은 12개 지역구는 개표가 진행 중이며 민주당이 비교적 우세한 캘리포니아에 이들 지역구가 몰려있다.

공화당으로선 추가로 하원의원이 차출되면 다수당 지위가 흔들릴 수도 있다. 특히 내부 분열이 잦은 공화당 분위기를 고려하면 이미 빠진 2석만으로도 향후 트럼프 당선인의 책상에 올라갈 법안에 큰 차이를 만들 수 있다고 미 정치전문매체 더힐은 지적했다. 민주당과 의석 차가 적은 데다, 법안 이해관계 등에 따라 공화당 일부 의원까지 이탈하면 트럼프 당선인이 내세운 미국 우선주의 의제를 계획대로 밀어붙이기 어려울 수 있다는 것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당선인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으로 지명한 마이크 왈츠 하원의원(플로리다·좌)과 유엔 주재 대사로 지명한 엘리스 스터파닉 하원의원(뉴욕). 로이터·AP연합뉴스

마이크 존슨 하원의장(공화)은 이날 기자들에게 “트럼프 당선인과 나는 지난 며칠간 이 문제에 대해 여러 차례 대화했다”며 “더 많은 의원이 떠날 것으로 예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트럼프 당선인은 하원의 ‘숫자 게임’(당별 의석 분포)을 전적으로 이해하고 중시한다”고 덧붙였다. 스티브 스컬리스 하원 공화당 원내대표도 왈츠·스터파닉 의원의 자리를 채우는 보궐선거 때까지만이라도 트럼프 당선인이 추가로 의원을 발탁하지 않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지역구가 뉴욕인 스터파닉 의원의 경우 사퇴하면 주지사가 10일 내 보궐선거 시행을 발표하고 70~80일 안에 선거를 치러야 한다. 왈츠 의원 지역구인 플로리다주에서도 주지사가 보궐선거 일정을 정하는데, 더 폭넓은 재량권이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두 의원 모두 언제 사임할지 아직 밝히지 않은 가운데 보궐선거로 빈자리를 채우기까지는 통상 몇 달이 걸린다.

익명을 요구한 한 공화당 소속 하원의원은 미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에 “트럼프 당선인이 하원의원을 더 뽑아갈 순 없다”며 “우리 다수당 지위는 너무 위태롭다”고 말했다. 다만 폴리티코는 마이크 로저스 의원(앨라배마)을 포함해 2기 행정부 입각이 거론되는 하원의원이 몇 명 더 있다고 전했다.

김희진 기자 hji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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