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엔 유통기한 없어"... 이문세, '리빙 레전드'의 여정은 계속 된다 [종합]
"음악에는 유통기한이 없듯이 새 앨범을 내는 데도 기한이 필요한 것은 아니라고 생각해요. 17집을 준비하면서 음악을 발표하는 이유는 각 시기에 어울리는 곡들을 들려드리고 싶어서죠. 내년에는 17집이 꽉 다 채워져서 '새 앨범이 이제 다 만들어졌다'라는 좋은 소식을 전해드리고 싶어요."
가수 이문세가 음악에 대한 고민과 자신의 음악적 소신을 한 데 담아 정규 17집을 향한 여정을 이어간다. 40년이 넘는 시간 동안 국내 대중음악계의 '리빙 레전드'로 대중에게 감동과 위로를 전해왔던 그의 음악 여행은 앞으로도 계속 된다.
이문세는 13일 오후 서울 마포구 상암동 스탠포드호텔 서울에서 정규 17집 선공개곡 발매 기념 첫 제작발표회를 개최했다.
지난해 12월 선공개 된 '웜 이즈 베러 댄 핫'으로 정규 17집을 향한 여정을 시작했던 이문세는 이날 오후 6시 또 다른 선공개곡 '이별에도 사랑이' '마이 블루스'를 발매한다.
"음악하기 잘 했구나"... 이문세, 신곡 공개에 미소
'이별에도 사랑이'는 섬세하고 강렬한 이별의 감정을 표현한 발라드곡으로 연인과의 이별을 넘어서 인생에서 소중한 사람들과의 다양한 이별을 떠올리게 하는 노래다. 이문세의 섬세하고 담담한 가창은 "이별에도 사랑이 가득할 줄 몰랐네"라는 가사를 만나 리스너들의 마음을 울릴 예정이다.
또 다른 선공개곡인 '마이 블루스'는 이문세가 직접 작사·작곡한 곡이다. 가수로 긴 시간을 살아오며 느낀 감정과 상황들을 솔직하게 담아낸 이 곡은 따뜻한 시선으로 세상을 바라보며 목가적인 일상과 무대의 삶 사이에서 균형을 잡는 이문세의 진솔한 이야기를 담았다.
이날 제작발표회에서 신곡 뮤직비디오를 공개한 이문세는 "음악하기 잘했구나 싶다"라며 미소를 지었다. 그는 '마이 블루스'에 대해 "이 노래를 제가 늘 친구들이나 가족들이나 후배들에게 사석에서 하는 이야기가 '잘 놀다 잘 가자'다. 정말 여러 의미가 함축된 말이지 않나. 잘 살기도, 잘 가기도 참 쉽지 않은 세상이다. 너무 소중한 시간들이고 젊은이들에게 충고와 용기와 위안을 주고 싶었던 곡이다. 격려의 의미를 담았다"라고 설명했다.
'이별에도 사랑이'에 대해서는 "이 계절에 가장 잘 어울리고 이문세다운, 이문세도 사랑이라는 걸 해봤고 그 사랑에도 감사함과 고마움이 있었다는 것을 편안한 왈츠 리듬에 실어서 툭 던지고 싶었다"라고 덧붙였다.
"정규 17집, 창작의 고통 느꼈다"
이문세는 내년 앨범 완결을 목표로 정규 17집 수록곡들을 순차적으로 공개할 예정이다. 이날 이문세는 정규 17집의 정확한 발매 시기에 대한 MC 박경림의 질문에 "저도 잘 모르겠다. 경림 씨가 이때쯤 나오라고 하면 최선을 다해서 기한을 맞춰 내보겠다"라고 너스레를 떤 뒤 "곡 작업은 계속 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이문세는 "오늘까지 포함해서 발매한 세 곡도 사실 창작의 고통이라는 것이 이런거구나 싶다. 예전에는 뭣도 모르고 음악을 만들고 씩씩하게 해왔는데, 이제는 조금 더 면밀하게 곡을 만들고 '이 시기에 이 곡을 내는 것이 맞나' 등 여러가지 생각이 꽉 차있으니까 예전에 비해서 새 음악을 만들기가 녹록치가 않다"라고 작업의 고충을 고백한 뒤 "그래서 이렇게 더뎌지고 늦춰지는 건데, 빨리 해서 좋은 것이 하나도 없다고 생각한다"라는 솔직한 생각을 밝혔다.
이어 "이번 앨범에 17집이라는 타이틀이 걸려 있지 않나"라고 말한 그는 "지난 16장의 앨범을 어떻게 내왔나 생각이 안 날 정도로 까마득한 옛날 이야기다. 1집을 냈을 때 '나는 앨범을 10장, 20장 내는 가수가 될거야'라고 생각해 본 적이 한 번도 없고 주어진 시기에 켜켜이 곡들을 쌓아서 앨범을 냈고, 그렇게 차곡차곡 앨범이 쌓여서 16번째 앨범이 됐던 거였다. 이번에도 마찬가지다. 이번 앨범을 켜켜이 쌓아 나가서 몇 곡이 완성이 돼야 17집 앨범을 떳떳하게 내놓을 수 있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1983년 정식 데뷔 이후 어느덧 40여년이 넘게 음악 활동을 이어오고 있는 이문세는 '살아있는 레전드'라는 수식어에 "너무 부담스럽고 부끄럽다"라며 겸손한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오랜 시간 다수의 히트곡과 마음을 울리는 노래들을 들려주고 있는 그의 행보는 가히 '레전드'라 칭하지 않을 수 없다. 이날 그는 자신의 오랜 음악 생활의 원동력에 대해 "음반 뿐만 아니라 공연에서도 그 힘과 에너지를 얻었고 음악인이라는 카테고리 안에서 활동을 했기 떄문에 가능하지 않았나 싶다"라고 말했다.
이어 "마이크를 잡고 대중들 앞에서 노래를 한지 40년이 넘었다. 그 이야기는 중간에 힘든 과정도 있었고 넘어야 할 강과 산과 무릉도원도, 우여곡절도 있었지만 40년 이상 박수를 놓치지 않고 외면받지 않았기 때문에 마이크를 잡을 수 있지 않았나 싶다"라며 "새 앨범을 만들 때마다 대중을 의식했다고 볼 수도 있다. 물론 히트곡이 나왓으면 하는 마음도 있지만, 적어도 '이 음악이 먹힐까 안 먹힐까'에 대한 고민은 없었던 것 같다. 그냥 제가 던지고 싶은 음악에 많은 분들이 공감해주면 감사하겠지만 아니어도 어쩔 수 없다 싶다. 사실 큰 히트를 기록한 앨범도 있지만 아니었던 앨범들도 없지 않다. 그렇지만 그 때 '당장 그만둬야지'하는 대신 음반과 공연에서 힘을 얻으며 활동을 했기 때문에 활동을 이어올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라고 전했다.
오랜 시간 활동을 이어왔지만 여전히 이문세 표 음악이 가진 가장 큰 힘은 '올곧음'과 '맑음'에서 오는 감동이다. 이같은 감성을 꾸준히 유지해 온 비결에 대해 이문세는 "음악하는 사람은 조금 단순한 삶을 살아야한다고 생각한다. 정말 음악만 하는 단순한 사고, 생각들이 40년 이상 마이크를 잡게 했던 것이 아닐까 싶다. 복잡하지 않은 삶들이 비결인 것 같다. 저는 이완과 집중을 잘 유지하고 있는 아티스트인 것 같다"라고 밝혔다.
정규 17집 작업과 콘서트 등, 이문세는 내년까지 예정된 활동에 박차를 가하며 음악 생활을 이어갈 예정이다. 그는 앞으로의 행보에 대한 질문에 "저는 특별한 계획이 없는 뮤지션이다. 주어진 것에 매 순간 최선을 다하면서 살아왔다. 주어진 것들을 최선을 다해서 충실하게 해내는 것이 제 계획이다. 내년까지 예정된 공연들을 계속 잘 해나가는 것이 지금의 목표"라고 본인다운 담백한 답을 건넸다.
한편, 이문세의 정규 17집 선공개곡 '이별에도 사랑이' '마이 블루스'는 이날 오후 6시 주요 음원사이트를 통해 발매된다.
홍혜민 기자 hhm@hankookilbo.com
Copyright © 한국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품위 없다" "신경 끄라" 명태균·강혜경 변호사도 대리전 | 한국일보
- "'전세 사기' 등 청년 피해자 양산" 치아 8개 빠진 황동혁이 고민한 '오겜' 시즌2 | 한국일보
- "오답 없는 사회, 당신이 정답" 故 송재림의 6년 전 수능 응원 메시지 | 한국일보
- 사강, 남편과 사별 후 심경 고백 "시선 때문에 힘들었다" ('솔로라서') | 한국일보
- 김호중에 실형 선고한 판사 "일말의 죄책감 가졌는지 의문" 질타 | 한국일보
- '900만 구독자' 진우·해티 부부 "한 달 수입? 국산 차 한 대 값"... 해명 | 한국일보
- “차문이 왜 안 열리지?” 불타는 테슬라에 갇힌 4명 전원 사망 | 한국일보
- "밑도 끝도 없이 잔혹"…부풀려진 드라마 속 여성 범죄자 | 한국일보
- '1분당 10만원' 연체료 물린 사채꾼... 추심 시달리던 싱글맘 목숨 끊었다 | 한국일보
- [르포]토지 매입에만 180억…제주삼다수는 왜 한라산의 땅부자가 됐을까 | 한국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