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은 벌써 움직이네”…미국서 로비 비용 확 늘린다는데, 한국은?

관세 등 대비 비용 늘려

일본 주요 자동차 업체가 미국에서 쓴 로비 활동비가 도널드 트럼프 1기 행정부 당시 크게 늘었고, 내년 2기 행정부가 출범하면서 더 증가할 것으로 관측됐다.

13일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은 미국 정치자금 추적단체 ‘오픈시크릿츠’의 자료를 바탕으로 도요타, 혼다, 닛산 등 일본 3대 완성차 업체의 연평균 대(對) 미국 로비활동 비용을 분석했다. 이에 따르면 이들 3사의 트럼프 1기(2017∼2020년) 시기 로비 비용은 버락 오바마 2기(2013∼2016년) 시기 보다 25% 급증했다.

도요타의 트럼프 1기 때 연평균 대미 로비 비용은 오바마 2기 때보다 32%나 늘어난 약 646만달러(약 91억원)에 달했다. 특히 2019년 한해동안 도요타는 과거 20년간 최고 금액인 711만달러(약 100억원)를 대미 로비 활동에 썼다. 혼다와 닛산도 트럼프 1기 연평균 미국 로비 비용이 오바마 2기 대비 각각 19%, 18% 많았다.

이들 업체들의 미국 로비 비용은 조 바이든 대통령이 집권한 뒤에도 크게 줄지 않았다. 이들 3사가 2021∼2023년에 쓴 연평균 로비 활동비는 오바마 2기 대비 16% 많았다.

닛케이는 관세 부과 등 트럼프 1기때 보호주의 정책과 바이든 정부의 EV 우대 정책에 대응하기 위한 조치라고 분석했다. 미국에서는 로비활동이 합법인데, 특히 자동차 업계에게는 관세 등 정부 정책에 따라 경쟁 환경이 크게 달라지기 때문에 로비활동이 더욱 중요하다. 실제로 트럼프 1기때 일본 완성차 3사의 로비 활동비 증가율은 전체 기업의 로비 활동비 증가율을 크게 웃돌았다.

일본 도요타자동차.[EPA 연합뉴스]

대미 로비활동비를 늘린것은 일본 업체들만은 아니었다. 중국 전기차 기업 BYD(비야디)도 2014년 미국에서 로비 활동비를 쓰기 시작해 지난해 역대 최다인 104만달러(약 14억6000만원)를 지출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중 대립 여파로 중국 기업들에 대한 규제가 강화되자, 이로인한 영향을 조금이라도 누그러뜨리려는 목적인 것으로 풀이된다.

닛케이는 트럼프 당선인이 백악관에 재입성하면서 자동차 업체들이 관세 인상 등에 대응해 로비 활동에 더 많은 힘을 쏟을 것으로 전망했다. 트럼프 당선인은 선거전부터 중국산 수입품에 관세 60% 이상, 다른 나라에서 수입하는 모든 물품에 관세 10∼20%를 부과하겠다고 공공연히 밝힌 바 있다.

이와 관련 아오야마 신지 혼다 부사장은 지난 6일 기자회견에서 “(관세는) 단기적으로 큰 영향이 있다”며 “로비 활동을 포함해 대응해 가고자 한다”고 말했다. 우치다 마코토 닛산 사장도 지난 7일 기자회견에서 로비 활동을 중시하겠다는 뜻을 나타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