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명태균 녹취` 추가 공개…기관장 인사·대통령 일정 거론

김건희 여사 공천 개입 의혹과 미래한국연구소의 불법 여론조사 의혹 등 사건의 핵심 인물인 명태균 씨가 9일 오전 경남 창원시 성산구 창원지방검찰청(창원지검)에 출석해 취재진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이 13일 윤석열 대통령 부부의 공천·인사개입 핵심 관계자인 명태균씨와 관련된 추가 녹취파일을 공개했다. 명씨가 지역 공공기관장 인사 등에 개입하고 윤 대통령의 일정을 공유하는 등의 정황이 담긴 녹취다.

민주당은 이번에 공개한 녹취가 명씨가 지난해 6월13일 김영선 전 국민의힘 의원의 회계책임자였던 강혜경씨와 통화했던 내용이라고 설명했다. 이 녹취에는 명씨로 추정되는 인물이 경남테크노파크 원장 공고를 언급하면서 "경남테크노파크는 창원산업진흥원보다 훨씬 높아"라고 언급하는 내용이 담겼다.

또 2022년 6월 20일 녹취에는 명씨가 강씨에게 "박완수 (경남도지사)한테 22일에서 25일 사이 대통령이 내려온다고 연락이 왔다"고 언급하는 내용이 포함됐다. 실제로 윤 대통령은 이틀 후인 22일 해당 업체의 공장을 방문했다. 명씨는 또 "대통령 온다고 아무한테 이야기하면 안 돼요"라며 "대통령 일정이 공개되면 그것도 법에 걸린다"고 당부했다. 이어 관련 주식을 사라며 "가만히 쥐고 있으면 6~7만원은 간다"고 말했다.

황정아 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명태균 씨가 윤 대통령의 두산에너빌리티 공장 방문을 사전에 파악하고 떠들고 다녔던 것으로 드러났다"며 "심각한 국기문란 사건이다. 국가 기밀사항인 대통령 일정과 동선을, 대체 민간인에 불과한 명 씨가 어떻게 사전에 알 수 있었는지 명명백백히 밝혀야 한다"고 비판했다.

한편 민주당은 명씨가 김건희 여사로부터 500만원이 든 돈봉투를 받았다는 취지로 검찰에 진술했다는 언론 보도를 두고도 강하게 비판했다.

김민석 최고위원은 "검찰이 명태균 사건은 단순 정치자금 사건으로 시나리오를 정했고, '500만원 돈봉투'는 미담 조미료로 바꾸려고 한다"며 "실권자인 영부인만 산다면 어떤 쇼도 가능한 정권"이라고 주장했다.전혜인기자 hye@d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