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금청구권 신탁 시장 열렸다…보험사들 선점 경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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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망보험금을 신탁 자산으로 운용할 수 있게 되면서 이를 유치하기 위한 은행·증권·보험업계 간의 경쟁이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2호 계약자의 경우 해외에 거주하고 있는 자녀가 국내 자산관리 등에 어려움이 있는 점 등을 고려해 계약자 본인의 사망보험금을 신탁회사인 은행을 통해 수령 및 운용할 수 있도록 설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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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녀 경제적 자립 돕거나 유가족 간 다툼 방지"
[서울=뉴시스] 남정현 기자 = 사망보험금을 신탁 자산으로 운용할 수 있게 되면서 이를 유치하기 위한 은행·증권·보험업계 간의 경쟁이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도입 첫 날 하나은행과 삼성생명, 흥국생명에서 첫 계약이 체결된 가운데, 일각에선 종신보험을 보유하고 있는 보험업계가 선점효과를 누릴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13일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자본시장법 시행령 및 금융투자업규정 개정안이 전날부터 시행됐다. 이번 개정을 통해 보험금 청구권 신탁이 출시될 수 있는 법적 기반이 마련됐다.
보험금청구권 신탁은 생명보험에 가입한 계약자(위탁자)의 사고 시 지급되는 사망보험금을 신탁회사인 금융기관(수탁자)이 보관, 관리, 운용 후 사전에 계약자가 정한 방식대로 신탁 수익자에게 지급하는 제도다.
최근 고령화, 국민 재산 축적 등으로 가계 재산을 종합적으로 관리하는 수단으로서 신탁의 역할이 중요해지고 있다.
미국, 일본 등 해외에서는 보험금을 포함해 다양한 재산을 상속하는데 신탁이 활용되고 있으나 우리나라의 경우 보험금 청구권 신탁에 대한 규정이 없어 신탁회사(은행·보험·증권사)들이 보험금 청구권 신탁을 출시하지 못했다.
이에 금융위원회와 법무부는 협의를 거쳐 보험금 청구권도 일정 요건을 갖추면 신탁이 가능하도록 제도 개선을 추진했다.
보장 대상은 3000만원 이상 일반 사망 보장에 한정한다. 재해·질병 사망 등 특약 사항 보험금청구권은 신탁이 불가능하다. 계약 특성상 보험계약대출도 신탁이 안 된다.
구조상 보험계약자와 피보험자가 동일하며 수익자는 직계존비속과 배우자로 제한한다.
현재까지 은행 2건, 보험사 2건 등 총 4건의 계약이 체결된 것으로 알려졌다. 하나은행은 전날 은행권 최초로 1호, 2호 계약을 체결했다.
하나은행의 1호 계약자인 50대 가장은 만약의 사고를 대비해 본인의 사망보험금이 미성년자인 자녀를 위해 쓰일 수 있도록 설계했다. 2호 계약자의 경우 해외에 거주하고 있는 자녀가 국내 자산관리 등에 어려움이 있는 점 등을 고려해 계약자 본인의 사망보험금을 신탁회사인 은행을 통해 수령 및 운용할 수 있도록 설계했다.
삼성생명은 미성년 자녀를 둔 50대 여성 CEO가 체결했는데, 본인의 사망보험금 20억원에 대해 자녀가 35세가 도래하기 전까지는 이자만 지급하다 자녀가 35세, 40세가 되는 해에 보험금의 50%씩 지급하도록 설계했다.
흥국생명은 기업체 임원인 50대 남성이 본인의 사망보험금 5억원에 대해 자녀가 40세가 도래하기 전까지는 이자만 지급하다가 자녀가 40세, 45세가 되는 해에 보험금의 50%씩 지급하도록 설계했다.
현재 국내 보험사 중 보험금청구권 신탁을 받을 수 있는 곳은 종합재산신탁업 자격을 취득한 삼성·한화·교보·흥국·미래에셋생명 등 5개사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경제적 자립이 어려운 자녀에게 생애주기에 맞춰 분할 지급해 자녀가 경제적으로 자립할 수 있게 돕거나 수익자를 미리 지정해 유가족 간 다툼을 미연에 방지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nam_jh@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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