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절로 탄소 다이어트`...나무·풀로 `항공유` 만든다

KIST, 비식용 식물자원 활용한 생산기술 개발
나프텐 등 고에너지 성분 포함..친환경 항공 구현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은 나무나 풀 등 식물자원을 활용해 고에너지 성분이 포함된 '차세대 지속가능 항공유'를 개발했다. KIST 제공

KIST가 비식용 식물자원에서 생산한 '지속가능 항공유' 모습, KIST 제공

나무, 풀 등 비식용 식물자원을 활용해 항공유를 만들 수 있는 기술이 개발됐다. 식량자원 기반의 지속 가능한 항공유와 달리 폐가구, 농업·임업 폐기물 등에서 연료를 확보해 항공산업 탄소 감축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은 하정명·유천재 박사 연구팀이 목재 등 식물 원료로 석유 항공유와 유사한 성분의 차세대 '지속가능 항공유(SAF)'를 개발했다고 13일 밝혔다.

차세대 지속가능 항공유는 식물 원료를 포함한 다양한 원료와 기술로 생산되는 항공유다. 항공업계는 2027년부터 항공 분야 온실가스 의무 감축 시행에 따라 폐식용유, 팜유 등으로부터 얻어지는 지속가능 항공유(SAF) 도입을 적극 검토하고 있다. 하지만 기존 식량 자원 중심의 지속가능 항공유는 석유 항공유 일부 성분만을 대체할 수 있고, 원료 확보가 어렵다.

연구팀은 나무, 풀과 같은 비식용 식물자원을 분해해 얻은 오일을 기반으로 탈탄소와 중합반응을 통해 고에너지 성분이 포함된 지속가능 항공유를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 이 항공유에는 나프텐, 방향족 등 대부분의 고에너지 성분이 포함돼 있다. 연구팀은 개발된 항공유 생산 공정을 100시간 이상 연속 운전해 상업화 연계 가능성을 높였다. 항공유에 필요한 높은 열량의 고에너지 연료 성분 생산 기술을 실험실이 아닌 실제 산업 현장에서 대량 생산 가능한 기술적 기반을 확립했다는 게 연구팀의 설명이다.

연구팀은 연속 운전 기술을 파일럿 규모에서 실증하고, 상용 공정을 위한 대규모 스케일업 연구를 지속할 예정이다.

하정명 KIST 박사는 "비식량 자원을 항공유 생산에 활용할 수 있어 기존 식용 원료에 집중됐던 연료 자원의 활용 범위를 확장했다"며 "앞으로 차세대 지속가능 항공유의 상용 공정기술을 빠르게 확보해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이 연구결과는 국제 학술지 '에너지 전환&관리(지난 8월 15일)'에 실렸다.

이준기기자 bongchu@d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