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 기재소위서 정부 예비비 절반 2조4000억원 삭감…與 반발 퇴장

기재부, 예비비 삭감 반대…여야 합의 증액 예산도 동의 불가 입장

(시사저널=신현의 디지털팀 기자)

최상목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지난 6일 오전 열린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내년 예산 관련 질의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이 13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예산결산기금심사 소위원회에서 내년도 정부 예비비를 절반 규모로 삭감하는 안을 단독으로 통과시켰다. 여당인 국민의힘은 이에 항의하며 표결에 불참, 회의장에서 퇴장했다.

앞서 정부는 올해 예산보다 14.3% 증액한 4조8000억원 규모의 예비비 편성안을 제출했다. 그러나 민주당은 이 가운데 절반에 해당하는 2조4000억원을 감액한 안을 이날 통과시켰다.

기획재정부는 예비비 삭감 규모에 반대하며 여야가 그간 합의한 증액 예산에도 동의할 수 없다는 입장을 나타낸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기재부는 올해 예비비 증액 이유로 미 대선 등 국제정세 변화, 재난·재해 등 불확실성 확대, 감염병 유행 가능성 등을 꼽았다.

반면 야당은 코로나19 이전 예비비 규모가 3조원 수준이었고, 2023년 예비비 4조6000억원 중 3조3000억원이 불용된 점 등을 고려하면 예비비가 특별한 사유 없이 과도하게 편성돼 감액 조정이 필요하다고 주장해왔다.

야당 단독으로 소위에서 감액안이 통과하면서 이날 오전 예정됐던 기재위 전체 회의는 열리지 않았다.

예비비란 예측할 수 없는 예산 외의 지출 등을 충당하기 위해 일정 한도에서 미리 책정하는 금액이다. 사업 예산과 달리 구체적인 심의 없이 총액에 대해서만 국회 승인이 이뤄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