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아연, 유상증자 철회···연말 주총서 ‘경영권 분쟁’ 판가름
고려아연이 지난 10월 30일 제출한 일반공모 유상증자 결정을 11월 13일 철회했다. 앞서 금융감독원은 지난 11월 6일 “투자자에게 중대한 오해를 일으킬 수 있다”며 고려아연에 증권신고서를 정정하라고 요구했다.
고려아연은 이날 오전 임시 이사회를 마친 뒤 “지난달 30일 일반공모 유상증자를 결의할 당시에는 미처 예상하지 못했던 주주와 시장 관계자의 우려 등을 지속해서 경청하고 이를 겸허한 마음으로 수용해 왔다”며 이같이 밝혔다.
고려아연은 지난 10월 30일 자사주 소각 후 보통주 373만2650주를 주당 67만원에 일반 공모 형태로 신규 발행하겠다고 밝혔다. 유상증자 규모는 발행주식 전체의 20% 정도였다. 유상증자가 성공하면 고려아연 최윤범 회장 측은 우호 지분 3∼4%가량을 확보할 수 있었다.
고려아연이 유상증자 계획을 발표하자 거센 비판이 나왔다. 앞서 고려아연은 영풍·MBK파트너스 연합과 경영권 분쟁을 하면서 주주가치를 제고하겠다며 주당 89만원에 자기주식을 공개매수했다. 그런데 자기주식 공개매수 종료 일주일 만에 일반공모 유상증자 결정을 발표했다. 경영권 분쟁에서 지분율을 높이기 위해 회사가 돈을 빌리고는 주주에게 빚을 갚게 한다는 비판이 컸다. 고려아연이 자사주 공개매수가 끝나기 전에 유상증자를 계획했고 이를 공시하지 않았다는 의혹도 일었다.
고려아연은 “지난달 23일 자기주식 취득 공개매수가 끝난 뒤 거래량이 급감하면서 주가가 급등하는 등 시장의 예측을 벗어나는 상황이 발생했다”며 “불안정성이 극도로 심화하고 있다는 점에서 일반공모 유상증자를 결의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일반공모 유상증자를 공시한 이후 시장 상황 변화에 대해 기관투자자와 소액주주 등의 우려가 있었고, 금감원으로부터의 증권신고서 정정 요구 등이 있었다”며 “이는 애초 일반공모 유상증자를 추진할 당시에는 충분히 예측하기 어려웠던 상황”이라고 말했다.
고려아연의 유상증자 계획이 무산되면서 고려아연 경영권 분쟁은 이르면 연말 임시 주총에서 의결권 대결로 판가름 날 가능성이 크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현재 영풍 MBK파트너스 연합의 고려아연 지분율은 39.83%다. 최윤범 회장과 우호 지분은 약 34.65%로 추산된다.
홍진수 기자 soo43@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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