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업-ing] 오아시스 스튜디오 “OVP·오닉스·디보틀로 콘텐츠 에코시스템 구축”
[IT동아 한만혁 기자] 시각 특수 효과(VFX) 전문 스타트업 오아시스 스튜디오(OASYS STUDIO)는 콘텐츠 제작자가 인공지능(AI)을 보다 효율적으로 활용하는 제작 환경을 만들기 위해 새로운 에코시스템 구축을 시도하고 있다. 이를 통해 제작자가 AI, 클라우드 등 새로운 기술에 대응하면서 작업 효율을 높이고 지속적으로 수익을 창출하는 산업 구조를 만들고자 한다.
현재 오아시스 스튜디오는 콘텐츠 에코시스템의 기반이 되는 OVP(OASYS VFX Pipeline), 오닉스(Onyx), 디보틀(D’Bottle) 등의 콘텐츠 제작 지원 솔루션을 개발하고 있다. OVP는 클라우드 기반 VFX 제작 솔루션, 오닉스는 매니지먼트 툴, 디보틀은 디지털 에셋 마켓이다. 오아시스 스튜디오는 최근 60억 원 규모의 프리 시리즈A 투자를 유치했다. VFX 제작 역량과 에코시스템 구축에 대한 비전으로 공감대를 얻은 덕이다.
컴퓨터 그래픽(CG), VFX 제작 분야에서 30년 이상의 경험과 기술력을 쌓은 이지윤 오아시스 스튜디오 대표는 “콘텐츠 제작자가 급변하는 환경에서도 콘텐츠 제작을 주도하는 산업 구조를 만드는 것이 목표”라고 강조한다.
이지윤 대표를 만나 오아시스 스튜디오가 구축하고 있는 콘텐츠 에코시스템과 콘텐츠 제작 지원 솔루션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새로운 콘텐츠 제작 플랫폼 구축하는 오아시스 스튜디오
IT동아: 안녕하세요, 이지윤 대표님. 대표님 소개 부탁드립니다.
이지윤 대표: 안녕하세요, 오아시스 스튜디오 이지윤입니다. 저는 1993년부터 CG, VFX 콘텐츠를 제작했습니다. 전공은 미술인데, PC로 제작하는 CG에 관심이 많았습니다. PC를 이용해 제가 원하는 동작, 조명, 분위기 등의 데이터를 넣어 시뮬레이션하고, 이를 통해 좀 더 생동감 있는 고품질의 콘텐츠를 제작하고 싶었습니다.
사회에 진출한 이후에는 항상 제일 좋은 회사를 선택했습니다. CG나 VFX 제작의 경우 많은 리소스와 좋은 장비가 필요합니다. 그래서 하드웨어, 소프트웨어 등 인프라에 안정적으로 투자할 수 있는 곳을 찾았죠. 그래야 제가 원하는 콘텐츠를 마음껏 제작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다 보니 매번 업계에서 가장 좋은 회사를 선택하게 되었습니다. 지금 돌이켜 보면 그렇게 좋은 장비를 사용하면서 많은 경험을 적극적으로 쌓았기 때문에 남들보다 더 빠르게 성장한 것 같습니다.
이후 광고, 영화, 애니메이션, 대체불가토큰(NFT) 아트, 실감미디어, 게임 등 다양한 콘텐츠 제작에 참여했고, 지난 2022년 5월 오아시스 스튜디오를 설립했습니다.
IT동아: 오아시스 스튜디오를 설립한 계기는 무엇인가요?
이지윤 대표: AI 기술이 발전하면서 CG나 VFX 제작 분야에 많은 영향을 끼치고 있습니다. 특히 제작에 들이는 시간과 수고를 덜 수 있게 됐습니다. 대신 AI의 도움으로 만든 콘텐츠가 얼마나 가치 있는지를 판단할 수 있는 역량이 필요해졌습니다. 아무래도 많은 경험을 쌓은 제작자가 유리합니다.
저는 저의 다양한 콘텐츠 제작 경험을 토대로, AI를 제대로 활용할 수 있는 솔루션을 만들면 시장을 주도할 수 있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시스템이나 워크플로, 인프라 등을 새롭게 구축하고 이를 AI와 연결하는 솔루션이죠. 그래서 오아시스 스튜디오를 창업하게 되었습니다. 물론 기존 회사에서 할 수도 있었지만, 새로운 구조와 접근법, 워크플로가 필요한 만큼 처음부터 시작해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IT동아: 오아시스 스튜디오는 어떤 의미인가요?
이지윤 대표: 영화 ‘레디 플레이어 원’을 보면 많은 사람들이 접속해 현실보다 더 현실처럼 즐기는 가상현실 플랫폼이 나오는데, 그 이름이 ‘오아시스’입니다. 저희도 그런 플랫폼을 구현하고 싶어서 같은 이름으로 지었습니다. 단 스펠링이 다릅니다. 저희는 ‘OASYS’로 표기하는데, 이는 ‘옴니 아티스틱 시스템 오퍼레이션(Omni Artistic System Operation)’의 약자로, 세상의 모든 창작을 시스템화하겠다는 의미입니다. 저는 모든 창작 작업의 80%는 시스템을 활용하고, 20%가 창작의 영역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야 하나의 산업으로 성장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작업 효율성 높이는 VFX 제작 솔루션
IT동아: 오아시스 스튜디오에 대해 소개 부탁드립니다.
이지윤 대표: 저희는 콘텐츠 제작 솔루션 OVP 및 오닉스, 디지털 에셋 마켓 디보틀을 개발하고 있습니다. OVP와 오닉스는 워크플로를 설계하고 제작자가 최적의 환경에서 작업하도록 지원하는 제작 솔루션입니다.
OVP는 효율적인 콘텐츠 제작 환경을 제공하는 클라우드 기반 VFX 서비스형 플랫폼(PaaS) 솔루션으로, 모든 VFX 관련 작업을 지원합니다. 클라우드의 경우 컴퓨팅 리소스를 필요에 따라 지원할 수 있고 여러 사용자가 동시에 접속할 수 있습니다. 시공간에 제약 없이 동시 협업이 가능합니다. VFX 작업의 경우 필요할 때 빠르게 결과물을 내놔야 하므로 클라우드 시스템이 유리합니다.
오닉스는 OVP와 짝을 이루는 매니지먼트 툴입니다. 제작 작업 단계를 설정하고, 필요한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인력 등을 지정합니다. 또한 진행 상황을 점검 및 예측 등 프로젝트 세부 사항을 관리합니다. 제작자는 오닉스를 통해 할당된 작업을 확인하고 OVP를 통해 제작하면 됩니다. 작업 효율성이 향상되니 품질을 유지하면서 대량 생산이 가능해집니다.
디보틀은 디지털 에셋 마켓입니다. OVP와 오닉스로 제작한 결과물을 데이터베이스화함으로써 효율적으로 저장하고 필요할 때 활용하도록 지원하는 것이죠. 이를 통해 VFX 제작 효율을 높이고 비용을 절감할 수 있습니다. 저희는 디보틀의 데이터를 USD(Universal Scene Description) 포맷으로 취합합니다.
USD는 하나의 콘텐츠를 구성하는 폰트, 동영상, 그림 등의 디지털 에셋을 통합한 파일로, 매우 많은 정보가 들어 있어 다루기 어려워요. 저희는 창업 초기부터 USD를 잘 다루는 전문 인력을 확보하고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습니다. VFX를 비롯해 다양한 디지털 콘텐츠까지 확장할 계획이기 때문입니다.
IT동아: 각 솔루션의 개발 상황은 어떤가요?
이지윤 대표: 현재 OVP는 개발 완료했고, 사내에서 VFX 제작 시 활용하고 있습니다. 오닉스 역시 개발은 마쳤는데, 사내에서 활용하면서 보완 및 고도화하고 있습니다. 또한 상품화를 위해 UX 개선, 모듈화, 패키지 작업도 진행 중입니다.
저희가 최근 프리 시리즈A 투자를 유치했는데, 확보한 자금을 통해 콘텐츠 제작 솔루션의 고도화 및 상품화를 진행 중입니다. 사실 첫 투자 유치인데 규모가 60억 원 규모로 큰 편이라 시드 단계를 건너뛰고 바로 프리 시리즈A 라운드로 진행했습니다.
저희는 OVP, 오닉스 등의 솔루션을 도입한 덕에 콘텐츠 제작도 안정적으로 수행하고 있습니다. 올해 약 86억 원 규모의 콘텐츠 제작 프로젝트를 수주했고, 내년에는 약 165억 원 이상 규모의 프로젝트를 수주할 전망입니다. OVP, 오닉스를 통한 제작 능력이 현재 저희의 경쟁력입니다.
제작자를 위한 에코시스템 구축이 목표
IT동아: 마지막으로 오아시스 스튜디오의 향후 계획 및 목표에 대해 말씀 부탁드립니다.
이지윤 대표: 저희의 가장 큰 목표는 제작자를 위한 클라우드 기반 콘텐츠 에코시스템 구축입니다. 앞서 설명한 OVP, 오닉스, 디보틀을 기반으로 그 위에 고품질의 결과물을 제작하는 VFX 인하우스 스튜디오를 만듭니다. 이후에는 전문 인력이 아니어도 쉽게 사용할 수 있도록 사용자 경험(UX) 및 사용자 인터페이스(UI)를 개선하고 다양한 서비스 패키지를 제공해 더 많은 이용자를 확보합니다.
사용자가 많아지면 그만큼 많은 데이터가 쌓일 텐데, 이를 수집 및 분석하고 데이터의 소유권을 명확히 함으로써 제작자가 지식재산권(IP)을 인정받게 하려고 합니다. 그러면 자연스럽게 디지털 에셋 마켓이 형성될 것이고, 고품질의 결과물이 쌓이면서 마켓은 더욱 활성화될 것입니다. 저희는 이러한 콘텐츠 에코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이를 통해 콘텐츠 제작자가 정당한 대우를 받고, AI 기술의 등장으로 급변하는 환경에서도 제 역할을 충분히 할 수 있도록 투명하고 공정한 제작 솔루션과 안정적인 협업 시스템을 제공하고자 합니다. 또한 디지털 에셋 마켓을 구축해 제작자가 지속적으로 수익을 얻을 수 있는 산업 구조를 만들려고 합니다. 제작자가 AI에 종속되지 않고 AI를 잘 활용하면서 콘텐츠 제작을 주도하는 에코시스템을 만들 것입니다.
콘텐츠 에코시스템 구축 이후에는 VFX 산업을 넘어 디지털트윈, 헬스케어, 게임, 증강현실 및 가상현실, 자율주행 등 다양한 산업으로도 확장할 계획입니다.
IT동아 한만혁 기자 (mh@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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