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미 대사관, ‘트루스 소셜’ 계정 개설… 트럼프에 속전속결 대응

워싱턴/김은중 특파원 2024. 11. 13. 14: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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왈츠·라마스와미 등에 환영 메시지
주요국 재외공관 중 첫 사례… ‘트럼프 채널’ 구축 차원
조현동 주미대사(왼쪽)와 마이클 왈츠 국가안보보좌관 지명자. /주미한국대사관 트루스 소셜

미국 워싱턴DC에 있는 주미 한국대사관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대선에서 승리한 직후 ‘트루스 소셜’ 계정을 개설한 것으로 나타났다. ‘트루스 소셜(Truth Social)’은 트럼프가 만든 소셜미디어로 선거 기간 대부분의 메시지를 이 채널을 통해 발신했고, 대선이 끝난 뒤엔 주요 인선 역시 이곳을 통하고 있다. 트럼프 2기 정부 출범을 앞두고 줄을 대기 위한 각국의 ‘총성 없는 전쟁’이 벌어지고 있는 가운데, 주요국 재외 공관 중 속전속결로 대응에 나선 것이다. 트럼프는 선거 기간 ‘한국은 부자 나라고, 정치·경제 등 분야별로 그에 따른 충분한 기여를 해야 한다’는 네러티브를 구사해왔다.

대사관의 계정에는 11일 오후부터 사진과 글이 올라오기 시작했다. 전날 국가안보보좌관에 임명된 마이크 왈츠 공화당 하원의원에 대해 “임명을 환영한다”며 “앞으로도 강력한 한미동맹이 지속되기를 기대한다”고 했다. 왈츠는 조현동 주미대사와 만난 자리에서 “동맹 관계를 강화하는 것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한 시기”라는 뜻을 전달했다고 한다. 특히 중국과의 전략 경쟁에서 승리하려면 해군력이 중요하고, 낙후된 조선업계 부활을 위해 한국·일본과의 협력이 필수라 보고 있다. 마침 트럼프도 지난 7일 윤석열 대통령과의 통화에서 “세계적인 한국의 군함 건조 능력을 잘 알고 있고, 미국 조선업계는 한국의 협력이 필요하다”고 했다.

대사관은 이날 트럼프가 정부효율부(DOGE) 수장으로 일론 머스크 테슬라 창업자 겸 최고경영자(CEO), 전 공화당 대선 경선 후보인 비벡 라마스와미를 임명한 지 2시간 만에 환영하는 메시지를 내기도 했다. 라마스와미는 대선 직전 우리 대사관을 방문해 조 대사와 면담한 적이 있다. 대사관은 “라마스와미가 머스크와 함께 ‘DOGE’를 이끌게 된 것을 환영한다”고 했다. 성공한 기업가 출신인 라마스와미는 면담에서 “혁신과 기업가 정신 같은 가치가 더 강한 국가를 만드는 데 중요하다”는 뜻을 밝혔다고 한다. 지난 7월 밀워키에서 열린 공화당 전당대회에선 한국 언론들과 만나 “대(對)중국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바이오, 방위 산업 등 핵심 분야에 있어 한국 등 동맹과의 협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왼쪽)과 윤석열 대통령. /AP 연합뉴스

워싱턴에 있는 주요국 재외 공관 중 트루스 소셜 계정을 개설한 사례는 거의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트럼프 재집권이 확정된 뒤 ‘트럼프 채널’을 구축하기 위한 노력의 일환으로, 우리 정부는 정상 차원의 ‘골프 외교’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조 대사는 트럼프 당선이 확정된 6일 참사관급 직원 2명을 대동한 채 트럼프 자택이 있는 마러라고로 가서 트럼프 측근 및 외교·안보 라인 핵심 인사들을 만났다. 또 11일 외교부의 영문 X(옛 트위터) 계정에는 “한국은 70년이 넘는 혈맹이고 공정한 부담을 하는 동맹”이라며 한국의 방위비 분담 내역, 우리 기업들의 대미 투자 규모 등을 상술하는 영문 자료가 올라왔다.

최근 미국을 방문한 정부 고위 관계자는 “서울·워싱턴에서 트럼프 측 인사들과 기회가 될 때마다 만나 한국이 동맹의 일방적 수혜자가 아니고, 군사·경제·통상·기술 등 모든 분야에서 중요한 핵심 파트너로 기여하고 있다는 점을 설명하고 있다. 양 진영에 조율된 메시지를 발신해왔고 할 만큼 노력을 했다는 점에서 크게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고 했다.

12일 외교부 공식 X(옛 트위터) 계정에 올라온 영문 자료. 미국에 대한 한국의 기여가 분야별로 상술돼 있다. /X(옛 트위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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