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집권’ 삼성카드 김대환호, 실적 개선에 ‘쇄신 바람’ 피하나 [한양경제]
‘어닝 쇼크’로 바빠진 그룹 인사…금융계열사에도 영향 미칠 듯
실적 성적표는 ‘양호’ 평가…밸류업 등 모멘텀 찾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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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20년부터 삼성카드 대표를 맡으며 ‘장기집권’ 중인 김대환 대표이사 사장 체제에 ‘빨간불’이 켜졌다. 2026년 임기 만료 시한을 앞두고 있는 상황으로 올해 3분기까지 양호한 실적을 거뒀지만, 삼성전자의 실적 부진에서 비롯된 그룹 전반에 불고 있는 ‘인적쇄신 바람’을 맞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면서다.
13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올해 삼성전자 사장단 인사가 예년에 비해 이르게 나올 것이라는 전망이다. 삼성그룹은 통상 매년 12월 들어 주요 계열사 사장 인사를 하고, 금융 계열사 인사는 같은 달 말 시행한다.
하지만 올해는 보름 정도 이른 11월 말로 주요 계열사 사장 인사가 이뤄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면서 금융 계열사 인사 시곗바늘도 예년보다 빠르게 돌아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삼성그룹 금융 계열사 인사도 삼성전자 전반에 불고 있는 인적쇄신 분위기가 반영될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 안팎에서 나온다. 삼성전자는 올해 3분기 ‘어닝 쇼크’를 기록하면서 회사 내부뿐만 아니라 산업계 전반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김대환 사장은 지난 2020년 대표이사를 맡은 뒤 2023년 연임에 성공했다. 보장된 임기인 2026년 임기까지 수행한다면 햇수로 ‘7년 장기집권’ 시나리오를 쓸 수 있게 된다.
업계 일각에서는 김 사장이 실적면에서 양호한 성적표를 받았다는 점을 들어 인적쇄신 리스트에서 이름을 뺄 수 있을 것이라는 낙관적인 전망도 내놓는다.
삼성전자와 달리 삼성카드는 호실적을 이뤘다는 평가다. 김 사장이 이끄는 삼성카드는 3분기 양호한 성적표를 받았다. 삼성전자와 달리 삼성카드를 포함한 삼성금융 계열사는 호실적을 달성했다. 김 대표가 대대적인 인사 쇄신을 피할 수 있는 이유다.
삼성카드는 연결 기준 올해 3분기 순이익이 작년 동기(1천395억원) 보다 21% 증가한 1천687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지난해 동기(1천868억원) 보다 20% 오른 2천238억원이고, 매출은 8천833억원로 지난해 같은 기간(1조220억원) 대비 14% 감소했다.
삼성카드의 3분기 총 취급고는 전년 동기(42조1천68억원) 대비 0.2% 감소한 42조277억원으로 부문별로 보면 신용판매가 37조9천389억원, 카드대출 4조21억원, 할부리스사업 867억원이다.
카드사업 취급고는 효율 중심의 경영 기조에 따라 자산 포트폴리오를 조정하면서 상대적으로 수익성이 낮은 업종에서 이용금액이 감소해 소폭 축소됐다.
자산 건전성 지표에서도 긍정적인 시그널이 나온다. 9월 말 기준 삼성카드의 1개월 이상 연체율은 0.94%로 전 분기 대비 0.05%포인트(p) 하락했다. 3분기 대손비용률은 2.5%다. 전 분기와 비교하면 0.3%p 상승했지만, 전년 동기 대비 0.3%p 내린 수치다.
설용진 SK증권 연구원은 “대손비용이 1천711억원으로 전반적인 건전성 지표 개선에 힘입어 전반적인 경상 수준이 개선됐다”라고 분석했다.
다만 양호한 실적 개선만으로 그룹 전반의 인적쇄신 파고를 넘을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삼성그룹 내부 사정에 밝은 업계 한 관계자는 “사장 인사가 예년보다 발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는 점은 쇄신 영향이 클 수밖에 없다는 방증이기도 하다”면서 “보수적인 관점에서는 실적 개선이 플러스(+)라고 볼 수 있지만 반대로 보면 방어전만 잘 치렀다는 해석도 가능하다”고 말했다.
전반적인 카드업계 불황과도 맞물리지만 증시에서 삼성카드의 주가 반응이 미지근하다는 점도 눈여겨 볼 대목이다.
코스피 상장사인 삼성카드 주가는 지난 6월 실적 개선 기대감에 힘입어 장중 한때 4만6천원선을 넘는 신고가를 기록했지만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전일 종가 기준 삼성카드 주가는 4만650원이다.
이에 따라 실적 개선 못지않게 시장에서 신뢰감을 주는 모멘텀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증권가에서는 삼성카드가 밸류업 계획을 조기 공시해야 한다는 조언이 나온다. 삼성카드를 포함한 삼성계열 금융사들은 아직 밸류업 계획을 공시하지 않아 관련 모멘텀을 보유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연초 이후 주가는 약 26% 상승하기도 했지만 밸류업 공시가 이뤄지지 않아 다른 금융사에 비해 상승 폭이 크지 않은 상태다.
최정욱 하나증권 연구원은 “삼성카드의 밸류업 공시가 지연되는 이유는 기보유 자사주 910만주의 소각에 대해 결론을 내리지 못했기 때문”이라며 “주가의 의미 있는 추가 상승을 위해서는 기보유 자사주 소각 등을 결정하고 조기에 밸류업 공시를 해 시장의 밸류업 수혜주 기대를 충족시켜야 한다”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삼성카드 관계자는 “중장기 주주환원정책 등 다양한 기업가치 제고 방안을 검토 중에 있다”라고 밝혔다.
김 사장이 연말 인사에서 유임된다면 내년 카드 수수료율 적격비용 재산정으로 인한 수수료율 추가 인하에 대비해 취급고 성장 및 판관비 절감 등을 통해 수익성 방어 노력을 해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삼성카드는 내년 1월 3년 주기의 카드수수료 적격비용 재산정도 앞두고 있다. 2022년 당시 평균 수수료율은 0.11%였다. 가맹점 수수료율은 그간 지속적으로 인하돼 왔고 추가 하락 가능성이 있다. 다만 재산정 주기는 5년으로 확대될 가능성이 열려있는 상황이다.
삼성카드 관계자는 “효율경영 기조를 유지하면서 자산건전성과 수익성을 중심으로 선별적인 자산 성장과 함께 플랫폼, 데이터 사업 등을 통한 미래성장기반 마련을 위한 노력을 계속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승욱 기자 gun2023@hanyang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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