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 매출 5억 찍었는데" 제주의 명동 어쩌다…상인도 떠난다[르포]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제주 경제가 심상치 않다.
해당 아파트는 제주 국제학교와 위치가 가깝고 주변에 산방산이 있어 투자 가치가 높다고 입소문이 나 과거 3억 중후반대에서 4억 후반대까지 올랐다.
올해 발표한 '제주 주택 통계'에 따르면 지난 5월 1202호였던 준공 후 미분양 물량은 △6월 1414호 △7월 1369호 △8월 1409호로 증가세를 보였다.
제주 도시재생지원센터에 따르면 올해 7월 기준 칠성로 1~4가 66개 건물(총 310실) 중 공실은 77개소(25%)로 조사됐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편집자주] 제주 경제가 심상치 않다. 잇따른 '바가지 논란'에 내국인 관광객이 급감하고 기후변화로 농수산물 생산 또한 크게 줄었다. 코로나19 때 과잉 투자한 후유증으로 부동산 경기 또한 침체를 겪고 있다. 제주의 현 상황을 진단한다.
지난 8일 제주 서귀포시 안덕면의 한 아파트. 준공된 지 3년 정도 된 이 아파트에는 120세대 중 37%가 미분양 상태다. 현재 해당 아파트는 공매로 나왔다. 해당 아파트는 제주 국제학교와 위치가 가깝고 주변에 산방산이 있어 투자 가치가 높다고 입소문이 나 과거 3억 중후반대에서 4억 후반대까지 올랐다. 하지만 현재 2억5000만원대에서 3억대 초반대까지 떨어졌다.
2년 전 서울에서 이곳 일대로 이사 온 김모씨는 "처음에 들어왔을 때 연세가 2000만원대였는데 올해 1000만원대로 깎았다"며 "제가 사는 아파트 1층도 다 비어있다. 일대 부동산 가격이 거의 다 떨어졌다"고 했다.
한 때 제주살이 열풍이 불 정도로 인기를 모았던 제주 부동산 시장이 움츠러들고 있다. 올해 발표한 '제주 주택 통계'에 따르면 지난 5월 1202호였던 준공 후 미분양 물량은 △6월 1414호 △7월 1369호 △8월 1409호로 증가세를 보였다. 애월읍이 598호로 가장 많았고 다음은 영어교육도시가 있는 대정읍(376호), 안덕면(268호)이었다.
지난 7일 제주의 명동이라고 불렸던 제주시 칠성로 상권 주변에도 공실이 급증했다. 제주 도시재생지원센터에 따르면 올해 7월 기준 칠성로 1~4가 66개 건물(총 310실) 중 공실은 77개소(25%)로 조사됐다.
이날 방문한 칠성로 일대에는 곳곳에 '임대'(권리금 없음) 표시가 눈에 띄었다. 3개 점포가 연달아 문을 닫은 곳도 있었다. 호황일 때 "손님들이 옷을 보따리로 사가고 13평짜리 옷 가게에서 월 매출 4억~5억원을 찍었다"던 그 거리다.
상인들도 고민이 깊어진다. 이곳에서 40년간 가게를 운영했다는 김모씨는 "예전에는 아침 7시에 출근해서 밤 11시까지 일했다"며 "지금은 사람이 없어서 아침 10시에 와서 밤 6시쯤 문 닫는다"고 했다.
부동산 업체 관계자는 "경기가 좋을 때는 권리금이 있어도 1억~2억씩 주고 들어가려고 했다"며 "지금 그런 사람들은 없다"고 말했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최근 제주 내 미분양 및 공실 사태는 '코로나19(COVID-19) 과잉 투자 후유증'이라고 입을 모았다. 제주는 그동안 지역개발산업 일환으로 영어교육도시, 헬스케어타운 등 각종 개발사업을 진행했다.
코로나19 당시 해외 유학이 어려워지면서 국내에서 영어를 배우려는 학생들이 제주로 몰렸고 부동산 가격 역시 높게 형성됐다. 최근에는 유학을 가는 학생들이 증가하면서 결과적으로 수요보다 공급이 늘어나게 됐다.
이 지역 공인중개사 A씨는 "코로나19 끝나고 영어 유치원도 원생이 없어서 사라지고 있다"며 "국제학교는 특성상 방학이 길어서 그 기간에 문 닫는 상가들도 늘어났다. 편의시설이 없어지니까 여기 살던 사람들도 이사를 간다"라고 했다.
칠성로 일대도 코로나19 후유증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공인중개사 B씨는 "칠성로 일대에 공실이 많아진 건 몇년 됐다"며 "한창 손님이 많을 때는 웃돈을 주고서라도 몰려들었던 상인들이 한 두명씩 빠져나갔다. 거리가 텅 비니까 손님들 발길은 점점 더 끊기고 악순환이 반복됐다"고 말했다.
제주=김지은 기자 running7@mt.co.kr 제주=최지은 기자 choiji@mt.co.kr
Copyright © 머니투데이 & mt.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 송재림, 생전 인터뷰 "내 장례식장에선 샴페인 터트릴 것" - 머니투데이
- '미성년자 성폭행' 고영욱, 이상민 저격…"인간으로 도리 안해" 무슨 일 - 머니투데이
- 김호중은 실형 받았는데…박상민, 3번째 음주운전에도 '집행유예' - 머니투데이
- '이혼 소송 중 열애' 괜찮아?…변호사 "황정음 따라하면 큰일나" - 머니투데이
- "18살 첫 출산→아이 셋 아빠 다 달라"…11살 딸, 막내 육아 '충격' - 머니투데이
- "이게 나라냐" vs "이겼다" 법원 앞 희비…놀란 의원들도 이재명 침묵 배웅 - 머니투데이
- '토막 살인' 양광준의 두 얼굴…"순하고 착했는데" 육사 후배가 쓴 글 - 머니투데이
- 무대 내려오면 세차장 알바…7년차 가수 최대성 "아내에게 죄인" - 머니투데이
- 구로 디큐브시티, 현대백화점 나가고 '스타필드 빌리지' 온다 - 머니투데이
- '투자의 달인' 버핏이 애플 판 돈으로 사들인 주식은? - 머니투데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