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도환, 이유미 납치 설정에 “대본 보고 놀라, 표현하려 했던 건”(Mr.플랑크톤)[EN:인터뷰]
[뉴스엔 박수인 기자]
배우 우도환이 'Mr. 플랑크톤' 속 전남친의 납치 설정에 대한 생각을 밝혔다.
우도환은 11월 13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 한 카페에서 진행된 넷플릭스 새 시리즈 'Mr. 플랑크톤'(극본 조용 / 연출 홍종찬) 인터뷰에서 전남친이 전여친의 결혼식에서 납치를 하는 설정에 대한 우려에 자신이 느낀 바를 전했다.
우도환은 "재미를 납치하는 건 해조의 이기적인 행동이다. 대본 처음 받았을 때도 '오잉' 하는 지점은 있었다. 어떻게 해야 이걸 잘 표현할 수 있을까 고민하다가 감독님, 작가님과 얘기하면서 표현하려고 했던 건, 재미의 조기폐경을 듣고 자신이 시한부라는 얘기를 듣고 충동적으로 행동한 부분은 분명히 있을 거라 생각했다. 재미가 도망치려고 한 것까지 알고 생각하고 연기했다. 재미가 도망칠 때 해조도 담벼락에 있었다고 생각한다. 해조는 충동적이고 이기적이고 재밌는 걸 좋아하는 친구라서 재미에게 '너 결혼이 아니라 도망이 가고 싶은 거잖아'라고 말한 거라 생각한다. '여행 갈래?' 하는 것처럼 그렇게 다가갔던 것 같다. '도망치는 걸 원하는 거 아냐? 왜 너 자신을 속여' 한 거다. 그래서 그 장면을 좀 더 진정성 있게 찍으려고 노력했다. '한 번 다시 생각해봐. 이 결혼 하는 게 맞다고 생각해? 내 탓으로 돌려 괜찮아'라고 생각하면서 다가갔다"며 촬영 당시를 떠올렸다.
이유미가 해조와 어흥 중 어흥을 선택한 것에 대해서는 "너무 이해된다. 이렇게 어디로 튈 지 모르는 애랑 절대 만날 수 없다. 저는 사랑하는 사람이 곧 집이라고 생각한다. 어디든 집 같은 공간이면 좋겠다고 생각한다. 유미도 같은 마음으로 그렇게 말한 것 같다"고 공감하면서도 "너무 이상형이면 만날 수 없다고 확신할 수는 없을 것 같다. 조금은 흔들릴 것 같다. 그렇지만 이 일을 하면서 그 사람을 온전히 사랑하기는 어려울 것 같다. 제가 신경써야 하는 부분이 많을 것 같다. 일과 사랑 둘 다 집중을 못 할 것 같다. 좀 더 어흥처럼 따뜻하고 챙겨주는 사람을 만나면 더 집중하고 챙겨주고 싶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이는 안정적으로 살고 싶어 하는 자신의 결핍 때문이라고. 우도환은 "너무 많은 사람들과 다른 환경에 있어야 하고 적응했다 싶으면 보내줘야 하지 않나. 안정감을 추구하고 바라는데 항상 결핍된 삶인 것 같다. 그렇기 때문에 오는 문제점들도 있을 거다. 일을 하면서는 새로운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는 결핍들도 있다. 그냥 하면 되는데 '또 똑같아' 라는 말이 듣기 싫은 결핍. 나은 사람, 좋은 사람이 되어야 한다는 결핍이 있다. 매순간 안정감을 느낄 수는 없다고 인정했다. 이미 포기한 부분이다. 그렇지만 아예 포기하고 추구하지 않으면 어느 순간 더 힘들 것 같더라"고 털어놨다.
해조의 결핍에 대해서는 "결핍이 있는 사람들이 모인 드라마이기 때문에 항상 외로움에 대한 결핍인 것 같다. 사랑, 따뜻함, 관심에 대한 결핍이라 생각한다. 저 또한 결핍이 있는데 해조의 모든 결핍의 근원은 가족이라 생각한다. 모든 결핍은 애정에서 오는 것 같다. 배신을 느꼈을 때 가족에 대한 결핍을 봉숙이로 인해 채울 수도 있다 생각했다. 그런데 그걸 받아들이지 못하는 것 같다. 해조가 시한부 판정을 받고 그걸 알아가는 드라마이기 때문에 이미 많은 사랑을 받고있구나 주변에 좋은 사람들이 있구나 느끼는 작품인 것 같다"고 분석했다.
해조가 특히 안타까웠던 신으로는 두번째 아빠 후보였던 고재근(조한철 분)이 자신의 돈을 훔쳐 달아난 장면을 꼽았다. 우도환은 "오랜만에 아빠의 사랑을 느껴봤는데 거짓이라는 생각이 드니까. 그래도 다 거짓은 아니었을 거라 생각했다. 외로운 사람이기 때문에 어느 순간, 어느 부분은 사람의 온기가 필요했고 자신의 아들이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을 거다. 탱고를 추던 누님도 안 좋게 되셔서 교류할 사람이 없다가 생겼으니까. 그래도 해조 입장에서만 보면 너무 안타까웠다. 그때 재미가 안아주고 엔딩컷을 찍는데 마음이 아팠던 것 같다"고 이유를 설명했다.
9회 감정신을 소화하면서는 콧물을 흘리는 열연을 선보이기도. 우도환은 "그 다음 장면에서 '어흥'하고 풀어줘야 해서 대본에 '콧물이 질질 흐른다'는 지문이 있었다. 저는 상관없지만 보시는 분들이 불편해하실 수도 있지 않나 했는데 감독님께서 '괜찮아. 해. 너를 좋아하는 분들이면 좋아해주실거야' 하시더라. 그래서 했다. 이번 작품에서는 멋있게 나와야지 하는 마음은 하나도 없었다. 잘생기고 멋있는 캐릭터가 아니라는 생각을 했다. 터프하고 길바닥에 있는 친구처럼 보여지길 바랐다. 어차피 살 날이 며칠 남지 않았고 재미의 보금자리를 찾아주고 싶고 다른 약속은 못 지켜도 생일은 찾아주고 싶은 약속을 택한 것 같다. 기다리면 재미가 곧 버려지지 않나. 해조가 잘 하는 일, 사람 찾는 일로 해준 것 같다"는 비하인드를 전했다.
봉숙의 마음을 풀기 위해 막춤을 추는 신도 떠올렸다. 우도환은 "그때 감독님께 '다른 방법은 없을까요?' 하고 여쭤봤다. 어떻게 하면 웃기지만 사람들이 보기에는 끝까지 갔구나 생각할 수 있는 지에 대해서 고민했다. 불쌍해 보이는 느낌이 들었으면 좋겠다 싶었다. 밝은 모습 뒤 애써 웃는 느낌으로. 그 장면 찍을 때 현장에서는 모니터링을 안 했다"며 부끄러운 듯한 반응을 보였다.
한편 '사랑하니까 보내준다'는 극 중 대사에 대한 생각으로는 "저도 연애를 해봤지 않나. 사랑해서 보내준다는 건 조건이 필요한 것 같다. 나랑 있는 것보다 다른 사람 옆에 있는 게 행복하면 보내주는 게 맞다고 생각한다. 해조와 재미는 원하는 게 너무 다르지 않나. 재미는 가족을 원하지만 해조는 가족을 원하지 않는다. 내 옆에 이 여자가 계속 있으면 인생에서 바라는 걸 해줄 수 없는데라는 생각이 있었던 것 같다. 너무 사랑하지만 그만큼 가족에게 받았던 상처가 컸던 것 같다. 그래서 나는 못할 것 같아 한 것 같다. 해조가 이기적이라 내 상처가 더 크다고 생각했다"고 털어놨다.
뉴스엔 박수인 abc1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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