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 위해 내놓았다”…동남아서 선보인 ‘0.5박’ 호텔 [여행가중계]

김혜성 여행플러스 기자(mgs07175@naver.com) 2024. 11. 13. 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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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가포르 불아사 / 사진=PEXELS
가을이 채 가지도 않았는데 찾아온 칼바람에 두꺼운 외투에 절로 손이 가는 요즘입니다. 환절기에는 독감이 유행이니 다들 건강관리 유의하시길 바랍니다. 추위를 달래줄 만큼 재밌는 여행 소식 들고 왔습니다. ‘한국인 위주로 판매하는 0.5박 호텔 상품’과 ‘그림의 떡이었던 발리 여행, 더 싸고 쉬워지는 이유’ 등 두 가지 소식 묶어 전해드립니다.
1. 동남아 호텔서 한국인 위주로 싸게 파는 ‘0’박 상품…뭐길래
호텔 / 사진=PIXABAY
최근 동남아 숙박시설에서 한국인 여행객을 겨냥해 ‘0.5박’ 상품을 판매하고 있어서 화제다. 1박도 아니고 0.5박 투숙 상품은 무엇일까. 0.5박은 12시간, 반나절 동안 1박 판매가의 70% 수준의 금액을 내고 호텔에 투숙하는 상품이다.

통상 호텔 등 숙박시설의 숙박 규정은 오후 3시에 입실하고 다음 날 오전 11시에 퇴실하는 것이다. 이와 달리 0.5박 상품은 보통 오후 10시에 입실하고 다음 날 오전 10시에 퇴실하거나, 오전 10시에 입실하고 오후 10시에 퇴실하는 형태다. 일부 호텔은 14시간으로 연장해 운영하는 정책도 선보인다.

비행기 / 사진=PEXELS
동남아 지역에서 0.5박 상품의 수요는 절대적이다. 동남아 지역은 밤 비행기를 타고 항공편 특성상 자정 전후에 도착하는 운항 일정이 많다. 동남아 지역 노선 중 유독 밤 비행 일정이 많은 이유 중 하나는 대부분 공항에 통행 금지 시간인 ‘커퓨 타임(Curfew Time)’이 있기 때문이다. 커퓨 타임은 야간에 항공기의 이착륙을 금지하는 시간대를 뜻하는데 공항 인근 주민들이 받는 소음 공해를 줄이려는 조치다.

국내 전국 15개 공항 가운데 커퓨 타임을 공식적으로 운영하는 곳은 김포·김해·대구·광주 등 4곳이다. 커퓨 타임 없이 24시간 이착륙이 가능한 곳은 인천·제주·청주·무안 공항 등 5곳이다.

커퓨 타임 기준은 대체로 항공기가 활주로에 진입하는 시각을 기준으로 하며 비상 상황을 제외하고는 이 시각을 넘어가면 다시 회항해야 한다. 이를 어기면 관련 법에 따라 항공사가 소음부담금을 더 내야 한다.

공항 / 사진=PEXELS
대부분 항공사가 주간에는 길어봐야 왕복 6시간 안팎의 일본이나 중국 등 단거리 노선을 주로 띄워 수익성을 높인다. 항공사로서는 최소한의 항공기로 최대한의 효율을 뽑아내야 한다. 달리 말해 왕복 약 12시간 정도의 동남아 노선은 야간에 운항해야 이득인 구조라는 것.

이런 특성으로 인해 한국에서 동남아 여행 시 현지에 도착하면 늦은 저녁이나 새벽 시간대인 경우가 많다. 하룻밤 자기에는 돈이 아깝고 그렇다고 밖에서 밤을 지새울 수도 없는 그런 애매한 시간대 말이다.

하나투어 0.5박 호텔 상품 / 사진=하나투어 홈페이지 캡쳐
이에 한국인이 전체 외래 관광객 비율 중 상위를 차지하는 태국이나 베트남 등 동남아 지역에서는 한국인 여행객을 겨냥해 맞춤형 상품인 ‘0.5박’을 내놓았다. 국내 여행사 중에서는 하나투어가 0.5박 호텔 단품 상품을 유일하게 소개해 선보이고 있다.

하나투어의 0.5박 상품 개수를 지역별로 따져보면 수요가 높은 베트남과 태국에 각각 8개가 있어 가장 많다. 베트남에는 다낭·냐짱·하노이에 각 2개씩 있고 푸꾸옥·호찌민에 각 1개씩 있다. 태국 역시 방콕 4개, 치앙마이 2개, 파타야와 푸껫에 각 1개씩 총 8개다. 그밖에 싱가포르와 말레이시아 코타키나발루, 필리핀이 각각 4개씩 상품을 판매 중이다.

지역별로 인기가 높은 0.5박 호텔은 어느 곳일까. 하나투어에 따르면 베트남은 냐짱 시내 중심부에 있는 5성급 호텔인 멜리아 빈펄과 그보다 저렴한 4성급 윙크 호텔의 수요가 높았다. 태국은 터미널 21쇼핑몰 부근에 있는 라이프 스쿰빗 8과 방콕 룸피니 공원 쪽 이비스 스타일스 방콕 실롬이 인기다.

(좌) 필리핀 벨몬트 호텔 막탄 (우) 더 팰리스 호텔 코타키나발루
필리핀은 세부의 4성급 호텔인 벨몬트 호텔 막탄과 3.5성급의 사보이 호텔을 추천했다. 싱가포르에서는 3성급의 이비스 싱가포르 노비나 호텔이나 3.5성급의 호텔 보스를 권했다. 말레이시아에서는 코타키나발루 이마고 쇼핑몰 근처의 스카이 호텔 코타키나발루와 비슷한 위치의 4성급 숙박시설 더 팰리스 호텔 코타키나발루가 잘 팔렸다.

하나투어 관계자는 “0.5박 호텔은 베트남과 태국을 중심으로 예약이 많은 상황이고 지역별 수요에 따라 0.5박 호텔 상품을 점차 늘려나갈 계획”이라며 “하나투어 홈페이지의 0.5박 기획전 화면에서 회원 가입 후 로그인하면 회원 특가로 숙소 가격을 볼 수 있다​”고 전했다.

2. 그림의 떡이었던 발리 여행, 앞으로 더 싸고 쉬워지는 이유
발리 / 사진=PEXELS
발리 여행은 비용 부담이 크고 인천공항까지 가서 비행기를 타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어 선뜻 엄두를 내지 못했는데, 최근에 부산에서 출발하는 여행상품이 생겨서 편하게 여행을 즐길 수 있을 것 같아요.

부산에 거주하는 직장인 김모(38) 씨는 올 연말 남은 연차를 모두 소진해 인도네시아 발리 여행을 가기로 마음먹었다. 지난 10월 30일 에어부산의 부산~발리 직항 노선 취항에 더불어 부산에서 출발하는 저렴한 발리 패키지여행 상품까지 나왔기 때문이다.

에어부산 항공기, 제주항공 항공기
발리 여행이 앞으로 더 싸고 쉬워질 전망이다. 2016년부터 약 9년간 발리 노선은 대한항공이 독점적으로 운영해 왔다. 그러다 지난 2월 국토교통부와 인도네시아의 운수권 협정으로 저비용 항공사(LCC)에도 발리 노선 취항 기회가 열렸다. 티웨이항공도 청주~발리 노선에 대한 운수권을 확보해 취항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지난 10월 27일 제주항공은 인천~발리 노선, 지난 10월 30일 에어부산은 김해~발리 노선을 운영 중이다. 다만 제주항공은 발리 노선 운수권을 배분받지 못했으나 지난 6월 인도네시아의 라이언에어 그룹과 공동운항 협정을 체결해 발리에 주 7회 취항할 수 있게 됐다. 에어부산은 월·수·금·일요일 주 4회 운항한다.

특히 에어부산의 발리 취항 소식은 더 뜻깊다. 인천공항을 제외한 전국 7개 지방국제공항이 띄운 해외 노선 가운데 5000㎞ 이상을 날아가는 최초의 장거리 직항 노선이기 때문이다. 이번 발리 취항으로 에어부산은 이보다 더 긴 장거리 노선의 운항 가능성을 보여준 셈이다. 그간 발리 여행을 ‘그림의 떡’으로 여길 수밖에 없었던 부산·울산·경남 지역민들 사이에서도 환호성이 나오고 있다.

김모 씨는 “부산에서 인천까지 오려면 KTX나 국내선 항공기 등을 타야 하고 그 비용만 최소 6~7만 원이어서 비용 부담이 컸다”며 “여기에 출국까지 걸리는 소요 시간 등으로 인해 그간 부산 등 지역에서 발리를 가는 건 그림의 떡처럼 여겼는데, 발리 직항 노선이 열리면서 인천공항에 갈 때 소요되는 시간과 비용을 모두 아낄 수 있게 됐다”며 반겼다.

대한항공 항공기 / 사진=대한항공
독점 취항이 깨져 발리 노선 선택지가 넓어지면서 항공권 가격도 내려갔다. 실제로 LCC의 발리 노선 신규 취항 이후 대한항공의 운임이 하락했다.

2022년 5월 기준 대한항공의 인천~발리 노선 운임은 최저 109만 원으로 100만 원이 넘었다. 12일 기준 대한항공 공식 홈페이지에서 인천~발리 노선 왕복 항공권 가격을 조회하면 11월과 12월 이코노미석 최저가 모두 61만 원대다.

반면 제주항공의 11~12월 인천~발리행 운임은 최저 10만 원부터 시작해 최대 44만 원 등 평균 20만 원대로 나타났다. 에어부산 역시 위탁수하물을 추가해야 하는 특가항공권이 최저 가격을 18만 원으로 형성하고 있고, 실속 항공권은 20만 원 후반대, 일반 항공권은 46만 원에 구입할 수 있다.

수백 마리 원숭이랑 인사하고 울루와뜨 절벽사원 들르고…여행사는 지금 ‘발리’ 열전
교원 발리 패키지 이미지_우붓 발리 스윙, 교원 발리 패키지 이미지_ 슬루반 비치 / 사진=교원투어
여행사에서도 이에 발맞춰 발리 패키지 상품을 부지런히 내놓았다. 교원투어 여행이지는 최근 제주항공의 발리 직항 노선을 이용하는 ‘마지막 지상낙원, 발리 6일’을 출시했다. 제주항공 신규 취항으로 인한 항공권 특가로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대를 자랑한다.

이 상품은 아시아 최대 규모 국립공원인 가루다 국립공원을 비롯해 발리 7대 명소인 울루와뚜 절벽사원, 수백 마리의 원숭이를 마주할 수 있는 몽키 포레스트. 우붓 시장 등 대표적인 명소를 모두 들른다. 2024년 내부를 보수해 최상급 시설을 자랑하는 발리 비치 호텔 사누르에 숙박한다. 여행 중 피로를 풀 수 있는 발리 아로마 마사지 2시간 등도 제공한다.

교원 발리 패키지 이미지_우붓왕궁 / 사진=교원투어
교원투어는 업계에서 가장 먼저 홈쇼핑으로 발리 상품을 선보여 시장 선점에 속도를 내고 있다. 적극적인 모객에 여행이지의 올 4분기 출발 기준 발리 패키지 예약률은 신혼 여행객 수요가 높은 2분기와 비교해서도 485% 증가했다. 전년 동기보다는 93% 늘었다.

교원투어 관계자는 “4분기 발리 패키지 전체 예약에서 LCC를 이용하는 고객 비중은 75%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했다”며 “대형 항공사(FSC)를 이용하는 상품의 경우 신혼 여행객이 대부분이었으며 신규 취항한 저비용 항공사(LCC)를 이용하는 상품은 가족 단위 고객이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아야나 리조트 / 사진=모두투어
모두투어 역시 8일 ‘발리에서 생길 일’ 기획전을 출시했다. 발리 노선 항공 공급석 증가로 11월~2월 사이 출발하는 모두투어의 발리 상품 예약률 역시 전년 동기대비 35% 증가했다.

모두투어에서는 대한항공, 제주항공, 가루다 인도네시아항공 등을 다양하게 이용하는 발리 상품 기획전을 선보였다. 고객의 취향에 따라 선택할 수 있도록 시그니처, 관광형, 연인 전용, 항공과 숙박을 결합한 에어텔, 누사페디아섬 관광 등 6가지로 구성했다.

모두투어는 고급 여행을 선호하는 고객에게는 ‘시그니처블랙 발리 아야나 리조트 7일’ 상품을 추천했다. 대한항공을 이용하고 발리 최대 통합형 리조트 아냐나 리조트에 숙박하는 일정이다. 쇼핑, 선택 관광, 팁 등 강요를 없앤 게 특징이다. 발리 주요 관광지인 우붓 뜨갈랄랑 계단식 논, 울루와뜨 절벽사원 등을 방문하고 3일 자유일정으로 초호화 리조트에서 여유롭게 힐링 휴양을 즐길 수 있다.

울루와뜨 절벽사원 / 사진=모두투어
가격 대비 만족도를 중시하는 고객에게는 ‘제주항공 아이즈 호텔 6일’ 상품이 제격이다. 발리 주요 관광지를 모두 둘러보는 일정에 전통 마사지와 해산물 식사 등 특전을 제공한다. 제주항공 신규 취항 기념 특가에 고객 만족도 높은 발리 아이즈호텔에 숙박해 가격 경쟁력을 높였다.

이우연 모두투어 상품본부장은 “동계 시즌 발리 노선 항공 공급석 증가에 맞춰 발리의 다양한 매력을 느낄 수 있는 기획전을 출시했다”며 “발리 외에도 역대급 한파가 예상되는 올겨울에 따뜻한 휴양지를 찾는 고객을 위해 다양한 힐링 여행 상품을 선보일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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