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아연, 결국 2.5조 규모 유증 철회…"시장 우려 겸허히 수용" [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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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아연이 지난달 30일 제출한 일반공모 유상증자 결정을 13일 철회했다.
고려아연은 이날 오전 임시 이사회를 마친 뒤 "지난달 30일 일반공모 유상증자를 결의할 당시에는 미처 예상하지 못했던 주주와 시장 관계자의 우려 등을 지속적으로 경청하고 이를 겸허한 마음으로 수용해 왔다"며 유증 철회 배경을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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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아연 일주일 만 철회 결정
고려아연이 지난달 30일 제출한 일반공모 유상증자 결정을 13일 철회했다. 이달 초 금융감독원이 "투자자에게 중대한 오해를 일으킬 수 있다"며 증권신고서를 정정하라고 제동을 건 지 일주일 만이다.
고려아연은 이날 오전 임시 이사회를 마친 뒤 "지난달 30일 일반공모 유상증자를 결의할 당시에는 미처 예상하지 못했던 주주와 시장 관계자의 우려 등을 지속적으로 경청하고 이를 겸허한 마음으로 수용해 왔다"며 유증 철회 배경을 설명했다.
앞서 고려아연은 지난달 30일 자사주 소각 후 발행주식 전체의 20%에 육박하는 보통주 373만2650주를 주당 67만원에 일반 공모 형태로 신규 발행하겠다고 밝혔다.
고려아연의 계획대로라면 청약은 다음 달 3∼4일 진행되며, 신주는 같은 달 18일 상장될 예정이었다.
이를 위한 조달 금액은 2조5000억원이다. 이 중 2조3000억원이 차입금 상황 목적에 쓰인다고 고려아연은 공시했다. 만약 유상증자 성공 시에는 고려아연 최윤범 회장 측은 우호 지분 3∼4%가량을 확보할 수 있다.
하지만 이 계획이 발표되자 시장에서는 비판이 거세게 일었다. 고려아연이 경영권 분쟁 속에서도 주주가치를 제고하겠다며 주당 89만원에 자기주식을 매수한 직후, 이와 반대되는 성격의 유상증자를 갑자기 발표한 게 석연치 않다는 점에서다.
실제로 고려아연이 영풍·MBK파트너스 연합에 대항한 자기주식 공개매수를 종료한 시점은 지난달 23일이었다. 이후 일주일 만에 일반공모 유상증자 결정을 발표한 것이다.
특히 영풍·MBK연합과의 경영권 분쟁에서 지분율 우위를 점하기 위해 회사가 돈을 빌리고는 주주에게 빚을 갚게 한다는 비판이 핵심이었다.
여기에 고려아연이 자사주 공개매수가 끝나기 전에 유상증자를 계획했고, 이를 공시하지 않았다는 의혹까지 일면서 금융당국이 조사에 나섰다.
시장 안팎의 반발에 금융당국까지 칼을 빼 들면서 결국 고려아연은 유상증자 결정을 철회하게 된 것이다.
고려아연은 "지난달 23일 자기주식 취득 공개매수가 끝난 뒤 거래량이 급감하면서 주가가 급등하는 등 시장의 예측을 벗어나는 상황이 발생했다"며 "불안정성이 극도로 심화하고 있다는 점에서 일반공모 유상증자를 결의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일반공모 유상증자를 공시한 이후 시장 상황 변화에 대해 기관투자자와 소액주주 등의 우려가 있었고, 금감원으로부터의 증권신고서 정정 요구 등이 있었다"며 "이는 당초 일반공모 유상증자를 추진할 당시에는 충분히 예측하기 어려웠던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고려아연이 경영권 방어용으로 내세운 최대 2조5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 계획이 무산되면서 고려아연 경영권 분쟁은 이르면 연말 임시 주총에서 의결권 대결로 판가름 날 전망이다.
신민경 한경닷컴 기자 radi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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