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수 부진 ‘충격파’ 고용시장까지… ‘그냥 쉬는’ 20대 40만명 육박
내수 부진의 충격파가 고용시장에도 전달되고 있다. 10월 취업자 수 증가폭은 8만명대에 그치면서 넉 달 만에 10만명을 밑돌았다. 도소매업에서 취업자 수가 14만명 이상 줄어든 가운데 건설업도 10만명 가까이 감소하며 부진을 지속했다. 청년층 중 핵심 연령대인 20대 후반 고용률 역시 2개월 연속 뒷걸음질 친데다 20대 ‘쉬었음’ 인구도 5만명 이상 늘어나는 등 청년층을 중심으로 고용시장이 위축되고 있다.
통계청이 13일 발표한 ‘10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15세 이상 취업자 수는 2884만7000명으로 작년 같은 달보다 8만3000명 증가했다. 취업자 수 증가폭이 10만명을 밑돈 것은 6월(9만6000명) 이후 넉 달 만이다. 취업자 수 증가폭은 7월(17만2000명), 8월(12만2000명), 9월(14만4000명) 3개월 연속 10만명대를 기록한 바 있다.
연령별로는 청년층(15~29세)의 부진이 두드러졌다. 청년층 취업자는 18만2000명 감소했는데, 인구 감소 효과를 감안한 고용률도 0.8%포인트 하락하며 45.6%를 기록했다. 특히 20대 후반 청년층 고용률은 72.2%로 작년 동월 대비 0.5%포인트 줄며 2개월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40대에서도 취업자 수가 7만2000명 감소했지만 인구감소에 비해 취업자 수가 소폭 감소하며 고용률은 0.6%포인트 상승했다. 반면 60세 이상에서는 취업자가 25만7000명 증가했고, 30대와 50대에서도 각각 취업자가 6만7000명, 1만2000명 늘었다.
비임금근로자 중 고용원 있는 자영업자는 7000명 감소했고, 고용원 없는 자영업자는 4만4000명 늘었다. 임금근로자 중 상용근로자는 9만1000명, 임시근로자는 10만5000명 늘었지만 일용근로자는 10만명 줄었다.
비경제활동인구는 1608만2000명으로 작년보다 2만1000명 늘었다. 비경제활동인구는 취업자와 실업자도 아닌 상태에 있는 이들을 일컫는다. 참고로 실업자는 조사기간에 일을 하지 않았지만 지난 4주간 적극적으로 구직활동을 했던 사람을 말한다.
비경제활동인구를 활동상태별로 보면 육아(-11만2000명) 등에서 감소했지만 ‘쉬었음’(20만7000명), 가사(5만명) 등에서 증가했다. 10월 쉬었음 인구는 244만5000명으로 역대 10월 중 가장 많았다. 특히 20대 쉬었음 인구가 39만8000명으로 집계돼 전년 동월 대비 5만4000명 늘며 40만명에 육박했다. 기획재정부는 공채 대신 수시나 경력 채용이 증가하면서 자신을 ‘취업준비’나 ‘(구직활동을 하는) 실업자’로 응답하는 비율이 낮아져 청년층의 쉬었음 비중이 증가한 측면이 있다고 설명했다. 기재부는 전체 청년층 인구 중 일자리 취약계층인 ‘실업자+취업준비+쉬었음’을 합한 비중의 경우 지난달 12.9%로 2023년 10월(12.0%)보다 상승했지만 예년대비 낮은 수준이라고 부연했다.
정부는 지난해 10월 취업자 수가 크게 늘었던 기저효과로 지난달 취업자 수가 조정된 측면이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내수 부진이 지속되고 있어 정부가 7월 밝혔던 올해 연간 취업자 수 증가 목표치(23만명) 달성엔 ‘빨간불’이 켜졌다는 분석이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전날 하반기 경제전망을 발표하면서 올해 취업자 수 전망치를 20만명에서 18만명으로 하향조정한 바 있다. 기재부는 “2022~2023년 중 장기추세를 크게 상회하며 호조를 보였던 고용의 증가속도가 조정받는 과정에서 건설업과 자영업 부문 및 청년 등 고용 취약계층의 어려움이 지속되고 있다”면서 “다만 실질임금 증가 전환 등 민간소비 여건 점차 개선, 기저효과 등 감안시 11~12월에는 10월에 비해 고용 증가폭이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혔다.
세종=이희경 기자 hjhk38@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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