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팝 팬과 함께하려 만든 ‘텀블러 쇼트폼’ 대박났죠”

김린아 기자 2024. 11. 13. 11: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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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사람이 텀블러를 이용해 줄일 수 있는 유해 탄소는 미미할 수 있지만 전 세계 K-팝 팬들이 함께한다면 큰 변화를 이끌어낼 수 있을 겁니다."

K-팝 팬덤과 함께 친환경 캠페인을 벌이고 있는 글로벌 환경단체 '케이팝포플래닛(kpop4planet)'의 박진희(25)·김나연(19) 씨는 지난 11일 진행된 문화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천으로 만든 컵홀더로 감싼 자신의 텀블러를 자랑스럽게 꺼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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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창간 33주년 특집
Life with Tumbler - (4) ‘케이팝포플래닛’
SNS 영상 조회 수 12만 기록
“탄소 감축 혼자선 힘들겠지만
K팝 팬 함께하면 큰 힘 될 것”
“텀블러 쓰고 지구 살려요”…  11일 서울 종로구 한 공유오피스에서 ‘케이팝포플래닛’ 활동가 박진희(25·오른쪽)·김나연(19) 씨가 ‘앨범깡 유도하는 엔터사 상술에 펄펄 끓는 지구’ 등 문구가 담긴 플래카드와 함께 자신들이 쓰는 텀블러를 들어 보이고 있다. 윤성호 기자

“한 사람이 텀블러를 이용해 줄일 수 있는 유해 탄소는 미미할 수 있지만 전 세계 K-팝 팬들이 함께한다면 큰 변화를 이끌어낼 수 있을 겁니다.”

K-팝 팬덤과 함께 친환경 캠페인을 벌이고 있는 글로벌 환경단체 ‘케이팝포플래닛(kpop4planet)’의 박진희(25)·김나연(19) 씨는 지난 11일 진행된 문화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천으로 만든 컵홀더로 감싼 자신의 텀블러를 자랑스럽게 꺼내 들었다. 김 씨는 “텀블러 사용만큼 주변 사람들에게 친환경적 인식을 심어 주기에 좋은 방법은 없는 것 같다”며 “일상에서도 충분히 친환경 운동을 펼칠 수 있다”고 강조했다.

10대 때부터 ‘K-팝 덕질(팬 활동)’이 일상이라는 박 씨는 중학생 때부터 텀블러를 사용했다. 시작은 ‘불편함 때문’이었다. 당시 학교에는 층마다 하나씩 음수대가 있었는데, 이곳에 매 쉬는 시간마다 물을 마시러 가는 게 번거로워 텀블러를 쓰기 시작했다고 한다. 박 씨는 “환경 보호 인식도 있었지만, 처음엔 단순 번거로움 때문이었다”며 “그렇게 친환경 행동이 습관으로 밴 것 같다”고 말했다. 박 씨는 일회용품 사용을 줄이려 텀블러를 사용해도, 자주 교체하면 의미가 없다고 생각해 학창시절에 쓰던 텀블러를 9년째 사용하고 있다.

김 씨는 중학교 3학년 때 지구의 연 평균 온도가 산업화 이전에 비해 1.5도 오르면서 7년 이내 기상 이변이 폭발적으로 늘어나는 ‘티핑포인트’가 도래할 것이라는 기사를 보고 기후위기의 심각성을 느꼈다고 한다. 김 씨는 “내가 23세가 되는 아주 가까운 미래에 기후위기가 올 것이란 생각을 하니 당장 학생으로서 할 수 있는 일을 찾아야 했다”고 말했다.

텀블러 사용으로 일찍부터 환경문제에 관심을 가진 이들은 2021년 인도네시아 K-팝 팬인 누룰 사리파(25)가 시작한 케이팝포플래닛의 창립 멤버로 합류하게 됐다. K-팝 업계의 과도한 플라스틱 앨범·굿즈(기념상품) 생산을 비판하고 국내 대형 기획사들의 ‘친환경 변화’를 촉구하는 게 이들의 주된 활동이다. K-팝 팬들은 자신이 좋아하는 아티스트의 앨범 수십, 수백 장을 구매하는 데 주저하지 않는다. 그래야 앨범 판매 순위가 올라가고 기획사에서 주최하는 팬사인회 등 행사에 우선권이 주어지기 때문이다. 하지만 듣지 않는 CD들과 소모품인 굿즈들은 결국 거대한 ‘플라스틱 쓰레기’로 버려진다. 케이팝포플래닛의 문제의식은 여기에서 시작됐다.

단체는 유명 아이돌 콘서트 등 관련 행사가 있을 때마다 팬들을 대상으로 텀블러 사용을 권유하는 캠페인도 벌이고 있다. 박 씨는 “올해 5월 텀블러 사용과 대중교통 실천을 요구하는 쇼트폼 콘텐츠를 만들었고, 영상이 SNS에서 화제가 되면서 12만에 가까운 조회 수를 기록했다”며 “그 이후로 K-팝 팬들이 텀블러를 들고 나타나는 모습을 자주 보고 있다”고 말했다.

김린아 기자 linaya@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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