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경식 “지속가능성 공시기준, 세계동향 보며 신중하게 도입을”

경총, 2차 ESG 경영위원회

손경식(사진) 한국경영자총협회 회장은 최종 기준 확정을 앞둔 국내 지속가능성 공시기준과 관련해 “최근 기후 관련 글로벌 규제의 시행 초기 변동성이 큰 만큼 ‘자국의 이익 보호’라는 전략적 관점에서 신중한 도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손 회장은 13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2024년 제2차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경영위원회’에서 “제조업 비중이 높고 기업규모에 따른 역량 차이가 뚜렷한 국내 산업 현실을 고려할 때 과도한 비용을 유발하지 않으면서도 완성도 높은 공시기준이 마련돼야 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경총에 따르면 최근 유럽연합(EU) 전역의 지속가능성 보고지침(CSRD) 적용도 차질을 빚고 있다. 예정대로라면 지난 7월 6일까지 모든 EU 회원국이 지침을 법제화해야 했지만, 현재 자국 내 법제화를 완료한 회원국은 13개국으로 절반이 채 안 되는 상황이다. 손 회장은 “우리는 수출 의존도가 높은 만큼 글로벌 규제에 너무 뒤처져도 안 되지만, 좀 더 긴 호흡으로 전 세계 동향을 예의주시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손 회장은 최근 불확실성이 높아진 글로벌 에너지 문제에 대한 우려도 제기했다. 그는 “공급망을 둘러싼 각국의 첨예한 이해관계에 지정학적 안보 리스크까지 중첩되면서 기후와 에너지 문제가 복잡한 양상을 보이고 있다”며 “높은 에너지 전환 비용과 공급 불확실성은 단순히 탄소누출의 문제를 넘어 한 나라의 산업 공동화를 야기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한상 한국회계기준원장은 “지속가능성 공시 도입에 관한 정책적 불확실성이 장기화할수록 기업의 부담과 피로가 가중될 수 있다”며 “국내 기업의 공시 이행력 제고를 위한 지원책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이근홍 기자 lkh@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