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스크 ‘난민정책’ 훈수에… 이탈리아 정가 두쪽

이현욱 기자 2024. 11. 13. 1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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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신설할 정부효율부 수장에 지명된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가 자국 난민 추방 정책에 제동을 건 이탈리아 판사들의 사임을 촉구하면서 이탈리아 정치권에서 때아닌 공방전이 펼쳐지고 있다.

머스크 CEO의 발언에 극우정당 동맹(Lega)의 대표인 마테오 살비니 이탈리아 부총리는 "머스크가 옳다"며 지지를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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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바니아로 이송된 이주민 구금
불허한 판사에… 머스크 “나가라”
伊부총리 “머스크가 옳다” 지지
야권은 “내정 간섭” 거세게 반발
공방 가열에 집권당도 경계여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신설할 정부효율부 수장에 지명된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가 자국 난민 추방 정책에 제동을 건 이탈리아 판사들의 사임을 촉구하면서 이탈리아 정치권에서 때아닌 공방전이 펼쳐지고 있다. 머스크 CEO의 발언을 두고 극우 성향의 부총리는 적극적인 지지를 표시하는 반면, 야권은 내정간섭이라며 강력 반발하면서 정치권이 두 쪽으로 갈라지고 있기 때문이다.

12일 머스크 CEO는 자신의 X 계정에 이탈리아 법원이 알바니아로 이송된 이주민 구금을 불허했다는 포스트를 공유하며 “이 판사들은 나가야 한다”고 썼다. 전날 로마지방법원 이민전담재판부가 이탈리아가 알바니아로 이송한 두 번째 이주민 그룹의 출신국인 방글라데시와 이집트를 안전 국가(본국 송환 시 박해 위험이 없는 국가)로 간주할 수 없다며 7명 모두 이탈리아로 돌려보내라고 판결하자, 머스크 CEO가 담당 판사들을 직접 비난하고 나선 것이다.

로마지방법원은 지난달 이송된 첫 번째 그룹에 대해서도 같은 이유로 구금을 불허한 바 있다. 이탈리아가 지난해 11월 알바니아와 맺은 협정에 따르면 이탈리아는 자국 해역에서 구조한 이주민 가운데 안전 국가 출신만 알바니아 이주민 시설로 보낼 수 있다. 이탈리아 정부가 안전 국가를 22개국에서 19개국으로 줄이는 등 기준을 더 엄격하게 적용했지만, 법원의 구금 불허 결정이 잇따르면서 최대 3000명을 수용할 수 있는 알바니아 이주민 시설은 텅 빈 상태다.

머스크 CEO의 발언에 극우정당 동맹(Lega)의 대표인 마테오 살비니 이탈리아 부총리는 “머스크가 옳다”며 지지를 보냈다. 살비니 부총리는 내무장관이던 2019년 8월 지중해에서 구조된 아프리카 이주민 147명을 태운 국제구호단체 난민 구조선의 입항을 3주간 막아 납치와 직무 유기 혐의로 현재 재판을 받고 있다. 반면 야권은 머스크 CEO가 이탈리아 내정을 간섭하고 있다며 즉각 반발했다. 제1야당 민주당(PD)의 안드레아 카수 하원의원은 “이탈리아 문제에 대한 용납할 수 없는 간섭”이라며 “조르자 멜로니 총리는 국가의 주권을 수호하고 있는지, 아니면 이 공격을 조용히 받아들일 건지 명확한 입장을 표명하라”고 요구했다.

정치권 공방이 가열되자 멜로니 총리가 이끄는 집권당 이탈리아형제들(FdI)에선 머스크 CEO의 발언을 경계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이날 FdI 소속의 파비오 람펠리 하원 부의장은 “머스크의 말은 사법부와 충돌을 부추길 수 있기에 부적절하다”며 “머스크에게 감사하지만 우리는 이탈리아의 중요한 문제를 국제적 문제로 키워 국가를 조롱하는 좌파와는 다르다”고 말했다.

이현욱 기자 dlgus3002@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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