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라죽은 나무는 거대한 자연 생태계…'고목 원더랜드'

임순현 2024. 11. 13. 1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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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 '고목 원더랜드'(플루토)는 산 정상에서 무심코 지나쳤던 말라 죽은 나무(고목)가 지구 생태계 미치는 영향을 이야기하는 책이다.

일본의 농학박사 후카자와 유가 20년 동안 고목 생물의 다양성과 상호작용, 생태계 역할을 연구한 결과를 묶어냈다.

고목이 천천히 분해되는 동안 다양한 숲속 생물의 보금자리 역할을 한다는 것이다.

그는 자기 집 마당에서 3년 전 말라죽은 졸참나무 고목의 변화 과정을 시간순으로 풀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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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목 원더랜드' 표지 [플루토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연합뉴스) 임순현 기자 = 신간 '고목 원더랜드'(플루토)는 산 정상에서 무심코 지나쳤던 말라 죽은 나무(고목)가 지구 생태계 미치는 영향을 이야기하는 책이다.

일본의 농학박사 후카자와 유가 20년 동안 고목 생물의 다양성과 상호작용, 생태계 역할을 연구한 결과를 묶어냈다.

저자는 고목을 아프리카 초원처럼 여러 생물이 먹이를 다투는 각축장이라고 소개한다. 고목이 천천히 분해되는 동안 다양한 숲속 생물의 보금자리 역할을 한다는 것이다.

그는 자기 집 마당에서 3년 전 말라죽은 졸참나무 고목의 변화 과정을 시간순으로 풀어낸다.

곰팡이와 균류가 단단한 나무줄기를 분해하기 시작하면 톡토기와 쥐며느리, 노래기, 진드기 등 다양한 곤충이 모여든다. 이어 선충과 지렁이, 다람쥐가 모여들고, 이끼와 같은 하등식물까지 자라면서 고목은 거대한 자연 생태계로 변한다. 저자는 이 모습이 마치 '수많은 객실을 갖춘 호텔'과 같다고 말한다.

책은 단순히 고목에 모여든 생물을 소개하는 데 그치지 않는다. 저자는 특히 고목의 '탄소 저장' 역할에 주목한다. 고목이 분해되면서 나무의 주성분인 '리그닌'이 토양에 남게 되고, 이 때문에 탄소가 흙 속에 저장된다고 설명한다.

이외에도 숲속에서 고목이 사라지면 발생할 수 있는 현상과 인간에게 주어지는 고목의 혜택을 상세한 연구 결과와 함께 소개한다. 또 나무가 죽어 쓰러지면 그 위에 새로운 나무가 자라는 '도목갱신' 현상으로 독자의 호기심을 자극한다.

저자의 체험을 바탕으로 연구 과정에서 발생한 여러 에피소드를 곁들여 학술적인 내용인데도 어렵지 않게 읽을 수 있다.

또 그가 직접 그린 동식물 스케치와 연구 과정을 꼼꼼하게 기록한 '현장 관찰 기록'이 독자의 이해를 돕는다.

400쪽.

hyu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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