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랠리 한국만 역주행… AI법·전력망법 서둘러야[사설]

2024. 11. 13. 1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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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 이후 세계 대부분 주식시장에서 '트럼프 랠리'가 벌어지는 것과 달리, 한국은 나 홀로 역주행 현상을 보인다.

미·중 통상전쟁이 예고된 가운데 상하이 종합지수도 3.4% 올랐는데, 한국 코스피는 5.3% 넘게 떨어졌다.

이런 '트럼프 포비아'는 반도체·배터리 등 한국 주력 산업들이 집중 타격을 받을 것이란 예상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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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 이후 세계 대부분 주식시장에서 ‘트럼프 랠리’가 벌어지는 것과 달리, 한국은 나 홀로 역주행 현상을 보인다. 지난 1주일 동안 미 나스닥 지수는 6.2% 올랐고, 일론 머스크의 테슬라 주가는 35%나 급등했다. 비트코인도 30% 넘게 올랐다. 미·중 통상전쟁이 예고된 가운데 상하이 종합지수도 3.4% 올랐는데, 한국 코스피는 5.3% 넘게 떨어졌다. 코스닥 지수는 장중 700선이 무너졌고 환율도 달러당 1410원을 넘나드는 위험 수위다. 13일 오전에도 급락 장세가 이어졌다.

이런 ‘트럼프 포비아’는 반도체·배터리 등 한국 주력 산업들이 집중 타격을 받을 것이란 예상 때문이다. 미 관세 폭탄이 떨어지면 수출이 448억 달러 줄고, 실질 국내총생산(GDP)이 0.67∼0.24% 감소할 것으로 분석된다. 이에 따라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2.2%로 하향 조정했고, 내년 성장률도 2.0%로 내렸다. KDI는 고금리·고물가로 인한 소비 위축 등 내수 회복 지연을 원인으로 지목했지만, 더 큰 문제는 미국과 잠재성장률이 역전될 만큼 성장 엔진이 식어버린 것이다.

미국의 ‘레드 스위프’로 트럼프노믹스가 더 빨리 더 강하게 현실화하고 있다. 시장 반응도 더 빨라지고 더 뜨거워지면서 미국이 ‘머니 블랙홀’이 되고 있다. 한국은행이 서둘러 기준 금리를 내려야 하겠지만, 가계부채와 집값 불안에 발목이 잡혀 있다. 연구·개발을 통한 생산성 제고와 서비스업 규제 완화를 통한 내수 부양이 근본적 처방이지만 시간이 걸릴 수밖에 없다. 외생변수는 어쩔 수 없다고 해도, 국내 조치들마저 정쟁에 가로막혀 있다는 게 문제다. 인공지능(AI) 기본법은 방송통신위원회 파행을 둘러싼 여야 힘겨루기로 논의조차 못 하고, 반도체 공장에 필수적인 전력망 확충법도 마찬가지다. 이런 화급한 법안들이라도 이달 말 본회의 통과를 서두르지 않으면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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