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부가 부르는 ‘슈만의 사랑’… “실제 우리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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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프라노 홍혜란(43·사진 오른쪽)과 테너 최원휘(44·왼쪽)는 한국의 대표적 성악가 부부다.
01학번 동기인 홍혜란·최원휘는 20대에 부부의 연을 맺었다.
홍혜란은 "오페라는 지휘자가 인도하는 음악에 따라 철저히 움직이는 반면, 가곡은 인간 홍혜란이 관객들과 개인적으로 만나는 느낌"이라고 강조했다.
홍혜란은 남편을 "책임질 줄 아는 사람"이라고 했고, 최원휘는 아내를 "뭐든지 진심인 사람"이라고 표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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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 동기로 20대에 결혼뒤
각자 세계최고 무대서 활약
“성악가 자급자족 할 수 있는
클래식 환경 조성하고 싶어”
소프라노 홍혜란(43·사진 오른쪽)과 테너 최원휘(44·왼쪽)는 한국의 대표적 성악가 부부다. 14일 마포아트센터 아트홀맥에서 이들은 사랑의 기쁨과 상실의 아픔을 아름다운 멜로디로 담아낸 슈만의 가곡을 부른다. 현실 부부의 사랑 노래엔 어떤 이야기가 담길까. 지난 6일 홍혜란의 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실에서 둘을 만났다.
01학번 동기인 홍혜란·최원휘는 20대에 부부의 연을 맺었다. 홍혜란은 2011년 아시아인 최초로 세계 3대 콩쿠르라 불리는 퀸 엘리자베스 콩쿠르에서 우승했고, 이후 뉴욕 메트로폴리탄 오페라 무대에 데뷔하는 등 세계 안팎에서 초청을 받았다. 뒤이어 최원휘가 2020년 오페라 ‘라 트라비아타’의 남주인공 알프레도 역으로 메트로폴리탄 오페라에 데뷔했다. 결혼한 지 15년 만에 태어난 딸은 이제 다섯 살이다.
이번 공연에서 들려줄 슈만의 ‘시인의 사랑’과 ‘여인의 사랑과 생애’는 두 사람의 이야기이기도 하다. 아울러 김신 작곡가가 김소월의 시에 노래를 붙인 ‘님을 그리다’는 두 사람을 위해 특별히 만들어진 연가곡이다. ‘여인의 사랑과 생애’를 부르는 홍혜란은 “곡의 여주인공처럼 나도 남편이 첫사랑이고, 내가 먼저 좋아했다”고 운을 뗐다. 그는 교정을 바라보며 “이곳에서 같이 했던 데이트, 어렵게 아이를 갖고 서로 고백한 순간, 아이를 키우며 함께 나눈 소망이 다 곡 안에 있다”고 말했다.
극적인 오페라 아리아에 비해 독일 가곡은 상대적으로 생소한 게 사실이다. 이에 대해 최원휘는 “경기 규칙을 몰라도 야구를 즐길 수 있듯 지식 정도에 따라 즐기는 방식은 다양할 수 있다”며 “좋은 음악과 함께 숙면을 취하겠다는 마음이어도 상관없다”고 말했다. 홍혜란은 “오페라는 지휘자가 인도하는 음악에 따라 철저히 움직이는 반면, 가곡은 인간 홍혜란이 관객들과 개인적으로 만나는 느낌”이라고 강조했다.
각자 바삐 세계 무대를 누비던 두 사람은 코로나19를 거치며 함께 꾸는 꿈이 생겼다. 최원휘는 “예전엔 둘이서 메트로폴리탄 오페라극장 벽에 손을 대고 기도했다. 그렇게 그 무대가 간절했다”고 회상했다. 그러나 그는 “그곳에 서지 않아도 좋단 마음으로 한국으로 돌아왔다”며 “국내 성악가들이 자급자족할 수 있는 클래식 환경을 조성하고 싶다”고 밝혔다.
인터뷰 마지막 서로에게 어떤 사람인지 물어봤다. 홍혜란은 남편을 “책임질 줄 아는 사람”이라고 했고, 최원휘는 아내를 “뭐든지 진심인 사람”이라고 표현했다. 두 사람은 손을 꼭 맞잡고 있었다.
이정우 기자 krusty@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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