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숨겼지?' 대만의 뻔한 카드 린위민, 방심은 없다…"한국에서도 상위 클래스 투수"[SPO 타이베이]
[스포티비뉴스=타이베이(대만), 김민경 기자] "한국에서도 조금 상위 클래스 투수라고 말을 많이 들어서, 신중하게 더 신경 써야 할 것 같다."
한국야구대표팀의 공격을 이끌 김도영(KIA 타이거즈)의 말이다. 한국은 13일 대만 타이베이 타이베이돔에서 열리는 '2024 프리미어12' 1라운드 조별리그 B조 대만과 첫 경기를 치른다. 서로 필승을 다짐한 가운데 한국은 사이드암 고영표(kt 위즈)를 선발투수로 예고했고, 대만은 좌완 린위민(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 트리플A)을 내보낸다.
한국은 일찍이 대만전 선발투수를 린위민으로 예상하고 철저한 분석에 들어갔다. 린위민은 지난해 10월 열린 항저우아시안게임에서 한국을 당황하게 만들었던 투수다. 린위민은 당시 한국전에만 2차례 선발 등판했는데, 조별리그 경기에서는 6이닝 무실점 호투를 펼쳤지만, 결승전에서는 5이닝 2실점을 기록하면서 고개를 숙였다.
한 야구 관계자는 "한국 타자들이 린위민을 처음 봤을 때는 거의 치질 못했다. 그만큼 린위민의 공이 정말 좋았다. 그래도 2번째 봤을 때는 공략이 됐다. 이번에는 3번째니까 그때처럼 어렵지는 않을 것으로 바라본다"고 이야기했다.
대만은 린위민이 한국전에 선발 등판할 것을 다 아는 상황에서도 필요 이상으로 숨기려 했다. 대회를 하루 앞둔 12일 공식 기자회견에서 한국과 대만 모두 선발투수를 발표하자고 합의했는데, 대만 측에서 돌연 "우리는 선발투수를 발표하지 않겠다"며 선발투수 공개 행사를 취소한다고 통보했다.
류중일 한국 감독은 "우리는 상관없다. 대만과 관계없이 발표하겠다"며 기자회견을 마치고 한국 취재진을 따로 만나 고영표가 1선발을 맡는다고 알렸다.
쩡하오주 대만 감독 역시 기자회견 뒤 진행한 인터뷰에서 한국전 선발투수를 공개해달라는 질문을 받자 "한국 선발투수를 알려주면 우리도 알려주겠다"고 대응했다. 이에 한국 취재진이 "고영표"라고 알리자 "정말 그런가? 우리는 공식 발표를 기다려 달라"고 한 뒤 자리를 떠나는 황당한 태도를 보였다. 그렇게 숨기고 숨긴 카드는 너무도 뻔한 린위민이었다.
린위민은 올해 애리조나 산하 마이너리그 더블A팀에서 주로 뛰었다. 더블A 성적은 19경기, 3승6패, 94⅔이닝, 평균자책점 4.28이었다. 트리플A에서는 1경기에 등판해 4⅔이닝, 평균자책점 1.93을 기록했다.
한국 선수들은 린위민을 철저히 분석했지만, 방심하지는 않았다. 김도영은 "대만 투수들이 전체적으로 다 좋다고 느꼈고, 선발투수(린위민)는 일단 쳐본 형들 말을 들어보면 진짜 까다롭다고 하더라. 한국에서도 조금 상위 클래스의 투수라고 말을 많이 들어서 조금 신중하게 더 신경을 써야 될 것 같다"고 이야기했다.
1번타자로 공격을 이끌 외야수 홍창기(LG)는 "(전력분석팀에서) 영상을 계속 보여줬고, 또 쳐본 선수들이 있어서 많이 물어보고 있다. 영상을 계속 보면서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생각은 하고 있는데, 또 실제로 보는 것은 조금 다를 수도 있다. 한번 경기 때 봐야 될 것 같다. 일단 투심패스트볼이 좋다고 그랬고, 변화구도 좋다고 한다. 일단 투심이 어느 정도인지 일단 한번 봐야 할 것 같다"고 밝혔다.
4번타자 후보인 내야수 문보경(LG)은 아시안게임 때 린위민의 공을 타석에서 지켜본 경험이 있다. 문보경은 "작년에 붙었을 때랑은 또 달라졌더라. 그때 내가 너무 많이 긴장해서 무슨 구종이 날아왔는지 기억도 안 난다(웃음). 그래서 모르겠다. 상대를 해봐야 할 것 같다. 구속도 많이 올라왔고, 구종이 조금 바뀌었다. 원래는 체인지업을 던졌는데, 지금은 잘 안 던지는 것 같다"며 린위민이 작년보다 진화해 또 어려움이 있을 수도 있을 것으로 바라봤다.
한국이 대만전에서 승리하려면 반드시 린위민을 뛰어넘어야 한다. 이번 대표팀 전력상 불펜이 매우 강해 선발투수 고영표가 조금만 흔들려도 벌떼야구로 버틸 수 있지만, 어쨌든 야구는 점수를 내야 이긴다. 타선이 일찍부터 터져서 초반 분위기를 가져가면, 마운드의 부담을 덜어주는 동시에 일찍 승기를 굳힐 가능성도 커진다.
한국은 국제대회에서 대만과 통산 42경기를 치르면서 26승16패를 기록했다. 2019년 프리미어12 슈퍼라운드에서 대만에 0-7로 완패한 아픈 기억이 있고, 지난해 항저우아시안게임에서는 1승1패, 지난해 APBC(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 예선에서는 6-1로 승리했다. 2019년 이후 4경기에서 2승2패로 팽팽하다.
류중일 감독은 "대만하고 성적이 조금 안 좋다. 작년 아시안게임부터 우리 국가대표가 세대교체를 시작했다. 2026년 WBC, 2028년 올림픽까지 대회를 바라보고 젊은 선수들로 세대교체를 하고 있다. 다들 잘하고 있고, 이번에도 젊은 선수들이 대회를 잘 치렀으면 좋겠다. 내일(13일)은 꼭 이겨서 순차적으로 5경기를 잘하고 싶다"고 각오를 다졌다.
한국은 B조 6개국 가운데 상위 2위 안에 들면 도쿄돔에서 열릴 슈퍼라운드에 진출할 수 있다. 한국은 대만, 쿠바, 일본, 도미니카공화국을 상대로 4연전을 치른 뒤 하루를 쉬고 18일 호주와 오프닝라운드 마지막 경기를 갖는다. 오프닝라운드 성적에 따라 19일 이동일의 행선지가 바뀐다. 슈퍼라운드에 진출하면 일본행, 탈락하면 한국행이다. 한국은 반드시 슈퍼라운드에 진출해 일본 도쿄돔에 입성하고자 한다. 한국을 포함한 프리미어12 경기는 SPOTV PRIME과 SPOTV NOW에서 시청할 수 있다.
▶ 프리미어12 한국 대표팀 대만 일정(한국시간)
13일 오후 7시 30분 대만전(원정)
14일 오후 7시 쿠바전(홈)
15일 오후 7시 일본전(원정)
16일 오후 7시 30분 도미니카공화국전(홈)
17일 휴식일
18일 오후 1시 호주전(홈)
19일 이동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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