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등 노하우'를 온라인으로…CJ프레시웨이, 새 전략 통했다
외식업 식자재 구매 트렌드 변화…운영 편의↑
오프라인 거래 방식을 고수하던 B2B 식자재 유통시장이 빠른 속도로 변화하고 있다. 청년 사업자의 프랜차이즈 시장 유입이 늘고, 소규모·소자본 사업 모델이 확대됨에 따라 운영 편의와 비용 효율을 높이는 소프트웨어 기술 및 모바일 서비스 수요가 높아진 영향이다.
업계에서도 새 전략 짜기에 나섰다. CJ프레시웨이는 외식 사업자 고객의 구매 패턴과 유통 트렌드 변화에 주목해 O2O(Online to Offline, 온·오프라인 채널 연결) 전략에 집중하고 있다. B2B 유통사업 전문 기업의 보유 역량을 온라인 플랫폼에 연결해 잠재 고객 접점을 획기적으로 확대하고 신성장 시장을 확보하겠다는 전략이다.
이종 기업과 손잡았다
최근 CJ프레시웨이는 포스(POS) 솔루션 기업 오케이포스와의 협업 모델 고도화에 집중하고 있다. 오케이포스는 26만여 개 가맹점을 보유한 국내 1위 사업자다. 양사는 2022년 업무협약 체결한 후 식자재 주문 시스템 연동, 외식 브랜드 론칭 등 의 프로젝트를 수행했다.
양사는 앱에서 축적한 데이터를 기반으로 상품 큐레이션, 프로모션 기획, 고객 관리 등 영업과 마케팅 활동을 진행하며 모객에 힘썼다. 지난 6월 CJ프레시웨이는 오케이포스의 식당 매출관리 서비스 앱 '오늘얼마' 내 식자재 주문 페이지에서 상품 판매를 시작했다. 서울 일부 지역에서 시작해 지난 9월부터는 전국 단위로 서비스를 운영 중이다.
고객 반응도 긍정적이다. 관련 매출은 지난달까지 월 평균 126% 늘었고, 같은 기간 구매 고객 규모도 20배 늘었다. 매출 성장에는 B2B 경로에 특화된 상품 경쟁력이 한몫을 했다. 협력사 공조를 통해 주문 마감 시간 연장, 상품 추천 기능 고도화 등 서비스 편의를 증진하기 위해 노력한 결과다.
CJ프레시웨이 관계자는 "외식시장 수요가 높은 품목을 온라인 전용 상품으로 개발하고 독점 유통 브랜드 상품을 확보했다"며 "인기 상품 기획전, 특가 프로모션 등 판촉 전략을 병행했다"고 말했다.
또 CJ프레시웨이는 자사 폐쇄형 식자재몰 '프레시마켓'을 푸드테크 기업 식신의 모바일 식권 앱 '식신e식권'에 연동시켰다. PB(자체브랜드) 상품 등 다양한 상품을 합리적인 가격에 판매하는 전략이다. 덕분에 오케이포스와 식신의 고객 규모는 가맹점 수 기준 각각 26만 개, 5만5000개가 됐다.
외부와의 서비스 협업 전략은 잠재 고객이 자주, 오랜 시간 사용하는 모바일 서비스에 진입하는 방식으로 유연성을 높인 모델이다. 협력사는 자체 서비스를 강화하고 고객 효용 증진 및 로열티 강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이는 단순히 고객(사업자) 영업 역량을 강화하는 기존의 방식과는 확실한 차별점으로 꼽힌다.
온라인 채널로 '쏙'
CJ프레시웨이는 식자재 오픈마켓 '식봄'을 비롯해 이커머스 플랫폼 컬리, SSG닷컴 등에도 상품을 유통하고 있다. B2B 시장에 한정됐던 사업 영역을 확대하고, 프랜차이즈 단위 대규모 고객 외 소규모 구매에 대한 유통 서비스도 강화할 계획이다.
식봄은 '마켓보로'의 서비스다. CJ프레시웨이는 마켓보로와 2022년 업무협약을 맺은 후 협업을 지속하고 있다. 식봄을 통해 실시간 주문 시스템 연동, 전국 단위 온라인 직배송 서비스 등 구매 고객을 위한 서비스를 고도화해왔다.
외식 사업장에서 활용되는 서비스는 소프트웨어 기반 사업관리 시스템(포스, 매출관리 앱 등), 매장 운영 자동화 시스템(키오스크, QR 주문 시스템 등) 등이다. 식자재 관리에 있어서도 온라인 구매가 느는 추세다. 온라인 검색을 통해 가격 등 상품 정보를 확인하고 신속한 배송 서비스가 필요한 경우에는 이커머스 플랫폼, 품목별 전문 온라인몰 등을 활용하는 식이다.
외식 컨설팅도 고도화
CJ프레시웨이는 식자재 유통 사업의 O2O 전환과 동시에 지난해부터 운영 중인 외식 솔루션(고객 사업 컨설팅) 역량도 끌어올릴 계획이다. 국내 최대 규모 식자재 유통기업의 노하우와 기술 플랫폼의 데이터 인사이트를 결합해 독보적인 고객 경험을 설계하겠다는 목표다.
POS 주문 연계 시스템을 통해 메뉴 판매 추이, 식자재 주문량 등 사업장에서 발생하는 정보를 바탕으로 외식 트렌드 및 상품 수요를 파악한다. 이를 통해 프랜차이즈 브랜드 기획, 메뉴 개발, 점포 운영 컨설팅 등 솔루션 역량을 강화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대표적인 협업 사례는 올해 6월 오케이포스가 서울 삼성로에 오픈한 외식 브랜드 '쇼지'다. CJ프레시웨이가 브랜드 기획, 메뉴 구성, 인테리어, 운영 매뉴얼 수립 등 컨설팅 전반을 수행했다. 오케이포스는 키오스크, 주문정보 통합처리 시스템 등 기술 솔루션으로 운영 효율을 높였다.
CJ프레시웨이의 솔루션은 자체 플랫폼 '온리원비즈넷'에서 확인할 수 있다. 전용 상품 개발, 메뉴 컨설팅, 점포 운영 매뉴얼 수립, 브랜딩 등 보유 역량과 협력사 솔루션을 종합해 외식사업의 창업기, 성장기, 성숙기 등 생애 주기별 100여 가지 솔루션을 제공한다.
CJ프레시웨이 관계자는 "온라인과 오프라인 시장의 경계가 옅어짐에 따라 기존 역량을 초월하는 신성장 동력이 필요한 시점"이라며 "온라인 플랫폼 협업, 솔루션 역량 고도화 등 사업 모델 진화에 지속 힘쓰며 식자재 유통산업 O2O 전환을 주도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김지우 (zuzu@bizwatch.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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