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사선 피폭 예방법 찾았다…특수고글·앱 이용

문세영 기자 2024. 11. 13. 1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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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사선이 분출되는 상황을 실시간으로 파악할 수 있는 영상화 기술이 개발됐다.

연구팀이 개발한 기술은 방사선 검출기, 방사선 분출 여부를 볼 수 있는 휴대폰 앱과 특수 고글, 방사선 검출기가 포착한 방사선의 공간 분포도·강약 정도·방사성 물질과의 거리를 영상으로 구현하는 소프트웨어로 구성된다.

연구팀의 기술을 이용해 방사선 검출기를 차폐 공간에 두고 휴대폰 앱이나 고글로 방사성 물질 존재 여부를 확인하면 사고를 예방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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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균관대
컴퓨터 모니터의 붉은색은 강력한 방사성 물질이 있다는 표시이고 노란색은 세기가 약한 방사성 물질이 있다는 의미다. 연구원이 착용한 고글에도 동일한 영상이 나타난다. 성균관대 제공.

방사선이 분출되는 상황을 실시간으로 파악할 수 있는 영상화 기술이 개발됐다. 육안으로 확인할 수 없는 방사선 분출 현황을 휴대폰이나 특수 고글로 확인해 피폭을 피할 수 있는 방법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선도연구센터(CRC)인 성균관대 메타버스기반 방사선 안전 ICT 연구센터는 채종서 전자전기공학부 교수팀이 ‘휴대폰·고글을 활용한 방사선 영상 처리 기술’을 개발했다고 13일 밝혔다. 방사선 피폭을 이 같은 기술로 예방하는 건 이번이 세계 최초다. 

높은 선량의 방사선에 피폭되면 피부가 괴사하거나 목숨을 잃을 수 있지만 방사선은 사람의 오감으로 알아챌 수 없다. 방사성 물질을 사용하는 산업 현장, 연구 현장 등에서는 방사선 피폭관리가 안전관리의 핵심이다. 

연구팀이 개발한 기술은 방사선 검출기, 방사선 분출 여부를 볼 수 있는 휴대폰 앱과 특수 고글, 방사선 검출기가 포착한 방사선의 공간 분포도·강약 정도·방사성 물질과의 거리를 영상으로 구현하는 소프트웨어로 구성된다. 

방사선 검출기와 영상처리용 컴퓨터, 휴대폰 앱, 특수 고글은 서로 무선으로 연결돼 있어 실시간으로 방사성 물질의 위치와 공간 내 방사선 세기 등을 영상으로 파악할 수 있다. 상황에 맞춰 사용자가 휴대폰이나 고글을 선택해 사용하면 된다. 방사선 업무 종사자는 휴대폰이나 고글을 통해 방사선이 강한 곳은 붉은색, 약한 곳은 주황색 등으로 파악할 수 있다. 

이 기술의 실증시험은 한국원자력의학원 방사선의학연구소 RI응용부의 방사성동위원소 생산시설에서 이뤄지고 있다. 방사성동위원소는 양전자방출단층촬영장치(PET)나 감마카메라 등 암 진단 촬영을 위해 인체에 주사하는 액체 방사성 물질 등으로 사용된다. 

방사성동위원소 생산 장비는 방사선이 외부로 누출되지 않도록 완전히 차폐된 공간에 존재한다. 방사성 물질이 남아있는 상태에서 차폐 공간의 문이 열린다거나 작업 중 실수로 극소량의 방사성 물질을 흘린다면 작업자가 이를 인지하지 못한 상태에서 피폭 사고를 당할 수 있다. 연구팀의 기술을 이용해 방사선 검출기를 차폐 공간에 두고 휴대폰 앱이나 고글로 방사성 물질 존재 여부를 확인하면 사고를 예방할 수 있다. 

연구팀의 기술은 손바닥 크기의 국산 저가 방사선 검출기를 40여개까지 무선으로 연결할 수 있다. 방사선을 취급하는 공간 곳곳에 방사선 검출기를 설치할 수 있어 한 대당 수억 원에 이르는 외국산 방사선 검출기를 사용하지 않고도 피폭 사고를 예방할 수 있다. 이는 국산 소형 방사선검출기의 시장 개척에도 일조할 것으로 기대된다. 

연구팀은 “기술의 상용 버전을 개발해 전국의 방사성 물질 취급 현장에 무료로 보급할 계획”이라며 “이 기술이 본격적으로 상용화되면 방사성물질을 취급하는 생산 현장, 병원, 첨단연구 현장 등에서 방사선 피폭을 사전에 예방할 수 있는 길이 열릴 것”이라고 말했다.

[문세영 기자 moon0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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