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코 인사이드] 우리은행 절대 에이스의 새로운 목표, ‘과정’에서 얻는 ‘기쁨’

손동환 2024. 11. 13. 10:44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본 기사는 바스켓코리아 웹진 2024년 10월호에 게재됐다. 인터뷰는 9월 16일 오후에 진행됐다.(바스켓코리아 웹진 구매 링크)

아산 우리은행은 2012~2013시즌부터 2017~2018시즌까지 통합 6연패를 이뤘다. 그리고 2022~2023시즌부터 두 시즌 연속으로 플레이오프 우승을 기록했다. 캐치프레이즈처럼 ‘우리의 시대’를 다시 열었다.
그러나 우리은행은 2024~2025시즌부터 판을 다시 짜야 한다. 기존 주축 전력들이 한꺼번에 빠져나가서다. 하지만 우리은행의 절대 에이스인 김단비는 발상을 바꿨다. 그리고 ‘과정’에서 얻을 ‘기쁨’을 중요하게 생각했다.

우승 청부사
김단비는 신한은행의 프랜차이즈 스타였다. 그러나 2021~2022시즌 종료 후 FA(자유계약) 자격을 취득했고, 데뷔 후부터 10년 넘게 있었던 신한은행을 떠났다.
김단비의 새로운 행선지는 아산 우리은행이었다. 김단비를 영입한 우리은행은 ‘김단비-박혜진-박지현-김정은-최이샘’이라는 국가대표급 라인업을 구축했다.
김단비는 그 속에서도 돋보였다. 2022~2023 정규리그 전 경기(30경기)를 소화했고, 경기당 17.2점 8.8리바운드(공격 3.3) 6.1어시스트에 1.5개의 스틸과 1.3개의 블록슛을 기록했다. 플레이오프에서는 평균 36분 52초 동안 18.5점 11.0리바운드 7.0어시스트를 기록했고, 챔피언 결정전에서는 평균 36분 12초 동안 18.3점 6.3리바운드 4.3어시스트를 기록지에 남겼다.
우리은행은 2017~2018시즌 이후 5년 만에 통합 우승을 차지했고, 김단비는 2011~2012시즌 이후 11년 만에 우승 트로피를 획득했다. 그리고 데뷔 처음으로 ‘통합 MVP’. 우리은행의 ‘우승 청부사’로 거듭났다.

위성우 감독님과는 오랜만에 비시즌 훈련을 했습니다. 어떠셨나요?
(위성우 감독은 안산 신한은행 코치 시절 김단비를 지도한 바 있다)

감독님께서 신한은행 코치이고 제가 신한은행 소속일 때, 저는 경기를 뛰지 못했어요. 기량을 올려야 하는 어린 선수였죠. 그래서 그때가 더 힘들었던 것 같아요(웃음).
그리고 우리은행에서 감독님과 재회했을 때에는, 몸을 만드는데 더 집중했어요. 달라진 운동 강도를 경험하니, 힘이 더 많이 들었어요. 그렇지만 몸이 확실히 좋아지더라고요. 그런 점이 이전과 달랐던 것 같아요.
우리은행은 정규리그부터 승승장구했습니다.
물론, 선수 구성이 좋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멤버가 좋다고 해서, 농구를 무조건 잘하는 게 아니에요. 조합이 잘 구축됐고 역할 분배가 잘 이뤄졌기 때문에, 저희가 정규리그부터 좋은 성적을 냈던 것 같아요. 또, 저희 팀이 훈련을 대충 하지도 않았고요.
김단비 선수는 데뷔 처음으로 ‘통합 MVP’를 받았습니다. 그래서 2022~2023시즌이 남달랐을 것 같아요.
큰 고민과 큰 결정 끝에 우리은행으로 이적했습니다. 그런 이유로, 시즌 중에도 ‘내가 이적한 게 맞는 건가?’라는 생각을 많이 했습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좋은 선택이었어요. 데뷔 처음으로 ‘통합 MVP’를 받았으니까요. 그래서 그 시즌이 더 뜻 깊었던 것 같아요.
그러나 승부처를 지배하는 선수는 경기에 따라 달라졌습니다. 우리은행 기존 선수들이 큰 경기를 워낙 많이 치렀고, 모든 선수들이 2022~2023시즌에도 제 몫을 해줬거든요. 다만, 제가 새롭게 합류했고, 감독님으로부터 많은 요구를 받았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제가 더 좋은 기록을 남겼던 것 같아요. 감독님과 코치님, 동료들이 없었다면, 제가 그때 같은 결과를 내지 못했을 거예요.

험난해진 행보
위성우 우리은행 감독은 김단비를 영입할 때 “지금 정도의 전력으로도 상위권을 넘볼 수 있다. 그러나 한계가 있다. 우승을 하려면, 큰 변화를 필요로 했다. 그래서 (김)단비를 데리고 왔다”고 이야기했다.
김단비는 사령탑의 기대에 부응했다. 하지만 2023~2024시즌 들어 악재와 마주했다. 팀 내 최고참이었던 김정은이 부천 하나원큐(현 부천 하나은행)로 떠났고, 정신적 지주였던 박혜진(현 부산 BNK)이 큰 부상으로 복귀 시점을 장담할 수 없었다.
게다가 새롭게 영입한 유승희도 전방십자인대 파열로 시즌 아웃됐다. 이명관과 최이샘(현 인천 신한은행)도 100%가 아니었다. 그런 이유로, 김단비의 부담이 커졌다. 우리은행과 김단비의 행보 모두 험난해졌다.

김정은 선수가 이적했고, 박혜진 선수가 복귀를 장담할 수 없었습니다. 김단비 선수가 가장 막막했을 것 같아요.
말씀하신 대로, 막막했던 게 사실이에요. 게다가 (박)지수(청주 KB)까지 돌아왔죠. 그렇지만 남은 선수들이 정말 열심히 훈련했고, 새롭게 합류한 (유)승희도 땀을 많이 흘렸습니다. 그래서 저희 팀원들끼리 ‘그래도 부딪혀볼 수는 있지 않을까?’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렇지만 유승희 선수가 개막전에 시즌 아웃됐습니다. 게다가 최이샘 선수와 이명관 선수 등 여러 주축 선수들이 부상을 안고 있었습니다. 김단비 선수의 대처 방법이 더 중요했을 것 같아요.
사실 멘탈이 많이 나갔어요. 그렇지만 시즌을 그냥 내려놓을 순 없었어요. ‘부상 선수가 돌아올 때까지, 우리가 버텨야 한다’는 마음으로 정규리그에 임했습니다.
우리은행은 정규리그 2위(23승 7패)로 2023~2024시즌을 마쳤습니다.
앞서 말씀드린 대로, 부상 자원도 많았고, (박)혜진이도 늦게 복귀했어요. 내심 ‘힘들지 않을까?’ 싶었습니다. 그런데 성적표를 보니, 저희가 2위더라고요(웃음). 생각했던 것보다 좋은 성적을 기록했습니다. 너무 만족스러웠어요.

우리의 시대, 김단비의 시대
앞서 말했듯, 우리은행은 정규리그 2위로 2023~2024시즌을 종료했다. 3위를 차지한 용인 삼성생명과 플레이오프를 시작했다. 삼성생명을 꼭 잡아야 했다. 2018~2019 플레이오프와 2020~2021 플레이오프 때 삼성생명한테 무너졌기 때문이다.
우리은행은 1차전을 삼성생명에 내줬다. 그러나 2차전부터 4차전까지 삼성생명을 압도했다. 강력한 수비로 삼성생명의 공격을 꽁꽁 묶었다. 시리즈 전적 3승 1패. 2021~2022시즌부터 3시즌 연속 챔피언 결정전에 올랐다.
우리은행의 챔피언 결정전 상대는 청주 KB였다. KB는 2023~2024 정규리그를 27승 3패로 마친 절대 1강이었다. 그러나 우리은행은 1차전부터 기대 이상의 경기력을 보여줬다. KB의 안방인 청주체육관에서 1승 1패를 기록한 후, 우리은행의 홈 코트인 아산이순신체육관에서 두 번 모두 이겼다. 그 결과, 우리은행은 2연패를 달성했다. 정규리그 2위를 기록했음에도, ‘정상’에 올랐다. ‘우리은행’ 그리고 ‘김단비’의 시대가 계속 이어졌다.

플레이오프는 어떻게 준비하셨나요?
플레이오프를 대비해, 따로 준비하지는 않았습니다. 다만, 삼성생명과 정규리그 경기에서 안 됐던 것들을 집중 점검했습니다.(김단비는 이때 “키아나 스미스를 막는 방법을 연구했다”고 이야기했다) 정규리그 때 활용하지 않았던 수비도 점검했고요.
플레이오프 1차전을 56-60으로 졌습니다. 그렇지만 1차전 패배가 좋은 자극제였을 것 같아요.
‘우리은행은 플레이오프에서 삼성생명한테 약하다’는 평가가 주를 이뤘습니다. 그래서 저희가 긴장을 많이 했던 것 같아요. 1차전도 내줬고요. 그렇지만 다들 ‘2차전부터는 이러면 안 된다’고 마음을 다잡았습니다. 그게 좋은 결과로 연결된 것 같아요.
챔피언 결정전은 어떻게 준비하셨나요?
박지수 선수의 지배력이 워낙 크고, 우리 팀이 정규리그에서 KB한테 열세였습니다. 모두가 ‘비록 지더라도, KB를 끝까지 물고 늘어지자’고 마음 먹었습니다.
우리은행과 김단비 선수는 결국 ‘2연패’의 감격을 누렸어요.
2023~2024시즌 챔피언 결정전과 2022~2023시즌 챔피언 결정전의 예측은 달랐어요. 2022~2023시즌에는 ‘우리은행이 당연히 우승한다’였고, 2023~2024시즌에는 ‘KB가 당연히 우승할 거다’였죠.
간단히 말씀드리면, 2023~2024시즌의 우리 팀은 도전자였습니다. 오히려 부담 없이 임할 수 있었어요. 대신, 선수들 모두 “챔피언 결정전답게만 경기하자”고 다짐했습니다.
무엇보다 키 큰 선수를 보유한 팀이 체력적으로 유리합니다. 그래서 저희는 KB보다 2~3발 더 뛰려고 했습니다. 그렇게 하기 위해, 훈련을 더 많이 했어요. 그 결과, 저희는 ‘2연패’를 기록했습니다. 모두가 더 많이 뛰었기 때문에, 2023~2024시즌 우승이 더 기억에 남아요.

새로운 과정
우리은행은 2023~2024시즌 종료 후 큰 과제를 만났다. 박혜진과 최이샘, 박지현과 나윤정 등 BEST 5 중 4명이 FA 자격을 취득한 것. 우리은행은 최대한 많은 선수를 남겨두고 싶었지만, 우리은행의 계획은 이뤄지지 않았다. 오히려 4명 모두 우리은행을 떠났다.(박혜진 : 부산 BNK 이적, 최이샘 : 인천 신한은행 이적, 박지현 : 해외 진출로 인한 임의 해지, 나윤정 : 청주 KB 이적)
우승 멤버 중 김단비 홀로 우리은행에 남았다. 심성영과 박혜미, 한엄지 등이 합류했지만, 김단비의 부담감이 더 커졌다. 그러나 김단비는 그런 현실을 받아들여야 한다. 본인도 이를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하지만 발상을 전환했다. ‘정상’을 유지하는 게 아니라, ‘새로운 과정’과 ‘전진’을 중요하게 생각했다.

BEST 5 중 4명이 이탈했습니다. 허탈한 마음도 있었을 것 같아요.
허탈하기보다, 각자 갈 길 갔다고 생각했어요(웃음).
그렇게 생각하신 이유가 있으신가요?
저는 ‘우승’이라는 목표를 위해 우리은행에 합류했어요. 반면, 이적한 4명의 선수들은 우리은행에서 우승을 많이 했어요. 우리은행에서 이룰 목표는 없을 거라고 생각했죠.
물론, 저희 팀은 예전보다 힘들 수 있습니다. 저 역시 그럴 수 있고요. 그렇지만 새로운 팀원들과 함께 하는 만큼, 마음가짐이 달라졌어요. 하고자 하는 의지 또한 달라질 거고요.
이번 여름이 김단비 선수에게 더 중요할 것 같습니다. 김단비 선수는 그런 의미에서 이번 여름을 어떻게 보내셨나요?
비시즌 훈련 중 부상을 많이 겪었습니다. 코트를 비운 시간이 꽤 길었죠. 그렇지만 지금은 몸을 다시 만들고 있습니다. 시즌에 관한 생각 또한 차근차근 하고 있어요. (어떤 생각을 하고 있나요?) 이전에 했던 것처럼, 몸을 만들고 경기력을 끌어올려야 해요. 그게 제일 중요할 것 같아요.
김단비 선수의 비중이 높아진 건 사실입니다. 김단비 선수도 이를 생각할 것 같고요.
2022~2023시즌과 2023~2024시즌 같은 경우, 우승을 목표로 바라봤습니다. 그렇지만 이번 시즌에는 다릅니다. 물론, 제 비중이 늘겠지만, 저는 우선 지금 함께 하는 선수들과 합을 맞춰야 합니다. 그 속에서 더 좋은 경기력을 내고, 그 속에서 한 발 더 전진해야 합니다. 그런 과정에서 많은 기쁨을 얻고 싶어요. 실제로 얻을 기쁨 또한 클 것 같아요.
새롭게 합류한 선수들은 어떤 가능성을 갖고 있나요?
개인 능력이 상당히 좋아요. 새롭게 합류한 이들이 이번 시즌에 얼마나 좋은 플레이를 보여줄지, 저도 기대하고 있어요. 다만, 이 선수들이 좋은 플레이를 할 수 있도록, 제가 중심을 잡아줘야 해요. 그렇게 된다면, 저희 팀도 좋은 경기력을 보여주지 않을까요?
우리은행의 2024~2025시즌은 어떻게 흘러갈까요?
사실 잘 모르겠어요(웃음). 그렇지만 시즌을 치를수록, 발전하는 팀이 됐으면 해요. 그리고 2024~2025시즌을 마쳤을 때, “우리은행 선수들이 한 시즌을 너무 잘 치렀다”고 평가 받고 싶어요.

일러스트 = 락
사진 제공 = WKBL

Copyright © 바스켓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